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대사관, 용산 이전… 광화문시대 마감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결정안 통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 건물. 장승윤 기자
주한 미국대사관이 1968년부터 50년 넘게 머물렀던 광화문 시대를 마감하고 용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시는 “용산구 용산동1가 1-5번지 일대에 미대사관을 이전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3월 미대사관 이전 부지를 발표한 뒤 필요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새로운 미대사관은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인근으로 옛 미군기지가 있던 자리다.
용산 옛 미군기지 터에 이르면 2026년 신청사
주한 미국대사관 용산 이전 추진은 2005년 한미 정부가 ‘주한 미대사관 청사 이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2011년 서울시는 미 정부와 ‘주한 미대사관 건축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관련 지구단위계획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24일 서울시의 계획안 통과에 따라 미대사관은 높이 55m 이하로 최대 12층짜리 건물을 짓는 게 가능해졌다. 건축허가 등 후속 절차 등을 감안할 때 2년 뒤인 2023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2026년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화문에 있는 미대사관 건물은 1961년 미국 국제개발처의 원조로 지어졌다. 이후 주한미국경제협조처(USOM) 등이 사용하다가 1968년에 미대사관이 입주했다. 약 10년 뒤 해당 건물이 한국 정부의 소유라는 이유 등으로 이전이 논의돼 왔다.
시 관계자는 “1980년대 초에는 정동에 있는 옛 경기여고 터로 이전하는 계획이 추진되기도 했다”며 “해당 부지가 덕수궁 선원전의 옛터로 밝혀지며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선원전은 조선시대 임금의 초상화를 봉안하던 곳이다.
용산 미대사관 옆에 대사관 직원 등의 숙소가 들어설 예정이던 부지엔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약 3만 m²에 이르는 이 땅은 지난달 한미 정부가 맺은 부동산 교환 양해각서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기부채납을 받는 인근의 아세아아파트 150채와 교환하기로 했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세아아파트는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서울시 측은 “약 3만 m²의 공원을 조성하면 남산부터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이 연결돼 시민들에게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화문 부지는 현재 소유주가 외교부로 돼 있다. 서울시 측은 “외교부와 협의해 향후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 광화문 청사는 현재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되는 점 등을 미뤄볼 때 광화문의 역사성을 부각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창규 기자, 강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