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자랐던 교회에서 목회자로 사역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던 어르신들은 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마냥 어린이 취급을 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되어 목회자로 사역하면서 영적으로도 탁월하게 사역하더라도 그 영적 탁월성이나 사역의 탁월성을 보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모습만 떠올리면서 “저 녀석이 벌써 이렇게 자라서 곧잘 하네”라는 마음만으로 대견해 여기기는 하지만, 존경이나 존중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신학교 제자나 후배를 바라보는 선생님이나 선배들도 보이기 쉬운 태도이기도 합니다. 물론 신학교 교수님이나 선배님들은 영적으로 양육해 주시고, 돌봐주셨던 분들이기에 약간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아무리 아주 잘 성장하여 괄목할만한 모습을 보이게 되더라도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에 대해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내 제자들이나 후배들을 바라볼 땐 그들의 성장과 영적인 탁월함 등을 보며 존중하고 존경하는 태도를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고향이신 나사렛으로 가셨고, 제자들도 예수님을 따랐습니다(1절). 나사렛에서 안식일을 맞이하여 회당에서 가르치셨는데, 예수님의 가르치심은 매우 훌륭하여 사람들이 놀랄 정도였습니다(2절). 예수님의 지혜와 놀라운 권능을 직접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예수님을 향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며 배척하는 태도를 보입니다(3절). 예수님께서 보이신 모습은 탁월한 가르치심이었고, 놀라운 권능이었습니다(2절). 그런데 그들은 이 놀라운 가르치심과 권능을 보면서도, 그 지혜와 권능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따르기보다는 애써 낮추어 보려는 태도를 보여준 것입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겉만 슬쩍 훑어보았을 뿐, 예수님의 깊은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진면목(眞面目)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하기보다는 자기들이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先入見)을 내려놓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의 권능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5절). 예수님께서 자란 고향이니 더 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귀신 들린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어 회복하게 하셨을 수도 있을 텐데, 오히려 적은 수의 병자들에게만 안수하여 고치셨을 뿐이었습니다. 더 큰 은혜를 받을 수 있었던 마을이었지만, 그들의 선입견과 무지(無知)로 인해 그 은혜를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들의 이러한 태도를 보시며 이상하게 여기셨다고 6절에 기록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여기셨다는 말씀은 놀라셨다는 말씀인데, 안타까워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들의 이러한 모습에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친척과 자기 집 외에서는 존경을 받지 못함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4절). 이런 모습은 종종 있는 일이라는 것을 언급하신 것입니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는 더 인정받고, 더 존경을 받는데, 자기 고향이나 가족들에게는 무시당하게 되는 상황들이 종종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친하다고 해서, 가깝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관계라고 해서 상대방의 영적 지도력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나사렛에서는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않으셨습니다. 5절에는 “거기서는 아무 권능도 행하실 수 없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 말씀은 예수님의 권능이 제한을 받았다는 표현이 아닙니다. 믿음이 없는 나사렛 사람들의 태도로 인해 권능을 행하시지 않으셨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대부분 상대방의 믿음을 보시고 권능을 행하셨는데, 그 믿음이 없으니 권능을 행하시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권능을 많이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면, 주님의 권능이 부족하거나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나사렛을 떠나 다른 마을로 다니시며 가르치심을 계속하셨습니다(6절). 그리고 열두 제자를 둘씩 짝을 지어 보내셔서 더러운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고 전도하러 내보내셨습니다. 둘씩 내보낸 것은 서로 돕고 협력하여 전도의 사역을 감당하도록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런데 전도하러 내보내실 때 지팡이 외에는 양식(糧食)이나 배낭이나 전대(纏帶, Purse, 돈주머니)의 돈 등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신만 신고, 옷도 두 벌 옷을 입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8절, 9절). 전도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 일에 신경 쓰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어디든 가면 그것에서 어떤 집이든 찾아가서 묵되, 한 집에 묵게 된다면 그곳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라고 말씀하십니다(10절).
그리고 제자들은 병자를 고칠 때 병자에게 기름을 발라 고쳤다고 13절에 기록하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기름이 상처를 치료하는 데 약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제자들의 사역은 단순히 영적 권능으로만 전도하고 병자를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는 것만이 아니었고, 그들을 돌보는 사역까지 행하였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예수님은 성자(聖子) 하나님이시기에 전능하신 권능을 행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물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권능과 권세로 병자들을 치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름을 발라 병자를 고쳐주는 것도 병행함으로 정성스럽게 병자들을 돌보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가 전도를 준비하면서 물질적으로 많은 것들을 준비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전도할 때 그러한 것들을 의지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전도하러 나선다면 하나님께서 나머지 부분은 그 필요를 채워주실 것이라는 교훈도 주십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복음을 전하는 제자들을 영접하지 않고 거부한다면 그곳에서 나오면서 발 아래 먼지를 떨어버려 증거를 삼으라고 말씀하십니다(11절). 복음을 전하되 그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복음을 듣되 거절한 사람이 그 결과의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발의 먼지를 떨어버리는 것은 나의 할 도리는 다했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제 책임은 상대방에게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복음을 제대로 전했는데, 상대방이 끝까지 듣지 않으려고 하고 거부한다면 더 이상 우리의 책임이 아닙니다. 물론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때까지 전할 수 있을 때까지 전해야 하겠지만, 우리가 복음을 제대로 전했다면 그 결과의 몫은 복음을 듣지 않는 상대방이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명령에 제자들은 나가서 회개하라고 전파하면서 복음을 전했고(12절),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자들에게 기름을 발라 고치는 사역을 감당하였습니다(13절). 제자들은 그동안 예수님께서 하신 전도와 귀신을 쫓아내시는 사역과 병자들을 고치시는 사역을 옆에서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제자들이 주님의 사역을 보게 하셨고, 그 권능을 제자들에게 주시며 그 사역을 감당하게 하신 것입니다. 나중에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후 승천(昇天)하시면 제자들이 이 복음 전도의 사역을 해야 할 자들이기에 이렇게 전도 훈련을 시키시면서, 실제적으로 그 권능의 열매를 거두는 것을 경험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음 전도는 이제 우리에게 맡겨진 사역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오직 주님께서 주신 권능을 의지하며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 있든지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의 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가르치심과 권능을 믿음으로 깊이 경험하면서, 더 나아가 그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여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대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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