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9.화나다
글 / 이다솜
2장, 오르막 코스! 감정여행
[해설]
(화나다)는 불덩이같이 뜨겁다. 감정의 크기는 크
지 않지만, 한번 마음에 들어오면 온몸 전체를 뜨겁
게 만들 만큼 어마어마하다.(화나다)가 마음에 생기
면 몸 밖으로 표출된다. 화를 내는 그 형태는 각앙각
색이다.
§
눈물이 흐르거나 소리 내서 울거나 고함을 지르거
나 몸이 아파 드러눕거나 등등 정말 다양하게 나타난
다. 화를 참기도 하지만, 참는다고 다는 아니다. 참는
것은 의외로 마음 회복력에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 오
히려 화가 쌓여 화병이라는 진짜 병이 생길 수도 있다.
화를 내는 것도 잘 내야하고, 화를 다스리는 것도 잘
다스려야 빠르게 마음 회복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너
무나 뜨거운 감정이라 화를 내다가 온 마음이 홀랑 타
버려, 다시 마음을 회복하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린
다. 심지어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회복이 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을 때도 있다.
δ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화를 내고, 화를 다스려야
할까? 안타깝게도 이 감정 도감에서 화를 다스리는 방
법을 다 알 수 없다.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알려줘
도 좋다. 그래도 알고 있는 방법의 하나만 말해보자
면,(화나다)가 마음에 생겼을 때 숨을 크게 들이마시
고 내쉰다. 그때 좀 화가 가라앉으며 마음 회복력에 도
움이 될 때가 있다.
α
32가지 감정여행 중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있다. 오
른쪽 가슴에서 유방 낭종이 발견됐다고 했다. 정확히
는 우측 10시 방향 3cm 거리 내부 석회화를 동반한
4mm 미만의 낭종이 있다는 낮선 이야기였다. 처음엔
그리 놀라지 않았다. 낭종(물혹)이라는 것이 워낙 흔하
게 발견되는 것이 생겨 부분마취 후 당일 입원하여 간
단한 수술을 통해 조직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조마조
마했지만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미 한 차례 경
험이 있었던 터라, 낭종이 발견됐다는 말에도 괜찮겠
거니 싶었다.
Ψ
이번엔 달랐다. 의사 선생님은 조직 모양이 좋지 않
다고 했다. 모양이 좋지 안으면 '암'이 될 가능성도 있
기에 제거를 권유했고, 제거 후 조직검사까지 해봐야
한다고 했다.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무방비 상태
로 '수술', '제거', '좋지 않음', '암' 같은 단어들을 듣게
되니, 굉장히 놀랐다. 낭종 제거 수술하고 조직검사를
해봐야 더 정확히 몸 상태를 알게 되겠지만 의사 선생
닌 소견만으로도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Э
거친 사회생활 중 첫 여유를 즐기고,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새로운 일도 시작하는 지금, 왜 하필 지금일까 생
각했다. 물론 살면서 어느 시점에 건강 이상이 찾아와
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언제 알았어도 억울했을 것 같다.
ω
더 재밌게 살겠다고 결심했을 때 이런 얘기를 들으니
흥이 다 깨져버렸고 잘 가고 있던 길에 싱크홀이 생긴
것처럼 마음 한쪽이 움푹 패 좌절감도 들었다. 쌓아온
즐거움이 와장창 깨진 느낌이었다. 놀라고 혼란스러움
을 넘어서 화가 났다.
Ю
화가 나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눈물을 멈추려고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화나는 생각을 멈추려고 머
릿속을 빠르게 회전하며 생각을 돌렸다. 몸에 더 큰 이
상이 있기 전에 미리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어서 다행
이라는 생각을 찾아냈다. 하지만 또 눈물이 나왔다. 여
전히 무섭고 서러웠다. '니한테 대체 이게 왜?'라는 생
각에 화는 풀리지 않았다.
λ
화는 났어도 해야 할 것은 해야 했다. 수술이 가능한
제일 이른 날짜로 수술 일정을 잡았다. 부분마취와 당
일 입원으로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수술의 간단한 방법
과는 별개로 수술할 때 들려오는 소리와 낭종을 제거
하기 위해 몸속으로 큰 바늘과도 같은 기계가 들어가
는데 그 기계가 주는 진동에 불쾌함을 느꼈다. 수술 후
압박붕대도 가슴을 꽁꽁 묶어주는데, 숨도 잘 안 쉬어
지는 것 같고 팔 드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코
로나 때문에 보호자 출입이 되지 않아 혼자 입원해야
하니 더 불편함이 배로 찾아왔다. 낭종을 떼어 버렸으
니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화나는 생각들이 샘솟았다.
Э
잘 가고 있는 와중에 왜 이런 걸림돌들이 생긴 거지?
다시 생각해도 억울하고 화가 났다. 화가 나는 대상이
눈앞에 보이지 않고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더 화가 났
던 것 같다.
щ
화가 풀리지 않아 너무도 마음이 답답해서 의사 선생님
에게 대체 왜 낭종이 생긴 거냐고 물었다. 의사 선생님
은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해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제 제거
했으니 괜찮은 것이고 조직검사 결과만 괜찮으면 다행
이고 꾸준히 추적하자고 헸다. 안심되는 말을 들
으니, 마치 '화' 덩어리가 떨어진 것 같이 화가 살짝은
가라앉은 것 같았다. 숨을 또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었
다. 화가 다 사라진 것 같진 않았지만, 불덩이 같던 뜨
거움은 잠시 식은 것처럼 보였다.
Ø.화를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P96~101
첫댓글 책속의 한줄
좋은글 잘보며
힐링 음악도 좋아요
감사합니다
귀한 글 나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화 덩어리는 무조건 수술하는 방법이다라면...
몇개의 화 덩어리가 있을지...
좀 더 긍정적으로 살자고 다짐을 해 봅니당
잘 힐릴하고 갑니다.
감사해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