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륜 산
2008년 4월 24일 목요일 (목요산악회) 날씨 : 맑고 바람, 시계는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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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해남에 자리잡은 두륜산(703m)은 사찰, 유적지 등이 많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관광지로 한반도의 가장 남쪽 끝에 있는 높이 703m의 산으로 난대성 상록활엽수와 온대성 낙엽 활엽수들이 숲을 이룬, 식물분포학상 중요한 가치를 지닌 산이다. 억새가 무성하며, 여덟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 정상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다도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한 이 산에는 신라 진흥왕 5년(514년) 아도화상이 세운 대둔사(대흥사)가 있으며, 서산대사와도 관련이 있는 유서깊은 곳으로 절 안에는 표충사를 비롯하여 탑산사 동종 등 보물 4점, 천연기념물 1점과 수많은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울창한 숲이 이루는 가을 단풍과 푸르른 동백나무는 이 산의 자랑거리이다. 집단시설지구에서 사찰에 이르는 2Km의 경내 도로 좌우에는 절경을 이루는 계곡이 이어지고, 산자수려한 수목이 울창한 터널을 이루고 있다.
두륜산은 보는 멋, 안에 들어가서 걷는 멋 모두 뛰어나다는 점에서 명산이라 불러 부끄럽지 않은 산이다. 산 입구의 마을 이름이 봄이 긴 곳이라는 뜻인 장춘리이니, 봄산행에 유달리 더 어울리는 산이라고 할 것이다. 산 곳곳에 기암절벽이 있으나 외양은 두루뭉실 덕스러워, 외유내강형 산의 대표격이라 할 만하다. 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산은 8개의 특징적인 봉우리들을 가지고 있는데, 주봉인 가련봉(703m), 능허대(노승봉. 685m), 두륜봉(673m), 고계봉(638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병목안봉. 613m)이 그것이다. 이 8개 봉이 원형을 이루고 섰다. 명찰 대둔사(과거 대흥사)는 그 원형의 능선 가운데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8개 봉우리중에도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암봉인 가련봉과 능허대,그리고 두륜봉이며 이 세 개 암봉을 두루 꿰는 종주 산행이 두륜산 최고의 산행로라 할 만하다. 가장 권할 만한 코스는 대둔사 - 일지암 - 북미륵암 - 오심재 - 가련봉 - 능허대 - 두륜봉 구름다리에 이어 진불암 - 대둔사로 되돌아 내려가는 일주 코스다. 두륜산은 산중 암자가 많으며 이 암자간을 잇는 길만도 여러 가닥이다. 그러나 요소마다 안내 팻말이 붙어 있고 길도 뚜렷하므로 별 무리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 장춘동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 영화 서편제 촬영 현장인 이곳의 명물 유선여관에 이어 일주문을 지나면 두륜산과 대둔산의 역사를 상징하는 부도전에 다다른다. 부도전에는 서산대사 부도와 초의선사 부도를 비롯해 모두 56기의 부도와 탑비 17기가 서 있다. 부도전 구경 후 해탈문을 지나 대둔사 앞뜰로 들어서서 다시 1시간 남짓 경내를 두루 돌아본 뒤 비로소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동국선원(대광명전) 앞을 지나 널찍한 계곡 옆의 길을 따라 오르면 계곡이 크게 둘로 갈라진다. '북암1.1km, 가련봉 2.46km, 일지암 0.35km, 두륜봉 2.1km'라 쓰인 팻말이 선 이곳에서 한국 다도의 성지로 일컫는 일지암쪽으로 오르도록 한다. 일지암 오르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다. 저 아래 대둔사 근처까지 분지형의 계곡이 시원스레 펼쳐지는 명당자리에 자리잡은 일지암 뜰을 지나 초의선사 때부터 써왔다는 샘인 유천 앞으로 난 길을 가로질러 가면 작은 누각 같은 동암에 이어 다시 큰 길을 만난다. 이 길을 따라 20분 걸어 오르면 두륜봉과 북암(북미륵암) 갈림길목. 이중 북암으로 간다. 북암까지는 760m의 큼직큼직한 바윗덩이가 깔린 너덜길이다. 북미륵암의 용화전 안에는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면 땀을 흘린다는 마애여래좌상(보물 제48호)이 있다. 이 불상 뒤의 암반에서 보는 두륜산 풍광이 압권이다. 용화전 뒤쪽 길로 접어들어 10 여 분 걸으면 널찍한 억새밭인 오심재. 오른쪽으로 발길을 틀어 30분쯤 가파른 산죽밭 길을 걸어오르면 능허대 암릉 끄트머리. 여기서 가파른 쇠다리에 이어 매듭이 지어진 굵은 로프를 잡고 오르면 능허대 정상의 평평한 암부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부터 조망이 뛰어난 만큼 드릴도 남다른 암릉이 한동안 이어진다. 로프나 쇠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위험천만일 암릉을 타고 두륜산 최고봉 가련봉 정상에 올랐다가 역시 로프를 타고 너덜지대로 내려서면 이윽고 길이 좀 순해진다. 이 바윗길 구간은 길이가 1km에 불과하지만 지나는 데는 약 1시간이 걸린다. 만일재에서 두륜봉 구름다리 가는 길은 두륜봉 왼쪽 뒤로 이어진다. 두륜봉 뒤로 완전히 돌아가 가파른 길을 5분쯤 오르면 천연의 홍교가 나온다. 이 구름다리 위로 올라가 구경할 수도 있다. 구름다리 위의 네 갈래 길목에서 남미륵암 - 진불암 - 대둔사로 내려가려면 왼쪽으로 동앗줄이 매어진 급경사 길로 가야 한다. 이상 원점회귀형 일주코스만으로도 두륜산의 핵심은 거의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산행거리 약 10km, 소요시간은 5 - 6시간이면 된다.
두륜봉 등산코스 산행코스가 그리 험하지 않아 2 - 3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피안교를 건너면 구매표소가 있고 이를 지나 일주문과 비전(碑殿)을 지나면 반야교와 해탈문 갈림길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대웅전이고 오른쪽으로 가며 천불전 서산대사유물관 그 다음 왼쪽으로 가면 대광명전으로 가는 길이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대광명전 입구에서부터 갈라지는 왼쪽 길을 따라 북암쪽으로 오르는 코스와 진불암쪽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많이 선택한다. 숲 속에 난 등산로를 따라 한시간 정도 오르면 가련봉 중턱에 두 점의 보물을 간직한 북암이 있다. 북암에서 동편으로 건너다 보이는 고계봉 능선에는 소사나무의 군락이 등산로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우거져 있다. 북암에서 맑고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두륜봉쪽으로 20여분 빠져나오면 잡초가 무성한 터 한편에 외로이 서있는 5층 석탑이 두륜봉 정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곳이 만일암터이다. 만일암터를 지나 나무가지를 헤치고 샛길을 빠져나가면 몇분이 지나지 않아 천년수라 불리는 수령 천년이 넘은 거목 느티나무가 뒷짐진 산신령처럼 우뚝 서 있다. 둘레를 장정 7~8명이 팔을 옆으로 뻗어야 하는 이 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수없이 많은 등산객들이 어루만지고 지나가 손닿는 곳이 번들 거린다. 천년수에서 40여분 올라 정상에 가까이 오면 630m 두륜봉 바로 아래 제법 넓은 갈대밭이 있다. 이 곳 갈대밭 언덕배기로 불어오는 후련한 바람을 맞으며 구름다리(양쪽 바위가 연결된 다리로 산안개가 갠날 이면 아래쪽에서 보아 구름사이에 있는 다리처럼 보여 구름다리라 명명하였다)를 오른다. 어른 서너발이면 지날 수 있는 작은 다리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정상에 오르면 어디까지인지도 모를 산자락들이 장업하게 펼쳐진다. 영암 월출산과 강진만, 완도, 진도, 신안 앞바다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의 풍경들. 이렇듯 자신을 휘감고 도는 정상의 경관들에 두륜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출의 감동까지도 경험할 수 있다면 그 감동은 쉽게 잊혀지거나 빛바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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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대흥사(대둔사)주차장*백련암*표충사*진불암*두륜봉*만일재*가련봉*노승봉(능허대) *오심재*북암*만일암터*대흥사(3시간40분)
13:13 버스에 몸 얹고 길 떠난 지 5시간 40여분 대흥사 피안교 주차장에 내렸다. 피안교를 건너 매표소가 있고 이를 지나 일주문과 비전(碑殿)을 지나면 반야교와 해탈문 갈림길에 이른다.
대흥사에 닿기 전 왼쪽 길 가에 자리잡은 백련암에 혼자 숨어들었다 나온다
봄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나무들이 계곡 비탈에 섰다
두륜산 대흥사 해탈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선다
넉넉하게 터 잡은 사찰 뒤로 산 능선이 다가선다 왼쪽부터 오심재 노승봉(능허대) 가련봉 만일재 두륜봉 아래 진불암도 살짝보인다
조금 당겨서 미리 맛을보고 대흥사 대웅전으로 가다가 되돌아 나온다 하산하면서 둘러보기 위함이다 표충사 광명대전 뒤로 난 산길을 따라 진불암 쪽으로 오른다
14:00 서늘한 공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오르는 길은 가볍다 진불암 작은 암자에 이르니 발길은 저절로 마음도 끌어 들어간다 비슬산 도성암에 들어갔을 때가 문득 떠올랐다. 무심이지만 도의 길을 보는 듯하다
작은 암자 뒤로 암릉도 솟았고 울퉁불퉁 쌓은 돌탑 위로 봄이 지천이다
암자의 분위기를 엿보고 나오는 길에 스님 세 분이 들어오신다 묵언정진을 위한 담소라도 나누는지 그냥 지나가는 바람결이다
진불암을 지나면 다소 투박해진 길이 고개를 들어 땀을 부른다 싶더니 어느덧 구름다리(홍교) 위에 선다
어느새 어른들의 놀이터가 되어 버린 구름다리
그림으로 보면 조마조마하던 곳이 전혀 그렇질 않으니......
돌아이 사랑♡ 확실한 입맞춤이 귀엽기만하다
나란히 도솔봉 바라보기 숨은그림찾기 놀이에 열중하다가 두륜봉으로 오른다
14:37 놀이터에서 흥겨운 시간을 너무 많이 썼나? 두륜봉에 오르니 산동무들 다 떠났다
두륜봉에서 바라보는 가련봉, 노승봉이다
산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느새 천연 카펫을 깔아놓았다 또 한곡의 교향악을 듣는다 봄의 교향악
나만 두고 다들 도망갔다했더니 구름다리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혼자서 술래잡기 놀이를 한다 암릉 사이로 숨었다가 나왔다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노승봉, 가련봉
무료모델 섭외가 들어왔다 걍 휘딱 지나간다. 모델료가 없으니 심심해서
바위 비틀어짜느라 애쓴 흔적이 보인다
계단을 내려와서 보면 무서운 견공들이 입싸움하는 것 같다
장난끼 섞인 암릉들의 모습과 꽃잎 떨구며 연두색 새순을 달아내는 나뭇가지들의 조화도 봄산을 흥미롭게한다
가련봉과 노승봉(능허대) 별매산, 가학산의 그 비틀어올림과도 닮은 가련봉 그러나 전혀 가련하지 않고 조금만 더 우람했으면 싶다
내려서면서 뒤돌아보는 두륜봉은 전혀 다른 얼굴이다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등을 쭉 펴며 펑퍼짐하게 허리를 뻗는다 외유내강형을 실감한다 두륜산은 보는 맛도 괜찮지만 걷는 맛이 더 맛있는 산이다
갑자기 낯색을 바꾸는 두륜봉을 내려서면 만일재가 헬리포트를 품고 넉넉한 쉼터를 마련해준다 만일재의 품의 그리 길지는 않아 금새 가련의 품을 파고 들 게 되어있다
가련봉 오름에
쇠노재에서 이어지는 위봉 능선이 두륜봉을 향한다
도솔봉(뒤)과 두륜봉을 두고 간다
가련봉 오름 너덜겅도 잠시의 유희다
새바위가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그림
가련봉 오름이 시작된다
바위로 새로 만들 수 있다?
조금 당겨서 본다
가련봉 오름 길에 왼쪽 끝 노승봉(능허대)을 바라보니 먼저 간 산님들 있다 사진은 즐거움도 주지만 늘 꼴찌를 하게 만들고 시간에 허덕이게도 한다 카메라 수리중에 들어가 빈 몸으로 나선 짝꿍은 자꾸 달아난다
생명링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15:25 저어기 모자 쓰고 지팡이 짚은 사람 잡으러 가련봉으로 헐레벌떡 오른다 두륜산의 주봉인 가련봉에는 정상석이 없다
가련봉을 내려서면 능허대로 오르는 길과 북미륵암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 노승봉 사이에 서게된다 북미륵암으로 빠지려는 짝꿍을 채근해 노승봉으로 오른다
노승봉 오름길에서 가련봉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성릉이다
노승봉에서 바라보는 가련봉, 두륜봉, 도솔봉의 풍광이 제일 아름답다
15:38 노승봉에 오르니 정상석이 없어졌다 (정상석 있던 자리의 흔적만 있다)
그 남자의 웃음은 무얼 의미하는지?
이 멋진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을런지 이제 오심재로 내려갈 길만 남았다
바위문을 내려간다
오소재에서 오르는 주작, 덕룡능선이 지척이다 강진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그 길이 그립다
15:58 오심재에서 고계봉을 올려다만 본다
오심재에서 노승봉을 돌아본다
16:07 북암(북미륵암)은 대흥사에 소속되어있다
고계봉과 북암의 탑 북미륵암에서 여기에 오르는 길을 막아놓았는데 스님께 허락을 받아 올라왔다
북암 위 기암과 도솔봉을 바라보고 잠시 쏟아질 듯 내려가는 길을 내려서면 표충사에 닿는다
표충사
규모가 큰 대흥사에 짐짓 놀라면서 눈여겨 살피지 않으면 번짓수도 모르는 표충사에 오래 머뭄은 마음이었다 담장 너머 다소곳함에 끌려 들어간다
표충사
산의 빛깔이 너무 곱다 저 빛깔에 홀려서 나는 4월이 반갑고 5월이 기쁘다
초의선사
대흥사 정원
고들빼기인지? 노랑선씀바귀인지?
대흥사 계곡
16:44 대흥사 대웅전의 문 창호지의 정겨움
뭔일인가여??
대흥사 정원 대나무꽃
작은못이 그려내는 수채화
연초록단풍이
서산대사와 초이선사의 부도전
서편제 무대로 촬영되었던 유선여관
목련꽃방
몰카가 아닌 셀카로 그리는 자화상
연속으로 남도로 내려간다 해남, 완도, 진해, 여수, 영암, 내변산, 남해 이동거리가 먼 만큼 내게 안겨온 건 푸짐한 봄이었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내 안에 남은 건 알맹이는 없어지고 허물 벗은 껍데기만 남았다 마음이 가지 못한 것이다 몸으로만 가는 길이었다 몸으로 허우적대는 그 길은 먼지 이는 팍팍함만 남아있다
탈진이다 아름다운 새소리에도 요염한 들꽃의 눈뜸에도 연두빛 새순에도 나의 일상은 허허롭게 비어간다
무딘 칼날을 갈아야함이다 새 등산화를 사는 것보다 멋진 모자를 사는 것보다 넉넉하고도 아름다운 사물을 볼 줄 아는 마음을 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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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멋진 원점회귀코스입니다. 4시간도 채 걸리지 않음에도 이 많은 것을 보고 느끼실 수 있다니... 매번 경이로움입니다. 근데 비슬산의 도성암을 언급하시는 통에 수덩인 허물어집니다. 들릴것이다 마음 묵꼬 있다가 까묵어 버릿꺼덩요. ㅠㅠ
좋은 그림 넘 잘보고 갑니다. 항시 안산,즐산되시길....
사진이 참으로 깨끗하고 구도도 넘 좋고...한마디로 굿입니다.좋은 글과 함께...눈이 즐겁고 마음이 흥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