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배값, 갑이 된 조선소
2021년부터 상승세, 신조선가지수 역대 최고점 근접
업계 이익 실현 '초호황기'...향후 3년간 일감도 꽉차
신규 수요 '100척' 전망, 미LNG터미널 개발도 호재
조선 슈퍼사이클(초호황)의 원동력은 '가격'이다.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오른 뱃값이 올해부터 조선사 이익으로 실현되기 시작하며 구조적 호황단계에 접어들었다.
선박가격의 흐름은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러크슨이 전세계 조선업 통계를 분석해 내놓는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로 가늠한다.
조선업 시황을 판단하는 대표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오를수록 해당 시점의 선박가격이 높다는 뜻이다.
역대 최고점은 2008년 9월의 191.6이고 현재(2024년 7월) 수치는 187.98이다.
이 지표는 우하향하다 2021년 127부터 상승세가 시작돼 역대 최고점에 근접한 현재의 이르렀다.
신조선가지수를 근거로 업계엔 지금까지 총 두 번의 슈퍼사이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무역급증과 컨테이너선의 개발이 맞물린 1960년대가 1차 슈퍼사이클이고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한 2002~2007년이 2차 슈퍼사이클이다.
선박 수주와 인도 사이의 시차를 반영하면 조선사들이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시점은 이같은 신조선가지수 급등기 이후다.
2차 슈퍼사이클 구간에서 업계의 실적은 2002~2007년이 아닌 2008~2012년 급증했다.
지난 3년간 의 신조선가지수 상승에 이어 조선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뛰기 시작한 지금을 3차 슈퍼사이클 진입 구간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3년간 수주량으로 도크(선박 건조장)를 가득 채운 조선사들의 3년간 이익 고공행진이 보장된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이익이 급증하기 시작한 올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대표적 고수의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인도가격은 1억9550만~2억1800만달러다.
이 가격은 내년엔 2억1530만~2억1890만달러로 뛰며 2026년엔 2억2730만~2억3680만달러로 재차 오른다.
업계에선 2024~2026년의 이익급증 전망도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역대 최고점 수준에 근접한 신조선가지수가 앞으로도 더 뛰어 2027년에도 시차를 둔 조선사 이익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근거는 사상 처음으로 도래한 공급자(조선사) 우위의 시장이다.
앞선 2차 슈퍼사이클 기간엔 폭증하는 선박수요와 함께 공급도 급증했다.
중국에선 신규 조선소가 웋죽순처럼 늘었고, 한국 조선소들도 선박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도크를 늘렀다.
이내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자 공급과잉이 발생할해 신조선가지수가 급락하며 15년 장기 불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3차 수퍼사이클은 2차 떄와 다르다.
장기불황을거치며 중국은 대규모 조선소 구조조정을 마쳤고 한국도 대부분 중소조선소가 문을 닫았다.
2021년부터 수요가 늘기 시작했지만 2차 슈퍼사이클의 후폭풍을 경험한 업계는 도크를 늘리지 않았다.
조선사가 비싼 가격을 부르는 선주의 물량을 골라담는 '갑'이 된 셈이다.
A 조선사 관계자는 '이미 우리 조선사는 2026년을 넘어 2027년 일감도 가득 찬 상태'라며 '선박가격은 우리가 이끌고 있으며
가격은 앞으로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급자 우위 시장의 지속가능성과 관련, 업계는 미국의 신규 LNG터미널 개발 프로젝트 재계 여부에도 주목했다.
미국에서 2027~2028년 허가승인이 필요한 LNG 프로젝트는 6800만톤 규모로 개발에 돌입하면 100척 이상의 LNG선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연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의 지시로 승인이 잠정중단된 상태다.
신속한 승인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도 승인속도가 늦춰질 뿐 개발이 중단되진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인도 가능한 선박 건조공간이 감소하면서 선주들은 더욱 서둘러 발주를 진행한다'며
'주요 원자재인 강재가격이 하락하고 외주비 상승이 둔화됨에도 신조선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