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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가족 24-7, 할머니와 거창 데이트
1. 비룡
“여보세요?”
“훈이가? 그래, 성훈이가 할머니한테 전화했나?”
“네에.”
“할머니, 안녕하세요? 성훈 씨 지금 출발한다고 연락드렸습니다.”
“아이고, 그래요. 오늘 올라고?”
“그럼요. 가서 봬야죠. 3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그래요. 나중에 봐요.”
할머니와 통화하고 엑셀을 밟는다.
전성훈 씨 집에서 함양 할머니 댁까지 차로 30분, 멀지 않다.
지난주 안부 여쭈며 오늘을 약속했는데, 할머니는 오가는 게 고생스러울까 봐 오려는지 다시 묻는다.
함양까지 가는 길, 차 안에서 전성훈 씨와 의논한다.
지난 설에 할머니 선물로 옷을 준비하려다가 할머니 취향과 사이즈를 몰랐다.
설 쇠러 함양에 가던 날, 조만간 뵙고 할머니 옷 사 드리고 싶다고 전성훈 씨가 알렸다.
“성훈 씨, 할머니 옷 사 드린 적 있어요?” “할머니는 어떤 옷을 좋아하세요?”
“함양에 아는 옷 가게 있어요?” “저도 없는데, 할머니 모시고 거창으로 올까요?”
“거창은 성훈 씨도 어디에 옷집 있는지 알지 않아요?”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
턱을 괴고 창밖을 보며 심드렁한 전성훈 씨 앞에서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다 듣고 있다는 걸 아니까 계속 말한다.
그러다 좋은 구실을 만났다.
“식사는 어디서 할까요? 할머니 좋아하실 만한 걸로 추천해 주세요.”
“자장면, 자장면 주세요.”
“아! 그럴까요? 지난번에 함양에서 할머니랑 갔던 중국집 갈까요?
이름이 뭐더라…, 진짜루? 찐짜루?”
“비룡, 비룡 주세요.”
“비룡? 비룡 갈까요? 성훈 씨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
지난주, 전성훈 씨와 승마 마치고 점심 외식한 일이 있다.
그때도 자장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읍사무소 앞에 있는 비룡으로 갔다.
전성훈 씨 입에서 식당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래, 전성훈 씨는 다 안다.
신나서 재잘재잘 수다를 멈추지 않는다.
2. 거창으로 모실게요
“할머니.”
“훈아! 훈이 왔나? 그래, 잘 왔다. 착하다. 할머니 만나러 왔나?”
“네에.”
“비 오는 데 고생이 많아요. 선생님이 고생이 많아서 어째?”
“아유, 아닙니다. 성훈 씨랑 다니면 재밌어요.”
“그래, 어디로 갈꼬?”
“아! 할머니, 시간 괜찮으시면 거창으로 모실게요.
오는 길에 성훈 씨랑 의논했는데, 거창에 있는 중국집을 이야기하더라고요.
성훈 씨가 거창 지리도 잘 아니까 할머니 옷 보러 가는 길도 앞장설 수 있을 것 같고요. 어떠세요?”
“아이고, 무슨 옷을 또…. 나야 집에서 노는 사람인데 시간 많지. 선생님이 안 힘들어요?”
“성훈 씨 도우러 나와서 저도 오늘 시간 많습니다. 할머니랑 성훈 씨가 좋으면 저도 다 좋습니다.”
“그러면 가 볼까? 무슨 옷을 입어야 되나? 오늘 춥나?”
“네, 할머니. 비가 내려서 좀 쌀쌀하더라고요. 따뜻하게 입으시면….”
3. 성훈이 누나가 하는 데
“할머니, 거의 다 왔습니다. 성훈 씨가 말한 식당이 여기 근처에 있어요. 주차하고 모시겠습니다.”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할머니와 전성훈 씨를 보며 알린다.
할머니가 조심스레 제안한다.
무심한 듯 이야기하지만 오래 생각하셨다는 것을 느낌으로 짐작한다.
그동안 시간이며 일정을 손자가 좋다는 대로 맞춰 주셨던 것을 헤아리면 더욱 그렇다.
“여기예요? 빨리 왔네. 여기 어디에 성훈이 누나가 하는 데도 있을 건데….”
“아! 네, 할머니. 맞아요. 저도 어딘지 압니다. 근처에 있어요. 거기로 갈까요?”
“그래도 될까? 안 멀면 얼굴이라도 보고, 하나라도 팔아 주고 하면 좋지….”
“좋아요, 할머니. 성훈 씨, 파스타 어때요? 어딘지 알죠?”
“네에. 파스타, 파스타 주세요.”
할머니 제안에 목적지가 바뀌었다.
종종 가던 식당 파스타부오노가 전성훈 씨 사촌 누나가 하는 곳이라는 말을 전임자에게 들은 기억이 났다.
그때 이야기 나누며, 언젠가 거창으로 할머니 모시고 가도 좋겠다는 구상을 나누었던 기억도.
“할머니, 여기서부터는 성훈 씨가 안내할 겁니다. 매일 다니는 동네거든요. 저는 뒤에 따라갈게요.”
강변에 주차하고 할머니에게 말한다.
전성훈 씨에게는 앞장서서 가면, 중간중간 귀띔해 주겠다고 했다.
우선 미용실 있는 데로 가면 된다고 알렸다.
전성훈 씨가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앞장선다.
나란히 출발하지만 걷다 보면 전성훈 씨 보폭에 따라 앞장선 모양이 된다.
조카 돌 반지 사러 가는 날도 그랬다.
할머니 모시고 앞장서는 손자 모습이 보기 좋다.
전성훈 씨는 앞서 걷고, 나는 뒤따르며 할머니에게 이곳저곳 알리느라 바쁘다.
처음이 아닐 걸 알지만 거창에 오신 김에 한껏 소개하고 싶었다.
‘지원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러나 보다.’라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았다.
할머니 앞에서 때로 천진하고 밝은 모습으로 보여도 좋겠다 싶었다.
“할머니, 여기가 거창읍인데요. 성훈 씨가 매일 외출하면 다니는 곳이에요.”
“여기가 지나는 길에 자주 들르는 카페인데요.
주문하는 기계나 메뉴판 보고 성훈 씨가 먹고 싶은 메뉴 잘 주문하더라고요. 맨날 초코만 먹어요.”
“여기가 클레오미용실이요. 아시죠? 성훈 씨 고등학교 다닐 때 일했던 첫 직장이고, 지금도 단골로 다니는 곳이에요.
사장님이 할머니 보시면 반가워하실 텐데요.”
클레오미용실 앞을 지나면서 전성훈 씨에게 저쪽 건물이라고 살짝 알렸다.
할머니 손을 잡고 길을 건넌다.
꼭 잡은 손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파스타부오노에 들어갈 때까지 놓지 않았다.
4. 혜진이 누나
“할머니!”
“그래, 우리 왔다.”
“잘 왔어요. 어서 오세요. 할머니 편한 데 앉으세요.”
주방에서 요리하던 사장님이 가게로 들어오는 우리를 보고 인사한다.
점심때라 그런지 한창 바빠 보인다.
손님들이 앉아 있는 몇 테이블을 지나 푹신한 의자가 편해 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할머니, 어떤 게 좋으신지 봐주실 수 있을까요? 여기 사진도 있네요. 성훈 씨, 할머니랑 같이 메뉴 골라 주세요.”
‘성훈이가 좋으면 다 좋다’는 할머니 말을 듣고 전성훈 씨가 주문서를 작성한다.
메뉴 번호와 이름, 수량을 적는 칸이 있기에 설명했더니 메뉴판을 번갈아 보며 양식에 맞게 채워 넣는다.
할머니가 글 쓰는 손자를 유심히 지켜본다.
관심 있어 하시는 것 같아 몇 마디 거든다.
“성훈 씨가 글을 참 잘 쓰죠? 하나도 안 틀리고 쓰기도 빨리 쓰더라고요.”
“그러네. 잘 쓰네. 잘하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했나 봐요. 읽고 쓰는 게 누구보다도 빠른 것 같아요.”
“이렇게 잘하는데, 시근이 조금만 더 들면 좋을 긴데.”
“지금도 잘하는데요. 성훈 씨가 잘하는 일이 많습니다.”
사장님이 테이블로 온다.
한 손에 주문서를 들고 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이 바뀌었나 봐요?”
“올해부터 전성훈 씨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정진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성훈이 잘 부탁해요.”
“훈아, 알제? 누고?”
“누나잖아, 누나. 혜진이 누나.”
“네에. 누나. 혜진이 누나.”
메뉴를 살피고 할머니 드시기 좋게 돈가스를 부드러운 햄버그스테이크로 바꾸면 어떨지 권한다.
사장님이 주방으로 돌아간 뒤, 생각하는 마음이 감사하다고 할머니에게 말했더니 할머니가 이야기한다.
“아가 참 착해요. 집에 오면서 나도 챙겨 주고 그래.”
“아! 할머니 댁 근처에 사세요?”
“우리 집 근처에 쟈 엄마가 살지. 얼마 전에 집에 반찬 갖다 주면서 우리 집 앞에도 놨더라고.
여섯이 다 있었으면 가족이 많았을 건데…. 그래, 명이 짧은지 어쩐지 다 먼저 가 버렸어.
훈이 아버지 위로 형이 둘 있었는데, 훈이 아버지까지 먼저 가 버리고,
그 밑에 아는 집에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아고.”
“아, 함양에 계신다는 성훈 씨 삼촌이요?”
“맞아요, 맞아. 그 밑으로 부산에 하나 있고, 울산에 하나 있고.”
“돌잔치 때 뵀던 작은아버지, 고모님이네요. 할머니 말씀 들으니까 이제 잘 알겠네요.
그래도 지금 성훈 씨한테 이렇게 할머니도 계시고, 친척분들이 많으니까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
고모님이랑 자주 연락하는데 성훈 씨를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챙겨 주시더라고요.”
“그래요? 그래, 아가 참 잘하지. 나한테도 잘해. 그래, 여섯이 다 있었으면은….”
‘혜진이 누나’는 전성훈 씨 아버지 바로 위 형의 딸이라고 했다.
5. 어머니 좋으시겠네
파스타부오노에서 나와 읍내를 걷는다.
그새 빗방울이 굵어졌다.
우산 하나를 전성훈 씨에게 건네며 할머니와 같이 쓰면 좋겠다고 권했다.
적당한 가게가 나올 때까지 걷는다.
이번에도 전성훈 씨가 할머니와 앞장서고 나는 뒤따른다.
어른들이 자주 가는 옷집 몇 군데를 둘러보다가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들어간다.
“어서 오세요. 어떤 거 찾으세요?”
“봄에 입을 옷 보러 왔어요. 여기 이분이 손자인데, 할머니 선물해 드린다고 같이 나왔습니다.”
“아유, 그러세요? 어머니 좋으시겠네. 손자가 있어서 든든하시겠어요.”
“뭐를 또 옷을 사 준다고 해서 따라왔어요. 맨날 집에만 있는데 옷이 뭐 필요한가….”
할머니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든든한 손자’ 칭찬에 흐뭇해하시는 듯하다.
사장님에게 추천받은 몇 가지 점퍼를 번갈아 입어 본다.
할머니가 “이런 거는 젊은 사람들이 입어야 예쁘지.”, “이거는 괜찮을란가 모르겠네.” 하며 운을 띄우면,
사장님이 할머니에게 맞는 사이즈를 찾아 건넸다.
할머니가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입어 보는 동안 입고 온 가디건은 손자가 들었다.
화사한 개나리꽃 같은 노란색 점퍼가 할머니 마음에 들었다.
동네 사람들과 마실 갈 때 입으면 되겠다며 벌써 계획을 세우신다.
“훈아, 고맙다. 할머니 잘 입을게. 우리 훈이 착하다, 착해.”
6. 빌라는 어딥니까?
“성훈 씨!” “아이고, 선생님이 훈이한테 ‘성훈 씨, 성훈 씨’ 하니까는 내 입에서 ‘성훈 씨’가 나오네.”
앞서 걷던 손자를 부르다 할머니 말실수에 길에 서서 웃는다.
이대로 돌아가기 아쉬워 이번에는 내가 제안한다.
“할머니, 거창까지 오셨는데, 성훈 씨 집 들렀다 가면 어떠세요?”
“내가 뭐 할라고…. 선생님 귀찮게만 하고….”
“아니에요, 할머니. 저 오늘 시간 많아요. 가서 커피도 한잔 하시고요.
한 삼십 분만 앉아 있다가 모셔다드릴게요.”
“아이고, 뭘 또…. 그럼 잠깐만 가 볼까?”
지난해, 명절 언제던가 할머니와 고모가 전성훈 씨 집에 들렀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런 일이 잦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손자가 할머니 댁 자주 다녀오듯, 할머니도 손자 집 자주 찾아오시면 좋겠다고.
무엇보다 잘 사는 손자 모습, 할머니에게 마음껏 보여 드리고 싶었다.
“할머니, 여기가 성훈 씨 다니는 교회고요. 일요일마다 주일 예배드리고,
수요일에는 집사님 한 분이랑 성경 공부하러 다닙니다.”
“차는 선생님들이 하고?”
“교회에서 집까지 차량 지원해 주시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 성훈 씨는 저희가 오가는 것 돕고 있어요.”
“아이고, 아무튼간에 선생님들이 고생이 많아요. 그렇게 할라면 보통 일이 아닐 건데….”
“성훈 씨 집에서 왔다 갔다 하는 데 몇 분 안 걸리는데요. 괜찮습니다. 같이 다니다 보면 재밌어요.
아! 할머니, 저기 보이는 저 아파트가 성훈 씨 잠깐 살았던 곳이에요. 저기, 저 마트 뒤에 보이시죠?”
할머니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본다.
마음껏 보고 가시면 좋겠다.
전성훈 씨 집에 상을 펴고 다과를 냈다.
오는 길에 산 빵과 커피로 단출하지만, 비 내리는 쌀쌀한 날에 따뜻한 바닥에 앉으니 몸이 녹는 것 같다.
할머니가 손자 집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서랍도 열어 보고, 무슨 옷이 있는지 옷장도 구경한다.
할머니 오셨으니 사는 것 보여 드리면 좋겠다고 전성훈 씨에게 먼저 권했다.
종종 딸 집에 들러 자고 갔다던 어느 아버지 이야기가 떠올라 할머니에게 제안했다.
“할머니, 언제 시간 되시면 성훈 씨 집 와서 주무시고 가세요.
함양에서 오가는 것 얼마든지 거들 수 있고요.
예전 이야기인데, 어느 분 아버지가 종종 딸 집에 와서 주무시고 가셨다네요.
성훈 씨는 얼마든지 환영할 겁니다. 할머니 이야기만 해도 그렇게 좋아하니까요.
여름에 여행도 꼭 같이 가시고요. 할 일이 많아서 성훈 씨가 할머니 부지런히 봬야겠어요.”
“아유, 그래요. 고마워요. 여름에 여행이나 한번 가지….
나야 집에서 노는 사람인데 우리 훈이가 가자고 하면 가지.”
전성훈 씨 집에서 나와 함양으로 출발하는 길, 차 안에서 할머니가 묻는다.
“그래, 빌라는 어딥니까?”
“아, 할머니. 여기가 빌라예요. 월평빌라 안에 성훈 씨 집이 있고요. 301호요.”
‘성훈 씨 집’, ‘손자 집’이라고만 말했더니
할머니 보기에 사무실을 의미하는 ‘빌라’는 어디 따로 있는 거라고 생각하신 듯하다.
어느새 할머니 입에 붙은 ‘성훈 씨’와 ‘훈이 집’이 의미하는 바가 분명히 느껴진다.
7. 할머니 쪽으로 해야지
‘훈아, 할머니 집 어디고?’
“훈아, 할머니 집 어디고?”
할머니 댁이 있는 마을이 보일 때, 딱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할머니가 묻는다.
전성훈 씨가 둘째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킨다.
얼추 할머니 댁 방향이 맞는 것 같다.
“아이고, 그래, 맞다. 할머니 집이다, 할머니 집. 알겠제?”
마을 입구에서 내리겠다는 할머니에게 비가 오니 감기 드실까 걱정된다고,
댁까지 꼭 모셔다드려야 우리가 마음 편하게 갈 수 있겠다고 말씀드렸다.
할머니와 손자가 차에서 내려 나란히 걷는다.
원래도 사진에 담을 때마다 근사하게 나오는 곳인데, 비까지 내리니 운치가 있다.
“훈아, 할머니 쪽으로 해야지. 할머니 비 다 맞는다.”
“네에.”
우산 씌워 주는 사람 한쪽 어깨가 젖어야 멋진 법인데,
전성훈 씨에게 그보다 비 피하는 게 우선이었던 모양이다.
할머니가 이쪽으로도 우산을 기울여 달라고 이야기한다.
나중에 보니 우산 손잡이가 할머니 손에 들려 있다.
이번에는 든든한 손자보다 챙겨야 하는 철부지 쪽을 택했다.
어쨌거나 할머니 사랑은 떠나지 않을 테니 때로 괜찮은 선택인지도 모르겠다.
거창에서 함양으로, 함양에서 거창으로, 다시 거창에서 함양으로, 또 함양에서 거창으로 돌아오는 길,
전성훈 씨는 단잠에 들었다.
교양 있게 내리는 비 사이를 지나며 엑셀을 밟는다.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정진호
성훈 씨 할머니 모시고 데이트 잘하셨네요. 성훈 씨와 할머니, 두 분 다 얼굴에 미소가 오늘 하루를 얘기해 줍니다. 오고 가는 길 챙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오래된 미래』라는 책에서 작가가 전개하며 하려는 풍경과 말이 선생님 기록에서 떠올랐습니다. 성훈 씨와 할머니, 선생님과 이웃들이 주고받는 말들에서 이웃과 인정을 보고 듣습니다. 산다는 게 무언지 생각하게 됩니다. 하루를 살아도 이렇게 살면 참 기쁘고 복될 겁니다. 성훈 씨 인생에 이런 날 이런 풍경이 있어 감사합니다. 월평
첫댓글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고 당신을 표현하시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화사한 개나리꽃 같은 노란색 점퍼가 할머니 마음에 들었다. 동네 사람들과 마실 갈 때 입으면 되겠다며 벌써 계획을 세우신다." 성훈 씨 덕분에 할머니께서 더욱 활력있는 삶을 사실 수 있겠어요. 때로는 듬직한 손자로, 때로는 챙겨야 하는 철부지 손자로 할머니 곁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손자가 되시길 바라는 마음을 품게 되는 기록이었습니다.^^
아주 먼 여행지에 다녀온 이야기를 듣는 듯합니다. 읽는 내내 행복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