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은동이 소식입니다.
은동이는 이제 정말 잘 먹어요. 여전히 사료는 안 먹지만 그건 식욕의 문제라기보다 훨씬 맛있는 걸 많이 먹다 보니 성에 안 차서 그런 거고요. ㅎㅎㅎ 어젯밤에 영양죽에 구운 소고기를 토핑해서 섞어줬는데 아주 잘 먹고, 방석에 가서 쉬다가 또 생각나는지 가서 빈 밥그릇 핥고, 다시 방석에 돌아갔다가 아무래도 미련이 남는지 또 가서 빈그릇 핥고... ㅎㅎㅎ 지금 은동이의 식욕은 제가 본 중에 최고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많은 양을 줬기 때문에 더 주지는 않았어요)
오늘 아침에는 제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식사가 조금 늦었는데, 일어나보니 혼자 또 빈그릇 핥고 있기에 얼른 호박죽이랑 남 약사님의 약을 섞은 뉴케어를 줬어요. 둘 다 바닥까지 싹싹 핥아먹었습니다. 약이 섞인, 게다가 잘 먹지 않던 음료류까지 깨끗이 먹어치우는 걸 보니 발병 전보다 식욕이 좋아지면 좋아졌지 못하진 않다 싶습니다.
엊그제 사흘 만에 변을 본 이후, 이제 은동님은 매일 하루에 한 번 건강한 똥을 싸주세요. 어젯밤에도 크고 굵은 변을 쑥 봤고, 오늘 아침에도 금빛 변을 떡 눴습니다. 아유, 진짜... 너무너무 기특해요. 응가 사진도 올리고 싶은데 그건 생략할게요.
깨알 자랑을 하자면 이제 은동이는 배변도 100퍼센트 가리고,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와는 달리 사람 말도 참 잘 알아듣습니다. 제가 굳이 배변패드 위에 올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찾아가고, 예전엔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고개만 갸웃갸웃했는데(하지만 그 갸웃갸웃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이제는 말귀도 척척 알아들어요. 예쁘고 착한데다 얼마나 똑똑한지, 세상에 뭐 이런 신통방통한 녀석이 다 있나 몰라요.
개홍역이 우리 강아지들을 만만히 여기고 덤볐나 본데 우리 애들이 어떤 애들입니까. 은동이는 허허벌판에 홀로 묶여서도 살아남은 녀석이고, 포근이 햇살이도 이 추운 날 황량한 잡초지에서 잡초보다 더 끈질긴 생명력으로 견뎌낸 녀석들이잖아요. 그 사지에서도 잘 버텨낸 은동이, 포근이, 햇살이가 홍역 따위에 지지는 않지요. 아무렴요. 늘 사랑 받고 건강하게 지냈던 피피, 보리, 태평이도 두말할 필요 없이 무사히 지나갈 겁니다.
홍역 니들은 완전히 끝났어!! 다신 팅커벨에 발도 붙이지 마라, 이 넘들아!!!
은동이의 개편한 세상
다른 강아지들에겐 꿈이지만 은동이에겐 생활입니다.
(2월 10일 사진)

꿈나라에서 놀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고



밥그릇 싹싹 비운 뒤


럭셔리 방석에서 떡실신하고 있다가

또 먹고...

먹고...


또 한숨 늘어지게 잔 다음
(잔잔하니 음악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들려줘봤는데 모차르트 피아노 소품집이 나오면 곧바로 꿈나라로 직행)


또 밥그릇 비우고...

뭐? 나 혼자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마는 가서 작업이나 해.
(제가 이렇게 눕혀놓은 거 아니에요. 일하다 놀아주러 갔더니 이렇게 반듯이 누워 있었어요 ㅎㅎㅎ)

우리 은동이 예쁘죠? ^^
그렇죠. ^^ 행복한애플언니님, 감사합니다.
곧 털고 일어나겠네요!!! :)
야무지게 먹은 걸 모니 정말 마음이 놓입니다. 역시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랑 받고 살아야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네요.
그럴 것 같아요. 저도 이제 마음이 좀 놓이네요.
ㅎㅎ럭셔리 은동이 정말 럭셔리 인생이 되었네요~~ 개편한 세상을 마음껏 누리렴~~^^
은동아 고마워~ 사랑한다~^^
산책 못 가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서 심심할 것 같아요. 다행히 애가 잠이 많아서 제가 일하고 있으면 계속 쿨쿨 자네요. ㅎㅎㅎ 그것도 기특해요. ^^
아잉 은동이 사진보다가 갑자기 적나라한 쩍벌사진 나와서 많이 놀랬다는! ㅎㅎ 지금와서 또 보고 있어요 쿄쿄쿄~
놀라셨쎄요? ㅎㅎㅎ 쩍벌도 너무 귀엽지 않아요? 깨구락지 같아요. ㅋㅋㅋ
@피피(일산) 완벽 쩍벌의 안정적인 자세입니다. 다른 견공들의 모범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