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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퍼거슨: 왠일인가? 케이로즈. 이런 시각에 나를 다 찾아오고
케이로즈: 감독님.. 할말이 있습니다.
퍼거슨: 얘기해보게.
케이로즈: 저는 더이상 2인자로 남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참모형이 아니라 리더형이니까요.
더이상 퍼거슨의 MMC로.. 있기는 싫습니다!
퍼거슨: 그렇다면.. 지금 내게 도전장을 내겠다는건가?
케이로즈: 감독님의 짙은 그늘에서 벗어나고야 말겠습니다. 그리고 이 올드 트래포트의 주인이 되고 말겁니다.
퍼거슨: 하하하하하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케이로즈: 내기를 합시다. 시합으로 승부를 가려서요!
퍼거슨: 시합?? 껌씹기 시합 말인가? 하하 자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 껌 짝짝 씹기에는 따라올수 없다네
케이로즈: 이렇게 하죠. 제가 지휘하는 팀과 감독님이 지휘하는 팀으로 경기를 해서!
제가 이기면 감독님께서 이곳을 떠나시는겁니다!
퍼거슨: 만약에 자네가 지면?
케이로즈: 그건...............
퍼거슨: 하하하 그건 그때 가서 정하도록 하지. 그런데 말이야.. 자네가 지휘하는 팀이라니??
케이로즈: 감독님이 먼저 15명을 뽑으십시오. 그럼 제가 나머지 15명을 뽑겠습니다.
퍼거슨: 후훗. 핸디캡은 내가 가져야 하는거 아닌가?
케이로즈: 제가 이런 핸디캡을 가져야 도전을 받아들이실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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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준: 아.. 그래서 결국엔 퍼거슨 감독님과 시합을 벌이시게 된거군요.
영원한 2인자로서의 탈출을 위한 몸부림이었을뿐이죠. 하하
당시 해설자였던 파커와 킨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이번시합은 골리앗의 승리일것 같다고 했지요.
박유준: 결국엔 이렇게 위대한 감독이 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경기는 단순한 몸부림이 아니라.. 감독님의 위대한 탈출 이었던 겁니다.
위대한 탈출이라.... 하하하
일단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마침내 휘슬이 불리고.. 경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속이 타고 바짝 긴장했지만 퍼거슨 감독님은 웃는 얼굴로 껌을 짝짝 씹으시더군요.
뭐, 저도 그정도 스쿼드였다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요.
비록 우리팀이 객관적으로 보자면 훨씬 약했지만.
우리에겐 A팀과 다른 뭔가가 있었죠.
바로. 오기입니다.
이 경기에서 지면 우리팀 선수들은 모두 방출되거나 영원히 서브로 남아있어야했습니다.
A팀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대충대충 뛰었지만 저희 팀 선수들은 어금니를 머물고 뛰었지요.
하지만... 그들은 매우 긴장되어보였습니다.
마지막 퍼포먼스를 펼칠 기회가 그들의 우상이었던 자들을 상대로 한것이었으니까요.
초반부터 그들은 강하게 압박해나갔지요.
호날두의 개인기... 긱스의 드리블... 스콜스의 중거리슛.. 반데사르의 선방.. 모두 눈에 선하네요.
초반부터 저희팀은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하고 시종일관 A팀에 끌려다녀야 했습니다.
전반 시작 30초만에 호날두의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거든요.
주장이었던 실베스트르 조차 우왕좌왕하고 선수들의 조직력이 순식간에 와해되었지요.
저는 선수들을 독려하고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했지만.. 저도 차마 어쩔수가없었습니다.
그때, 마침내 선제골이 터졌죠.
전반 12분, 에브라가 중앙선에서 길게 호날두에게 내줬지요.
에인세... 한때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우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주전을 맡았던 그마저도 호날두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호날두가 무서운 속도로 드리블 하는 동안
저는 생각했지요. 과연 이 게임이 제대로 된 경기인가. 내가 쓸데없는 오기로 선수들 사기만 떨어트려놓는건가..
결국 예상대로 골이었습니다.
호날두는 우리팀선수들을 맘대로 농락했지요.
박유준: 호날두가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 아닙니까?
물론, 지금은 마라도나,펠레에 비견되는 세계 최고의 선수죠.
그때도... 그의 실력은 상당했습니다.
하하.. 그의 크로스 장면이 생각나네요.
라보나킥이라고 아세요? 오른발을 뒤쪽으로 빼서 왼발 왼쪽으로 옮긴뒤 차는 건데요.
이때까지 봤던 라보나 킥중에 가장 멋있었던 것이었지요. 뒤이은 루니의 슛도...
과연 탑클래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시클킥... 한국에선 오바헤드킥이라고 하죠?
루니의 엄청난 바이시클 킥으로 저희팀의 그물을 흔들었습니다.
그순간, 아마도 골그물이 철렁거리는 소리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나 봅니다.
골을 먹히자 선수들이 포기하기는 커녕, 어차피 이렇게 된거 몇골을 먹히더라도 공격적으로 나가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세월동안의 감독,코치생활동안 그렇게 떨렸던 적은 처음이었지요.
골을 먹힌지 2분만에 저희팀도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습니다.
첫번째 골을 어시한 호날두를 미처 막지 못한 에인세가 오버래핑 끝에 크로스를 올렸지요.
플레쳐의 완벽한 헤딩슛!
마치 첼시전의 그 헤딩슛을 보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A팀의 골키퍼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죠.
반데사르...
그는 공을 쉽게 잡아냈습니다
반데사르의 기막힌 선방에 우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지요.
선수들의 사기도 한순간에 꺾여버린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지성이가 선수들을 일깨웠죠.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우리는 이길 수 있다고..
포기는 아직 이르다고...
그후로도 A팀의 압박은 계속되었고
수비진과 쿠쉬착의 선방 끝에
저희팀도 사하와 스미스가 각각 유효슈팅 1개씩을 때리며
전반전을 끝마쳤지요.
라커룸에서... 저는 차마 선수들에게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의 굳은 얼굴과 의지는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말했지요. 이제 교체선수들이 들어오면 상대팀의 전력들이 좀더 약해질꺼라고.
역시나 퍼거슨 감독은 이적생들을 시험해보려고 했습니다 캐릭 대신 하그리브스가.스콜스 대신 안데르손. 호날두 대신 나니. 반데사르 대신에
포스터. 루니는 로시와 교체되었지요.
저는 체력이 소진한 실베스트르와 피케를 교체했지요.
박유준: 피케요? 레알 마드리드의 피케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세계최고의 센터백이었지요. 그땐 아직 어리고 유망주에 불과했지만 직감적으로 저는 그가 잘해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전...
양팀간의 엄청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어느쪽 하나 우세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저희팀의 탑 스트라이커였던 사하가!
부상을 당하고 만겁니다.
결국. 저는 신뢰가 잘 가진 않았지만 중국의 동팡저우 선수를 투입시켰습니다.
정신적 지주였던 사하가 부상으로 나가자, 선수들의 사기가 갑자기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38분...
보복적인 태클로 가까운 거리에서 프리킥을 내주었습니다.
키커는 긱스.. 노련미와 경험으로 무장한데다 환상적인 왼발까지...
쿠쉬착이 힘겹게 숨을 쉬는듯 했습니다.
저희팀 선수들의 숨소리가 제귀에 들리는 듯 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킥의 순간.. 공은 벽을 넘어서...
한선수의 머리를 향해 날라갔지요..
동안의 암살자,
솔샤르........
솔샤르가 마지막 남았던 희망마저 꺾어버리고 말았습니다.
2:0, 우리팀이 도저히 다시 일어날 수 없도록..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후반 42분, 마침내 추격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돌파하던 박지성이 낮으면서도 길게 스루패스를 깔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맨유 최대의, 잉글랜드 최대의 공격수 유망주에서
당시엔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던 스미스의 발 앞에 공이 멈춰섰습니다.
스미스가.. 반데사르 골키퍼의 눈을 노려봤습니다.
그리고.. 힘차게 때린 논스톱 슈팅이 그대로...
골문 구석에 쳐박혔습니다.
진정한 환희...
이때까지 맛본 기분중에 정말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해설자 파커와 킨은 너무 늦었다고 했지요.
우리에겐 5분 남짓의 시간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마침내 로스타임...
리차드슨의 크로스가 동팡저우에게 연결되었습니다.
올드트래포트의 모든 팬들의 눈이 그 중국인으로 향했습니다.
그의 인생 중 최대의 갈등상황이었겠지요.
슛이냐. 패스냐. 그것이 문제로다.
차징하는 반데사르 에워싸고 있는 수비...
마침내 동팡저우는 결정했습니다.
골욕심을 내지않고 어시스트를 하기로..
그리고.. 그의 패스는
존 오셔에게로 연결되었지요.
그리고 오셔의 마무리..
올드트래포트의 팬들은 오셔신을 찬양하며 열광했지요.
그리고.. 심판이 휘슬을 불었습니다.
경기종료가 아닌 노-골의 휘슬...
부심의 깃발은 높이 올라가있었습니다.
오프사이드... 동팡저우가 내주는 과정에서 오셔신의 오프사이드였다고 주심은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1분뒤..
마침내.. 경기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들렸습니다.
2:1....
맨유 B팀의 패배이자 저의 패배, 맨유에서의 제 마지막이었지요..
선수들의 눈에선 짜디 짠 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하지만 전 그들을 격려했습니다.
잘했다고..
심판의 판정이 이상했다고..
그리고 저는 퍼거슨 감독과
조우 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지시를 내려달라고 했지요..
그리고 그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되었다가
악몽같은 1년이 보낸뒤에도 퍼거슨 감독은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지요.
퍼거슨 감독의 말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다음날.. 저는 맨유와 재계약을 맺었지요.
수석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요.
퍼거슨 감독은, 이제 퇴임할 나이가 되었다면서
오늘 경기를 보니 이제 자신의 뒤를 맡겨도 될것 같다면서...
결국 제 위대한 탈출은 성공 아닌 성공으로 끝나버린거죠.
박유준: 와~ 퍼거슨 감독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군요.
휴.. 안타깝게도 이제 인터뷰를 끝내야겠네요. 더듣고 싶었는데.. 갈 시간이 되서요..
예, 안녕히 가세요~~ 한국의 팬 여러분들께도 안부 전해주시구요!
나는 기분 좋게 기자실을 나섰다.
그런데..
로이 킨 수석코치가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았다.
감독님.
올드 트래포트를 걸고 저랑 내기를
하시지 않겠습니까?
첫댓글 무섭네 ㅋㅋㅋ
ㅋㅋㅋ 언제부터 올드트래포트의 주인자릴 내기로 정하기 시작했을까?ㅋㅋㅋㅋ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뽑지 않은것이 아쉽네요 ㅠㅠ / 처음 봤지만 무지 재밌게 봤습니다 ㅎㅎ
오 ㅋㅋㅋㅋ 내용이 상당히 재밌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