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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냇에 있는 글인데 읽어보니 글의 진정성이 묻어나 부끄럽지만 올립니다. 칭찬을 받아서 마냥 좋기만 한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이군요.)
선생님이 될 나를 위한 책
- 조재도 <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 >, 삶이 보이는 창, 2007
최영진 연수고등학교 2학년 5반 38번
나를 위한 책
나의 꿈은 선생님이다.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꿈꿔 온 나의 미래의 직업이다. 선생님 중에서도 국어선생님이 되어 내가 졸업한 함박중학교와 연수고등학교에서 차례로 근무하여 내 꿈을 실현하는 것을 내 삶의 목표로 잡았고, 등대로 삼았다. 때문에 독서 시간에 독후감 쓸 책 목록을 보았을 때 맨 처음 ‘학교에 대한 책, 청소년 이야기’파트를 보았다. 혹시 선생님에 관한 내용이 없을까서였다. 애석하게도 나는 선생님이 될 거라는 꿈은 있으면서도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생님이 되는 과정이 어떠한지란 정보는 하나도 없다. 다행히도 그런 책들이 있었다. 나는 그 중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를 읽기로 했다. 고민없이 사범대에 가려는 친구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선생님의 글에 그 친구가 나인것 같아서였다.
나는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주입식인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겠구나.’해서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표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디자인에 우울한 파란색도 많이 쓰여‘또 중간쯤 읽다 말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실망감은 기대감과 재미로 변하고 있었다. 실제 학교생활을 그대로 담은 글에 점점 빠져들고 공감하며, 책 속 그 교실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함과 친근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때론 그 교실에 학생이 되곤 했고, 대부분은 내가 글쓴이 조재도 선생님이 되었다.‘만약 나였다면 이랬을텐데.’란 생각도 들고, 선생님이 되었을 때의 고민도 알게 되고, 후에 선생님이 돼 있을 나의 모습이 떠올라 바보처럼 혼자 웃고, 흐뭇해했다. 마치‘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책은 선생님이 될 나를 위해 꼭 맞추어 나온 책 같았다.
조재도 선생님, 최영진 선생님
이 책을 쓰신 분은 조재도 선생님이시다. 이 책은 학생을 위해 자신의 뜻을 펼치다 담임선생님 자격을 박탈 당하는 것이 여러번인데다,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는 등 순탄치 않은 교직생활을 하신 선생님께서 꼬박 12년 만의 담임선생님을 맡게 되면서 느낀 일과 학생들과의 1년간의 일들을 200쪽 책에 담아 놓았다.
선생님은 매일 조례시간과 종례시간마다 급훈인‘스스로 하자.’를 담임반 학생들에게 소리내어 읽게 하고, 특별시간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아탐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 여태까지의 나의 담임선생님들은 물론 내 주위의 모든 선생님들 중 이러한 선생님은 안 계신다. 급훈은 장난삼아 정하는 것이고, 설령 정한다 하더라도 그저 공부만 하라는 식의 문구들로 그냥 걸려져 있는 액자일 뿐이다. 특별시간은 자습시간이 돼버린지 오래다. 어떤 선생님들이 조재도 선생님처럼 급훈을 나침반처럼 삶의 바람직한 모습과 방향을 제시하는데 실질적으로 이용하고, 머리속에 남게 하여 살아가는데에 좌표를 만들어 주실까?자아를 발견하는 중요한 시기에 조금 더 도움을 주고 싶어 다른 반 다 자습할 때‘나’를 돌아볼 수 있는 활동을 할까? 나는 조재도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지식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과 진짜‘나 자신’을 알 수 있게 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 또, 선생님께서는 교장의 압박에도, 다른 선생님들이 자신의 편에 서주지 않고 홀로 서게 되더라도, 그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위한 자신의 교육 신념을 져버리지 않으셨다. 참 소신 있으시다. 압력과 대세에 휩쓸려 자신의 뜻을 굽히는 사람이 이 사회에 태반인데 말이다. 선생님께선 권력 앞에 이렇게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반면에, 학생들과는 수학여행에 가서 베개싸움을 같이 할 정도로 친구가 되어주고, 그들의 아픔까지 감싸는 상담도 많이 하신다. 학생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그 모습에 나는 조재도 선생님을 나의 인생에서의 롤모델로 삼고 싶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삶에서 가끔씩의 일탈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개방적인 분이시기도 하지만 다소 보수적이신 분이시다. 선생님이 보수적이면 학생들과의 마찰은 자연스레 생기는 일이다. 나는 선생님의 보수적인 면이 약간의 흠이라 생각한다. 난 개방적인 사람이다. 때문에 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유쾌한 선생님이고 싶다. 친구 같은 완벽한 선생님이고 싶다. 수업도 재미있게, 완벽하게 해주고 싶고 가끔씩은 시험도 어렵게 내주고 싶다. 고리타분하지 않은 모습으로 언제나 학생들에게 나의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다. 그들에 속마음도 알아주고 가끔씩은 학생들도 웃겨주고 서로 함께 웃을 수 있는 선생님이고 싶다. 학생들에게 어려운 선생님이 아닌 친구같이 편하고, 아빠처럼 기댈 수 있는 최영진 선생님이 되어줄 것이다.
악수를 청했다
새 학기 첫 날, 조재도 선생님이 12년만에 첫 담임을 맡은 제자들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만약 내가 선생님이 돼서 이 상황에 놓여있었다면 학교 가기 하루 전날, 불안과 초조함과 함께 찾아드는 설레임에 잠 못 이루었을 것 같다. 내가 가르치고 보살필 아이들은 어떠할까? 나를 본 첫반응은 어떠할까? 내일부터 나도 선생님이라는 생각에 다음날만 되기를 기다렸을 것 같다. 글쓴이는 여느 담임선생님들이 다 그러했듯이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1번에게‘차렷, 경례!’인사를 시키고 자신의 소개를 한다. 이제 선생님들이 다 그러하듯이 우리 앞에 군림하여 서서 1번부터 45번까지 차례로 출석을 부를 차례이다. 어? 그런데 조재도선생님은 다르셨다. 이름을 부르면서 그 아이에게 다가가며 한명씩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명씩‘집이 어디니?’,‘아침밥은 먹고 왔어?’, 등의 처음 만난 날치곤 친근한 질문을 묻는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친밀한 감정은 전달하면서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고, 반대로 아이들 각자의 첫인상을 머리에 심기 위해서이다. 놀랍다. 남들 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무뚝뚝하게 출석번호를 부르고 있을 시간에 친근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고, 한 명씩 말을 걸 생각을 했을까? 학년이 올라서 학교에 온 첫 날은 어느 누구라도 왠지 모를 긴장감과 싸한 분위기로 마음이 편치 않다. 거기다 학급 분위기를 잡으려고 첫 날부터 엄격하게 지도하시는 선생님까지 만나면 아...절대 즐겁지 않다. 책 속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담임선생님이 누굴까?’긴장감이 최고조로 다다랐을때, 문을 열고 50대, 말 그대로‘아저씨’선생님이 들어왔다면‘여자 선생님이 아니시네’라는 탄식과‘1년 생활 순탄치는 않을 것 같다.’라는 걱정이 밀려들어온다. 그런데 이 상황에 있었을 학생들과 나의 예상을 철저히 깨고, 조재도 선생님은 한 명씩 웃는 얼굴로 악수를 청했다. 선생님과의 악수는 졸업식이 아닌 한, 생각하기도 힘든 일이다. 만약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나는 손을 덥석 잡고, 속으로‘아, 멋진 분이시구나.’하며 감탄했을 것이다.
선생님이 되 있을 미래의 나에게도 1년 동안 내 아들,딸이 되어줄 제자들과의 첫만남은 매년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도 그저 무뚝뚝하게 출석번호만을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었고, 책에서 얻은 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날에 학생들과의 악수만큼 인상에 남고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첫날에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학생들에게 악수를 청할 것이다. 분명히 얼떨떨해하거나 반대로 싱글벙글 웃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도 가벼운 악수 하나로 과거의 나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고, 교사와 학생 사이에 단단히 놓여진 장벽을 어느 정도라도 허물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기대해본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
“너나 가져다 끓여먹지 여기까지 이걸 가져왔어?”
깜짝 놀라 건네는 내 말에 녀석은,
“그래도 오늘이 스승의 날이잖유, 우리 담임 선생님은 선생님이란 말유.”
그러면서 씽긋 웃으며 돌아섰다.
그러니까 그때 나는 녀석에게 스승의 날 선물로 메기를 받았던 것이다.
같은 일인데도 사람의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더 눈물나고 감동하게 되는 걸까? 외롭고 힘겨운 싸움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인석이가 가져다 준 그 메기와‘우리 담임은 선생님’이란 말은 그 후 내게 얼마나 많은 힘과 가슴 저미는 감동을 가져다주었는지 모른다.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中 <잊지 못할 메기 선물>중에서
책 뒷표지를 보면 이 짤막한 글이 쓰여져 있다. 누구나 책을 사면 맨 처음에 책 표지를 본다. 나는 구식으로 보이는 책 디자인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뒷 표지에 이 글은 너무 맘에 들었다. 이 글을 처음 봤을 때,‘꼭 이 책이 어려운 내용만 있는 책은 아니고,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얘기도 있구나.’생각이 들게 해 이 글이 내가 책을 다 읽을 수 있게 해준 확실한 동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다른 책들의 뒷표지를 보면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권위 있는 사람들이나 언론의 평가 글을 실거나, 작가가 책에서 가장 있어 보이고 고급스러운 글을 실어 책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그런 부분이 있는데도 그것을 쓰지 않고‘잊지 못할 메기선물’이라는 소박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작가가 선생님을 하면서 가장 뜻 깊었고 감동받았던 순간을 썼구나.’절로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이 더 좋아졌던 이유는 아마‘스승의 날’이란 말 때문인 것 같다. 난 5월에 여러 기념일들 중에 특히 스승의 날이 더 마음에 간다. 시간 없다 핑계대고, 행여 아무 때나 갔다가 짐이 되지는 않을까 하며 만나 뵙지 못한 선생님들을 정식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잊지 못할 메기선물’도 글쓴이가 담임 자격을 박탈당하고 심적으로 힘들어했을 때, 한 초등학생 제자가 직접 냇가에서 잡아온 팔뚝만 한 메기를 드리며‘그래도 우리 담임 선생님은 선생님’이라 말한 일도 스승의 날에 일이었다. 또 12년만의 첫 담임을 맡으며 맞은 스승의 날에 담임반 학생들이 교실을 꾸며 만든 축하의 자리에서 스승의 날 노래를 들을 수 있던 것도 스승의 날이기 때문이었다. 스승의 날만 되면 우리 학생들은 마음에 있던 말을 선생님에게 하게 되고 이상하게 진실해진다.
중학교 때부터 쭉 담임선생님을 위해‘스승의 날 파티’만 준비해오던 내가 반대로 선생님이 되어 스승의 날을 맞는다면 어떨까? 나는 아마 선생님이 되면 첫발령 받은 학교에서 5월 15일만을 기다릴 것 같다. 해가 지날수록 이 ‘스승의 날 파티’에 대한 설레임은 줄어들겠지만 제자들에게 고마움과 스승의 날 감회는 변함없을 것이다. 스승의 날마다 조회시간이 되면 반장과 부반장이 날 모시러 교무실에 올 테고 난 알면서도 모르는 척 슬슬 자리에서 일어날 것이다. 박스와 체육복으로 가려진 창문 틈 사이로 풍선과 촛불이 보일 것이고 우리 반 제자들 모두는 수근대며 나를 놀래켜 주려고 좁은 교실 사이사이에 숨어있을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얘들의 함성소리와 어두워진 교실 안 교탁위에 케이크의 촛불만이 빨갛게 타오르고 스승의 날 노래가 울려 퍼질 것이다. 아! 얼마나 내 제자들이 기특하고 고마울까? 선생님이 된 보람을 그 때 사뭇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후 내 머리 속에서는‘학생들에게 무엇을 말해주어야 할까?’고민될 것이다. 그저 고맙다고만 말할지, 무엇인가 멋진 말을 해 얘들에게 큰 의미를 되새겨 줄지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그 말을 미리 준비해야 겠다. 선생님이 돼있어도 내 성격에는 설령 다 알았었다는 싶이, 사진 찍을 디지털카메라는 가져갈지 몰라도 멋진 말을 준비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의 스승의 날 첫 파티, 기대된다.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질 수 있을까?
선생님이 되면 누구나 해야 될 고민,‘내 제자들이 커서도 날 의미 있는 선생님으로 기억해줄까?’. 완벽해 보이시는 글쓴이, 조재도 선생님께서도 역시 하시는 고민이다. 선생님이 되지도 않은 내가 벌써부터 하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내게도 특별히 기억되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신다. 한 분은 6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강승희 선생님이시다. 내가 6학년이었을 때, 호기심이 부른 행동으로 팔뚝의 살이 찢어져 몇 바늘 꿰매고, 비오는 날, 급식실에서 뛰다가 미끄러 넘어져 그 날 기억을 다 잃어버렸을 정도로 크게 다쳤던 나의 2번의 안전부주의사고로 선생님께서는 크게 다친 나를 위해 눈물 흘리시고, 병원도 데려가 주신 나에겐 생명의 은인이시자, 엄마 같은 선생님이셨다. 다른 한 분은 중3 담임선생님이신 민지혜 선생님이시다.‘선생님’이란 나의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꿈 앞에 ‘중학교 국어 선생님’을 꿈꿀 수 있게 만들어주신 친구 같은 선생님이셨다. 나도 이 두 분처럼 언젠가 내 밑에서 배울 제자들이 내가 느낀 것 처럼 삶에서 크게 의미가 되어주고 기억되는 선생님이고 싶다.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가서도 어느 날 동창회에 모여‘최영진 선생님’이야기가 나오면 자기들끼리‘아! 그 때 그 선생님!’하며 손바닥을 치고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제자가 많았으면 좋겠다. 청소년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수업만이 아닌, 삶에서 큰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고 싶다. 언제나 친근하게, 마치 친구가 된 것처럼, 아빠가 된 것처럼 학생들과 가까운 선생님이고 싶다. 선생님이 되면 제자들에게 너무 해주고 싶은 게 많은 나다. 시험도 가끔씩은 어렵게 내주고도 싶고, 내 집에도 초대해 요리도 해주고 싶고 같이 놀러도 가고 싶다. 선생님이 되면은 이것이 그저 쉬운 일만이 아닌 것은 알지만 나는 꼭 해주고 싶고,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나는 아이들을 감히 사랑한다.
맨 처음 책 머리글에 써져있는‘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아이들의 눈물도 어른의 눈물만큼이나 짜다는 걸 압니다. 그들도 외롭고, 상처받고, 생활이 고단하기 때문입니다.’이 구절을 보고 크나큰 감동이 내게 밀려왔다. 아이들을‘감히’사랑하는 글쓴이의 마음과 그 뒷내용들이 너무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학생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크길래, 또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에‘감히’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을까?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고 있었던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표현도 멋졌고, 신선했고 그 내용도 따뜻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눈물이 그저 슬퍼서 흘린 눈물만이 아니란 것을 아시는 선생님이 또 있으실까? 힘들고 지쳐서, 너무 답답해서 흘리는 눈물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까? 요즘 들어 나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들다.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거의 모든 학생이 그럴 것이다. 이런 마음을 알아주시고 공감해주시는 선생님이 있을까? 아마 없는 것 같다. 부모님은 물론이겠거니와 선생님들도‘너희 때는 다 그런 것’이라고 채찍질하고 그저 견뎌내야만 한다고 하신다. 나는 다를 것이다. 나는 꼭 감히 아이들을 사랑할 것이고 등대이자 버팀목이 돼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될 것이다. 일상에 지쳐있는 그들에게, 진심어린 응원과 관심이 필요한 그들에게 꼭 필요한 선생님이 되어 줄 것이다. 담임하는 반이 아니더라도 힘들어하고 있는 학생들 하나하나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면 나도 어느샌가 차차 아이들을‘감히’사랑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일등은 오래가지 못할지 몰라도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오래간다.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니, 꼭 될 것이고 되어야만 한다. 제자들과 첫날 악수도 해 줄 것이고, 나를 위한 고마운 스승의 날 파티에 모르는 척도 할 것이고, 같이 수학여행도 가서 사진도 찍고, 시험문제도 어렵게 내주고 싶고, 지쳐있는 제자를 상담해주고 싶다, 선생님이 되면 해주고 싶은게 너무 많다. 한 학생에게 친구, 아빠가 되어주는 것이 선생님으로써 하기 힘든 일이란 것을 잘 알지만, 나는 꼭 그들에게 친구가 되어줄 것이고 아빠가 되어줄 것이다.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를 읽는 동안 매일같이 선생님이 된 내 모습을 생각할 수 있어서, 그리고 마치 내가 선생님이 된 것 같아서 너무나 뜻 깊었던 독서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몇 년 후면 선생님이 돼있을 나에게 이 책에 있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학교에 선생님으로써 근무하는 날마다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고,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까 꼭 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 또, 조재도 선생님과 만나고 싶다. 그분과 선생님이 되고 싶은 나의 고민과 존경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 책이 지금까지 내 삶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었고 즐길 수 있었던 책이 된 것 같다.이 책을 읽으며 너무 행복했다.
좋은 책을 알게되어 기쁘다 09.07.09 08:42
첫댓글 잼나게 읽었습니다.
독후감보다 아그들의 댓글 공방이 더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