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도와 연대도는 통영시에서 남서쪽으로 15km 떨어져 있다.
통영의 수많은 섬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느릿느릿 걷기 좋은 곳이다
바다 사정이 좋지 않아 두 번이나 연기하다가 드디어 입도하게 되었다.
배가 출항하자 선장님은 "만지도는 마음을 만지는 섬"이라고 소개하였다. ㅎㅎ
통영의 남서쪽에 위치한 만지도-연대도는 출렁다리로 이어져 있다
연명항
통영시내에서 절경을 자랑하는 산양일주도로를 달려 연명항에 닿았다
삼덕항 바로 아래쪽에 있는 연명항에서 2016년 4월 직항노선이 개설되었다
오전 8시 30분부터 평일 30분~1시간 간격, 휴일에는 15분~30분 간격으로 운항된다.
연명마을
산양읍 남단의 연명마을은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폐교를 활용한 연명예술촌과 마을앞 몽돌해수욕장에선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아직은 때가 아니어서 한가로운 낚시꾼들만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만지도에 내리다
여객선은 약 15분 만에 만지도에 도착하였다.
다른 섬에 비해 비교적 늦게 사람이 입주했다는 데서 유래하여 '늦은섬'이라고 한다
만지도(晩地島)는 한자 지명이다
만지작하우스
배 안에서 선장님이 '마음을 만지는 섬' 이라고 소개하였는데...
언덕 위에 <만지작 하우스>란 펜션이 보여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ㅋ
이모전복해물라면
만지도에 와서 이곳의 해물라면을 먹지 않으면 허당이다
8년 전, 처음 ‘전복 해물라면’을 팔기 시작한 식당으로, 수많은 여행객들로 붐빈다.
앞바다에서 양식한 큼지막한 전복, 홍합, 꽃게를 넣어 끓여낸 라면은 깊은 감칠맛이 돈다
식당의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산악회의 리본이 붙어 있었다
우리 신산회의 리본을 뒤져보았으나 한 개도 없어서 포기~
음식을 준비하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ㅎ
아침 식사를 일찍 한 탓으로 해물전과 전복라면 한 그릇을 금방 해치웠다.
산행들머리
만지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매우 운치 있었다.
섬에서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의 주름진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갔다.
이정표 주위에는 모가지채 뚝뚝 떨어진 동백꽃이 나뒹글고 있었다.
온통 동백 천지다
동백꽃이 흐드러진 터널을 지나 위로 올라간다
담장에도, 나무에도, 우리 마음 속에도 동백이 가득하다
만지도의 서쪽을 한 바퀴 도는 만지도 옛길 몬당길이 시작되는 길이다.
‘몬당’은 ‘양지 바른 언덕’이라는 뜻의 통영 사투리라 한다.
조용하여라
저 가슴
꽃 그림자는 물속에 내렸다
누구도 캐내지 않는 바위처럼
두 손을
한가운데에
모으고
누구든 외로워라
매양
사랑을 묵상하는
저 섬은................................................................문태준 <섬> 전문
오래된 소나무
바닷가 절벽 위에 큰 소나무가 우람하게 서있었다.
250년 되었다는 소나무....만지도의 희노애락을 모두 지켜보았으리라.
만지봉(99.9m)
만지도의 최고봉은 무려 99.9m.
정상석은 거대한 남근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웃음이 나왔다
이곳에 당산제를 지내던 터와 당산나무가 있다.
욕지전망대
정상에서 450m 더 내려가니 욕지전망대가 나타났다
욕지에서 나오는 배들을 첫 번째로 맞는다 하여 '들머리 전망대'라 한다.
이곳에 서면 연화도, 욕지도, 두미도, 사량도를 볼 수 있으며, 해넘이 장소로 일품이다.
운치있는 데크
섬을 빙~ 돌아가며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기분좋게 걸을 수 있다
3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만지도는 전혀 개발되지 않아 자연미가 두드러진다.
만지도에는 운치 있고 멋진 업소들이 제법 있다
그냥 몸만 가도 먹거리 해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홍해랑 카페 - 010 9602 5042
이모 전복해물라면 - 010 9330 5980
만지도맛집 - 010 4390 7441
만지횟집 - 010 6716 5558
담장 벽화
마을의 담장에는 운치있는 벽화들이 가득하다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어서 재능 기부를 받은 느낌이다
이렇게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사람들이 찾아오는 섬이 된다.
어느 민가의 벽에 씌여진 글귀에 매우 공감이 간다
유명한 철학자의 글보다 이런 글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경우가 있다
老年 Three 고....놀고, 쓰고, 베풀고
老年 No 고.....눕지 말고, 속지 말고, 다투지 말고
홍해랑카페
만지도를 한 바퀴 돌고 나니 갈증이 느껴졌다.
홍해항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를 마시며 쉬었다.
섬에 하나밖에 없는 카페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추억의 펌프
예전에 섬에서 사용했던 펌프가 건재하고 있었다
마중물을 부어서 손잡이를 위아래로 움직여보라는 설명서까지 붙어 있었다.
펌프로 물을 퍼올리면서 옛 추억에 잠겨보았다.
대문 앞에 붙어있는 문패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임인아댁...문어와 군소를 잘 잡는 만지도 최고령 할머니댁
*김향순댁...인심 좋고 웃는 모습이 이쁘신 아주머니 댁
동백, 동백
마을엔 온통 동백꽃이 흐드러졌다
떨어진 붉은 동백꽃으로 온통 낭자한 어두운 동백숲에는 동박새들이 요란하다.
이별은 동백 낙화처럼 미련없고 쿨~하게 해야 한다.
연대도로 가자
만지도를 뒤로 하고 연대도로 건너간다.
출렁다리까지 가는 길은 바다에 기둥을 박아서 덧댄 나무 데크로 이어져 있다.
한쪽은 해안벼랑의 붉은 동백을, 다른 한쪽은 맑고 푸른 바다를 끼고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