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공격, 일본 기업이 직면한 '중대 리스크' / 10/15(일) / 다이아몬드 온라인
● 이스라엘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현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한 이후 양측 간에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
하마스는 육해공에서 공세를 펴 경계 부근에서 열리고 있던 야외 콘서트장 등을 습격해 260여 명이 희생됐다. 또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질로 가자지구로 연행하고 이 중에는 서방 국가 등 20여 개국의 외국인이 포함되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지상 침공하면 인질을 1명씩 살해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해 지금까지 양측 사이에서 2000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앞으로 추가로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하마스의 이번 공격 규모는 과거에 비해 압도적이며 이스라엘 측 사망자 수도 연간 많게는 두 자릿수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1200명 이상으로 두드러졌다. 극우 네타냐후 정권이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올 수밖에 없어 향후 문제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수는 92개로 그 중 39개가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 거점을 두고 있다. 필자 자신이 전체 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진출 기업, 또 앞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 출장자를 보내려는 기업 등에서 몇 가지 문의가 있었다.
● 이스라엘 주재원들을 국외 대피해야 하는가?
문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가 주재원의 국외 대피 여부다. 현 시점의 정세를 고려하면 사태가 금방 수습될 가능성은 낮고 군사력에서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보다 우세하다고 해도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인접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공격을 강화하는 추세이며 무엇보다 주재원의 안전을 고려하면 이미 국외 대피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미 국외 대피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필자도 주재원과 그 대동가족을 조기에 대피시키도록 전하고 있다. 일본으로 귀국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 중요한 것은 안전한 이웃나라로 대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10일 현재,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위드에어,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에어라인스 등이 잇따라 이스라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되면 그 수가 늘고 항공권 구입에 패닉 상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속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외무성의 리스크 수준만으로는 대피가 늦어질 우려도
또 하나는 앞으로 이스라엘 진출을 생각하고 있고 직원들을 출장시키려고 하는데 언제쯤 사태가 진정되느냐는 상담이다.
사태가 수습되지 않는 한 출장은 삼가는 것은 대전제지만 이스라엘은 기술로 첨단을 달리는 중동의 실리콘밸리이고 이스라엘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은 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현시점에서는 수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설사 사태가 수습되더라도 당분간은 상황을 주시하고 출장은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외무성의 해외 안전정보, 리스크 수준을 기준으로 주재원의 대피나 출장을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 그것이 첫 번째 기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세가 악화된다고 해서 바로 리스크 레벨이 인상된다고는 할 수 없다.
이번에도 가자지구의 레벨이 가장 위험한 레벨4로 상향된 것은 10일이며,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사흘이 지난 뒤다.
이것이 느리는지의 판단은 개개에 달려 있지만 외무성의 리스크 레벨에 근거한 행동으로는 대피가 늦어질 수도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업에 대해 외무성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기업 스스로 정보수집, 분석, 공유를 철저히 해 기업 스스로 한발 빠른 위기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이스라엘 이외의 일본 기업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
또 향후 정세를 감안하면 이스라엘 이외 중동국가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들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하마스는 오랜 세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그 이란과 이스라엘과는 오랜 앙숙지간이다. 이번 공격에서 이란은 개입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지상 침공하면 중동 각지에 있는 친이란 무장세력이 반이스라엘 투쟁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예멘의 무장단체 후시파와 이라크 민병대 바도르 여단 등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하면 미국도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이렇게 되면 예멘과 이라크에 있는 미국 권익에 대한 공격이 늘어날 수 있다.
중동에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Kataib Hizballah)와 카타이브 사이드 알 슈하다(Kataib Sayyid al-Shuhada), 바레인의 알 아슈탈 여단(Al Ashtar Brigades) 등 친이란 그룹이 존재해 오늘날의 군사충돌이 중동 전체로 영향을 확대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중동 각국에 있는 일본 권익이 직접적인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쟁의 격화와 장기화에 의해 중동 각국(더 넓게는 구미 제국도 포함)에 있는 이스라엘 권익이나 유대교 권익, 구체적으로는 이스라엘 대사관이나 이스라엘 기업, 유대교 사원 등을 겨냥한 테러나 폭력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각지에 체류하는 주재원은 그러한 장소에 접근하지 않거나 오래 있지 않는다는 의식이 강하게 요구된다.
또, 향후, 구미와 이스라엘의 결속이 강해지면, 구미 권익에도 같은 리스크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으로서도 그러한 주의 환기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