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굴의 종류
1. 바위굴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 울릉도, 독도에서 나는 굴로 일반 참굴과 달리 여름이 제철이다. 바위굴은 가을인 9월~11월이 산란기이다. 간혹 남해의 무인도나 동해연안의 암반 조하대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사새목 굴과의 연체동물인 바위굴은 크기, 식감, 향 모든 것이 일반 굴의 효능에 몇배로 함유되어 있다.
2. 벚굴
우리나라, 일본, 동중국해 등지에서 서식한다. 우리나에서는 주로 섬진강 하구, 과양, 하동 등에서 자란다. 껍데기가 매우 커 속살도 꽉 차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속살이 빈약해 '벙'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벙굴이라고도 불리며, 강에서 나는 굴이라 하여 갈굴이라고도 불린다.
강에서 나는 굴이라 바다에서 자란 굴보다 비린 맛이 적고 짜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식감과 달달한 맛도 난다.
프랑스에서도 굴의 출하 시기가 다가오면 강물이 흐르는 곳에 굴을 일정 시기 동안 담가두어 굴의 비린맛과 짠맛을 빼서 시중에 팔기도 한다.
3. 돌굴
돌굴은 둥그런 모양을 하고 있으며 오른쪽 껍데기에는 검은 대롱 모양의 가시가 나타나며, 왼쪽 껍데기로 바위에 붙어사는 굴이다. 주로 서남 해안의 조간대에서 자라는 굴, 조수간만의 차로 비해 알이 작고 향이 짙다.
4. 참굴(석화, 각굴)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알이 큰 굴이다. 싱싱한 굴을 고르기 위해서는 색이 밝고 선명한 것이 좋은데, 만졌을 때 탄력이 있어야 먹을 때 탱글탱글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참굴은 일반적으로 가을부터 봄까지 많이 먹는다. 여름에는 산란기이기 때문에 여름굴은 영양가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독성을 띄고 있다.
굴의 효능과 부작용
굴은 구리와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빈혈에 효과적이며 혈액 정화에도 좋다.
또한 굴에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은 콜레스트롤을 분해해줘서 성인병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몸이 차가울 경우 굴을 먹으면 소화능력이 떨어지기 떄문에
기운이 없어질 수 있으니 참고해서 먹으면 좋다.
5~8월은 굴의 산란기이니 독성성분이 있을 수 있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지역에 따라 굴이 자라는 방식
통영의 굴이 전국 굴 생산량 중 60~70%를 차지한다.
1. 수하식(경남 통영)
조가비줄은 가리비의 껍데기를 엮어서 굴의 유생을 붙여서 키운다. 줄에 매달려서 굴을 키운다.
통영 굴은 물 속에 내내 잠겨 플랑크톤을 충분히 섭취해서 성장 속도가 빠르도 알이 굵다. 다른 지역에서 2~3년생 굴을 먹는 것과 달리 1년생을 먹는다.
이른 아침 통영항 앞 서호시장에 가면 어지간한 식당에서 굴국밥을 판다. 한정식처럼 굴 코스 요리를 파는 집도 있다. '향토집', '대풍관'이 대표적이다. 굴밥, 굴전, 굴구이, 굴찜, 굴탕수 등 메뉴가 다채롭다.
2. 투석식(충남 서해)
갯벌이나 갯바위에서 자라는 굴로 '갯굴'이라고 한다. 남해 굴보다 작지만 맛과 향이 진하고 식감이 쫄깃쫄깃하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갯벌에 돌을 깔면 굴들이 돌에 붙어서 자란다.
서해 굴을 대표하는 지역은 천수만 일대이다. 충남 보령 천북면 장은리에 굴집 간판을 내건 70여곳의 굴 단지가 있다.
천북에서는 굴구이를 많이 먹는다. 굴칼국수, 굴물회도 별미다.
3. 지주식(충남)
조간대에 나무를 밖아서 굴이 달라 붙어서 자란다. 최근에는 '수평양식'이라고 프랑스에서 넘어온 방법인다, 평상에 펴서 굴을 키우기도 한다.
충남 서산 간월도의 갯벌에서 나는 굴은 조선시대 진상품이었던 어리굴젓의 원조인 곳이다. 간월도 어촌계에 등록된 어민 약 60명만 굴을 캘 수 있다. 젓갈용으로 좋은 굴은 3년생이다. 다 자라도 통영 굴의 절반 크기 밖에 안된다. 일반적인 서해 갯굴과 달리 간월도 굴은 가장자리에 지느러미가 발달해 있다. 충청도 말로'날감지'라고 하는데, 이게 6개 이상 있어 사이사이에 양념이 잘 벤다.
간월도의 어리굴젓은 천일염에 절인 굴을 상온 15도에서 15일간 발효한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물에 개 발효된 굴에 버무린 뒤 3달간 숙성한다. 이게 레서피의 전부이다. 처음에는 시큼하고 짭쪼름한데 씹을수록 곰삭은 맛이 기분 좋게 입에 맴돈다.
굴의 껍데기는 석회질이 풍부하기 떄문에 분쇄하여 비료 또는 사료로 쓰인다.
굴의 역사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바다에) 살어리랏다
나마자기(나문재)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고려 사람의 노래 '청산별곡'의 한 구절이다. '구조개'는 굴만을 이르기도 하고, 굴과 조개를 아울러 이르기도 한다. 한반도 신석기 시대 이래의 일상을 간직한 유적인 조개무지에도 굴 껍데기는 흔하다.
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온 서긍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에는 고기는 힘 있는 자들이 먹고, 보통 사람들에게는 수산물이 만만했다고 쓰여있다. "굴과 대합은 조수가 빠져도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므로 사람들이 힘껏 거두어들여도 없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실로 고려 사람들은 '구조개'를 먹고 살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허균도 <도문대작>(1611)에 굴 이야기가 씌여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함경남도, 강원도 바로 위 해역의 굴은 대단히 큰데 서해안의 씨알 작은 굴의 맛에는 못 미친단다. 이어 동해안의 석화(윤화)는 씨알 굵은 놈이 맛이 달다고 썻다.
굴은 젓갈로 쓰기에도 딱이다. 19세기 조리서 <시의전서>에 이미 굴젓이 따로, 어리굴젓이 따로 있다. 어리굴젓은 얼간을 해 산뜻하게 맛을 내는 쪽으로 갈래를 잡은 젓갈이다. 진석화젓은 소금에 절여진 굴의 즙을 받아, 그 즙을 다시 달여 부어 더 익힌 별미이다. 심심한 듯 삼삼하게 해 후루룩 넘기는 통영 권역의 물국젓도 지나치기 아깝다. 굴은 김치, 깍두기에도 빠지지 않는다. 식민지 시기의 중요한 조리서 어디에나 굴깍두기가 등장한다. 그 가운데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을 참고하면 굴깍두기는 큰 무 셋에 굴 한 보시기는 써야 한다. 이는 굴을 더 맛있게 먹자고 담근 깍두기 아닌가.
초간장은 뻔하다. 꿀 또는 조청, 잣가루, 다진 총백을 활용한 초간장. 초고추장에 잘 갠 겨자. 식초에다 초피 또는 후추로 방점을 찍어도 좋다.
유럽에서는 레몬 또는 라임 즙을 더한다. 그렇다면 고흥 유자, 제주 귤피는 어떨까.
출처 - [고영의 문헌 속 '밥상']
첫댓글 감사합니다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