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11월11일입니다.
이 날은 중국과 한국의 청춘들이 하나의 의미있는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데,
바로 한국은 빼빼로데이, 중국은 '솔로데이'입니다.
한국의 빼빼로데이는 30년 전 모 식품회사가 쵸코 빼빼로를 출시하면서 그 마케팅의 일환으로 연인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면 날씬하고 예뻐진다고 동네방네 광고를 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당시의 청춘남녀의 감성과 딱 맞아 떨어져서 엄청난 매출을 올렸는데, 아직까지 빼빼로의 인기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반드시 청춘남여들끼리 또는 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형제자매들간에, 또 동성친구들간에 구분없이 선물로 주고 받고 그럽니다. 여기에 문화활동까지 가세해서 이제는 빼빼로데이가 하나의 고유명사화 되었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컨텐츠에 착안.편승해서 그에 걸맞는 아이템을 개발.
필요한 정책을 국민에서 전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래떡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부(농림축산식품부)가 국민들의 쌀 소비를 높이기 위해 2006년 부터 시작한 캠페인인데, 가래떡을 놓으면 1111 형태라 이 날과 딱 떨어지게 됩니다. 가래떡에 색상을 입혀 보기도 좋게하고, 또 굽고,찌고,끓이고 해서 여러가지 파생상품을 내어 놓았습니다. 어느식당에서는 찌게에 가래떡을 길게 넣어 손님이 직접 가위로 잘라 먹게 하는 메뉴를 개발해서 꽤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젓가락데이도 있습니다.
올 해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청주시(한국).칭다오시(중국).니가타시(일본)에선 공동으로 오늘 젓가락 페스티발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청주에서 진행하는 젓가락 페스티벌은 세계 150개국으로 생중계 될 뿐 아니라 아랍권의 알자지라 방송까지 취재를 한다니 관심이 아주 높은가 봅니다. 문화적으로 삼국이 공통점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기에 충분한 아이템이군요.
가래떡데이와 젓가락데이는 정부주도의 켐페인 성격이 강해 일반 국민에게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기에는 상업적 상품과 비교하자면 자발적 동력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봅니다. 만약 정부도 이것을 기업 마인드를 갖고 찾아 들어가면 빼빼로데이 못지않은 대중성을 가질수도 있겠다 생각듭니다. 정부행사라는 이미지보다 생활속에 파고 들수 있도록 컨텐츠를 다양하게 잡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다못해 '가래떡 불후의 명곡''런닝 가래떡맨'이라도...
중국에도 11월11일을 기념합니다. 일명 꽝군지에(光棍節).
1111을 '광곤'(솔로:solo)로 의미 부여했습니다. 즉, 싱글들을 위한 날입니다.
첫 시작은 여러 설(說)이 있으나, 역시 상술이 발달한 중국답게 몇 년 전부터 기업 즉 상술이 끼어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 선두에 알리바바가 있습니다. 중국식 블랙프라이데이로 만들어 버렸는데, 작년 꽝군지에 날인 11월11일 0시 부터 1시간동안 팔린 금액이 물경 100억위안(한화 1조8천억원)을 돌파했다니 엄청난 행사입니다. 올 해는 작년대비 두 배 정도로 목표를 잡고 대대적인 홍보몰이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꽝군지에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그 중. 1993년 경. 남경대학교에서 곧 졸업할 시기도 다가오는데 여태까지 여자친구도 없는 4학년 솔로 4명이 침대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서로 뜻이 맞아 11월11일을 '광곤절'로 명명하고 외톨이끼리 조촐한 기념을 한 것이 처음이라는게 일반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입소문으로 이 학교 저 학교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서 매년 11/11에 남여 솔로들이 모여 작은 위로 축제를 거행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같은 날 '탈곤절(脫棍節: 솔로 탈출) 이란 모임도 만들어졌습니다.
북경이공대학에선 '경공관공절(京工光棍節)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남경대학교보다 한해 빠른 1992년에 처음 시작했다는 주장입니다. 여하튼 그 시초가 어디서 부터든 대학 문화에서 시작한 것은 맞는 듯 합니다. 별 의미가 없었던 미미한 시작에는 별 관심 없다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될 때, 우리가 바로 그 시초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옛날 민간풍습의 기원을 찾는 것 만큼이나 어렵겠지요.
광군절 기원과 관련 청춘 고사가 하나 있습니다.
남경대학교에 이름이 목광곤(木光昆:무꽝쿤)이란 학생이 있었는데, 이름이 특이하여 어릴때 부터 대학생활에 이르기까지 친구들이 별명으로 '꽝꾼(光棍)' 즉, '싱글'이라 불렀습니다. 그래서인지 변변한 여친 하나 없었습니다. 그러다 대학 2학년때 여학생을 사귀게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그 여친이 불치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상심이 컸던 광곤은 기숙사 옥상에 올라가 촛불을 켜고 슬프게 피리를 불었습니다. 이것을 본 친구들이 평소 '싱글'이라고 조롱했던 터라 큰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대학 4학년이 되던 어느 날. 광곤의 생일인 11월11일 친구들이 광곤을 불러 기숙사 옥상에서 조촐한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때부터 11월11일을 꽝군지에(즉, 싱글데이)로 기념하기 시작했다는군요.
오늘의 중국식 빼빼로데이는 이제 더이상 청춘남여.솔로들의 낭만절이 아닙니다.
친구간,연인간 선물을 주고받는 중국식 블랙프라이데이로의 의미가 더 커져 버렸습니다.
"单身情歌"
林志炫-相约丹丘
(후난tv. '꽝군지에' 전야제(2013))
첫댓글 중국은 역시 넒은 나라에 인구도 많고... 전하여 내려오는 이야기도 많고.. 우리나라도 반만년 즉 오천년 역사라고
하는데,,,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제가 모르는게 많아서 그런지... 이제는 나라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할 만큼 성숙해 졌는데... 험험 *^^*
날씨 싸늘해지니 가래떡 생각나지요 ...
금방 뽑아낸 가래떡 참 맛있는데~~~ㅎㅎ
꿀에 쪽 찍으먹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