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4번 버스’를 보고
유튜브를 통하여 어느 교수의 글이라고 하는 ‘나도 44번 버스의 승객이 될 수 있다’란 제목의 글을 보았다.
최근에 나 홀로 8일간의 산행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린 글의 제목이 ‘망자(亡者)의 넋인가’이다. 망자의 넋인가 두 번째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런데 그 나비가 또 나타났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막 떠나려는 순간에 나비 한 마리가 산 아래로 획 지나갔다.
스마트폰을 꺼내어 나비를 촬영하려했으나 이미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시간을 보니 오후2시44분이었는데 처음 보았던 그 나비가 틀림없었다‧‧‧‘ (亡者의 넋인가:두 번째 이야기에서)
우연히 나의 글 중에 나오는 44가 영화제목의 숫자와 같아서 인터넷에 ‘영화44번 버스’를 검색하니 수많은 글이 떠올랐다. 한국인중에는 숫자 4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국 군대(軍隊)에 4중대가 있고 인터넷에 44번 버스 노선을 검색해보니 여러 곳에서 노선번호를 44로 쓰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44번 버스를 보고 생각나는 것이 또 있다.
아주 오래전에 나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던 어떤 사람의 실제이야기다. 지금의 경기도 구리시는 30여 년 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 춘천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한 번 놓치면 보통 30~40분을 기대려야 했을 때다.
본인은 일찍 서둘러 나간다고 했지만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즈음 춘천행 버스가 출발하고 있었다. 그 날은 소한(小寒)추위 때라 냇물이 모두 꽁꽁 얼어붙었다.
할 수없이 다음 버스를 타고 갔더니 바로 그 앞에 갔던 버스가 깊은 개울로 전복되어 운전사를 포함하여 승객모두가 사망했다. 그 다음 어느 일간지를 보니 그 사고버스의 기사가 상세히 나왔다. 물론 이 사고는 영화44번 버스와는 다르지만 같은 버스를 타지 않은 한 사람만 살았다는 것만은 같다.
영화 44번 버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단편영화로 제목은 ‘車四十四’이며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중국의 어느 시골길에서 허약하게 보이는 청년하나가 44번 버스를 탔다. 청년을 태운 버스는 출발하고 도중에서 손님으로 가장한 2인조 강도가 버스에 오른다.
승객들의 금품을 빼앗은 강도들은 젊은 여성 운전사를 성폭행하려 차 밖으로 끌어내린다.
차안의 승객들은 모두가 방관만 하고 있었지만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청년하나만이 여성 운전사를 구하려고 차 밖으로 나간다.
청년은 강도와 격투를 벌였으나 흉기를 든 두 강도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 버스안의 승객들은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 운전사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다. 얼마 후 입술이 터져 피를 흘리며 운전대에 앉은 여성 운전사는 슬픔과 분노가 가득한 눈초리로 차안의 승객들을 돌아다본다.
이제 마지막으로 차에 오를 사람은 여성 운전사를 구하려던 그 청년이었다. 청년이 버스에 오르려 하니 여성 운전사가 타지 말라고 한다. 자신을 구하려 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몰차게 승차 거부를 한다. 여성 운전사는 무엇인가 중대한 결정이나 한 듯 차안에 있던 청년의 짐 보따리를 차창 밖으로 내던지고 버스는 떠난다.
청년은 할 수 없이 혼자 길을 걷다가 마침 지나가는 다른 차를 타게 되었다. 얼마쯤 가다가 경찰이 교통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청년이 탔던 44번 그 버스였다. 언덕 밑으로 굴러 떨어져 운전사를 포함하여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경찰관들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후 청년은 쓴 웃음을 짓는다.
naver에 ‘망자의 넋인가’를 검색하면 ‘오후2시44분’이란 구절이 나온다. 오후 2시는 14시를 뜻한다. 여기서 14는 1과4란 두 자연수가 나오고 1+4=5다. 그리고 44는 4x4=16이며 4+4=8이다.
그림1은 구구표49(7x7)방(方:▢)이다. 괄호숫자는 1(❶)‧4(❹)‧7(❼)천수삼합(天數三合)이고 1,4,9,16,25,36,49는 구구표81방의 일곱 중심수이다(황색부분).
❶ | 2 | 3 | ❹ | 5 | 6 | ❼ |
2 | 4 | 6 | 8 | 10 | 12 | 14 |
3 | 6 | 9 | 12 | 15 | 18 | 21 |
❹ | 8 | 12 | 16 | 20 | 24 | 28 |
5 | 10 | 15 | 20 | 25 | 30 | 35 |
6 | 12 | 18 | 24 | 30 | 36 | 42 |
❼ | 14 | 21 | 28 | 35 | 42 | 49 |
(그림1)
그림1에서 처음 수1(❶)과 4(2x2)는 4방(四方)으로 밭(田)이다. 오후2시는 14(時)로 1과4를 뜻한다. 4(❹:넷)은 3(셋)+1(하나)의 덧셈이며 7(일곱)은 6(여섯)+1(하나)의 덧셈이지만 1‧4‧7의 7은 4+3으로 7이다. 여기서 7(일곱)의 덧셈 6(여섯)과1(하나)은 오행상생도(五行相生圖)에서 1‧6水로 북쪽이며 3은 천지인(天:1‧地:2‧人:3)에서 인극(人極)으로 3이다.
오행상생도에서 1‧6수는 좌선(左旋)으로 3‧8木(동쪽:春)과 만나는데 여기서 1‧6水와 3‧8木의 생수(生數:先天數) 1과3은 같은 홀수(天數)이며 1+3=4다.
그 4는 그림1에서 9방(3x3)의 중심수이며 4x4=16은 49방(7x7)의 중심수이다. 여기서 49(7x7)는 일곱째 4각수이며 4와9는 오행상생도 에서 4‧9金으로 서쪽으로 오상(五常)은 의(義)이고 사(四)철은 가을(秋)이다.
영화 44번 버스 제목 ‘車四十四’의 車(수레 거‧수레 차)는 부수(部首)로 7획이다. 車의 글자모양을 갑골문과 금문에서 수레의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象形文字)로 보기도 하지만 건괘(乾卦:☰)의 乾(하늘 건)에서 우측의 ‘乞(걸)’자 모양을 뺀 나머지 글자를 닮았다.
1건천(一乾天=乾卦:☰)의 수리 역시 1이며 복희 선천팔괘방위도(伏羲先天八卦方位圖)에서는 건(☰)이 수리(數理)1로 남방(南方)이고 3리화(三離火=離卦:☲)가 수리3 동방(東方)으로 1(☰)과3(☲)이며 문왕 후천팔괘방위도(文王 後天八卦方位圖)는 이괘(☲)가 수리9로 바뀌어 남방이고 4진뢰(四震雷:☳)가 수리3으로 바뀌어 동방이다. 이렇게 복희와 문왕팔괘 방위도에서 동방의 8괘(八卦)의 자리는 바뀌지만 수리3은 변하지 않는다.
乾의 11획에서 乞의 3획을 빼면 나마지 획수가 8획이다. 8은 2‧5‧8에서 8이며 4+4=8이다. 이렇게 4에서 3을 더하기를 하면 車의 획수 7이고 7(일곱)에 1(하나)을 더하기를 하면 8(여덟)자(字)가 된다.
나는 망자의 넋에서 나비가 남긴 44를 이렇게 받아들인다. 4(❹)‧9金의 ‘義’를 나에게 남긴 것이라고. 義(의)를 行(행)하는 것이 하늘(天)의 뜻이고 내가 죽어야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이면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고 아무리 좋은 것도 받을 뜻이 없으면 어쩔 수 없다. 하늘(天)의 은총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