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당 (방어진성당) 박상운 바오로 주임신부님께서 벨라뎃다에게
봉성체 하기위해 병원을 방문하여 기도해 주십니다.
한 가닥 희망 수술은 물거품이 되고....
벨라뎃다의 7번 목뼈를 수술하기로 한 날이 8월 9일 오전 11시 경이었습니다.
위암이 뼈에 전이되어 7번 목뼈가 내려앉아 5번, 6번, 7번 뼈를 긁어내고, 철망을
끼운 다음 그 안에 엉덩이 뼈 또는 인공뼈로 채우는 수술이었습니다.
벨라뎃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교우들이 수술시간 이전부터 병실로 와서 기도를
하시는가 하면 유럽 성지순례에서 가져온 기적수를 갖다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수술 시간이 다가오자 담당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을 할 여건이
안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날 밤 벨라뎃다의 목뼈를 X레이 촬영한 결과 2번과 3번 목뼈도 주저앉기
시작했다는 충격적인 말을 하는 게 아닌가요?
보호자가 굳이 수술을 원하면 할 수는 있지만, 5번, 6번, 7번 목뼈를 하나로 잇는
수술후 1주일 뒤에 다시 2번, 3번 목뼈에 대한 수술을 한다면 환자만
고통스러울 것이란 말에 수술을 포기했습니다.
벨라뎃다가 목을 가누지 못해 수술이라도 하여 목이라도 스스로 가눌 수 있으면,
위 절제 수술및 방사선 치료로 호전되기를 바랬건만....
▲ 본당 교우들이 찾아와 "벨라뎃다! 넌 꼭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전 교우들이 너를 위해 기도한단다. 너도 그 아픈 몸을 이끌고 주님 일에
얼마나 열심히 했노? 주님께서 너의 그 열성을 봐서라도 꼭 치유해 주실거다.
힘내라." 격려와 기도를 해 줍니다.
벨라뎃다! 당신 위암 4기 란다..
수술에 대한 기대는 물 건너가고 어쩔 수 없이 처남과 저, 그리고 재현, 재근이
이렇게 4명이 그동안 모든 일을 벨라뎃다에게 숨김없이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벨라뎃다! 이제 모든것을 숨김없이 말할테니 놀라지말고 차분하게 들어라.
네 7번 목뼈가 내려앉은것도 갈비뼈가 금이 간것도 다 암이 전이되어 그렇단다.
위 내시경과 조직검사 결과 위암 4기라고 한다.
오늘 7번 목뼈 수술할려고 했는데, 그 사이 2번과 3번 목뼈도 내려 앉기
시작해 수술을 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수술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모두 밝히자, 벨라뎃다는 의외로 차분하게 받아 들였습니다.
이미 스스로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손 위 처남은 모든것을 다 밝혀주고는 통곡을 하면서 병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도 울고 저 역시 울고 그런데 벨라뎃다만은 의연하였습니다.
"괜찮다. 오빠야. 블라시오, 재현아, 재근아 울지마라.
엄마가 언제 집에 붙어 있더나? 내가 먼저 너희들 곁을 떠날지라도 그냥 엄마가
성당 봉사일 하러 나갔다 생각해라."
벨라뎃다의 수술이 잘 되기를 기도하기 위해 병실밖에서 기다리던 교우들도
온통 눈물바다를 이루었건만 냉정하리민치 차분한 벨라뎃다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손 위 동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더니 철의 여인같은 벨라뎃다도 마침내 눈물을 흘리더군요.
"형부요. 내가 먼저 가는 것은 하나도 두렵지 않심더. 다만 우리 착한 불라시오가
불쌍해서 우짜끼요. 그라고 저 순하디 순해 빠진 애들 둘이 장가도 못 보내고
가야하는게 마음에 걸림더."
벨라뎃다의 그 한마디와 눈물이 또 다시 여러 사람을 울리고 말았습니다.
▲ "며칠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팔팔하게 다니더니 이게 왠 일이고?
네가 위암이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우리가 기도할께 꼭 낫는다는 자신과 희망을 가져라."
벨라뎃다 입원 3주만에 방사선 치료에 들어가고
목 뼈 수술을 못하게 되자 바로 방사선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모두 10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8월 20일(금)이면 방사선 치료를
다 받는 셈입니다.
이후 치료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항암치료만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기도해 주신 덕분에 성모승천대축일인 8월 15일부터
알약 진통제를 먹고 비타민제만 투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가려고 일으켜주면 전에 보다 가볍게 일어나는 편이구요.
혈색도 좋아지고 병문안 온 교우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에
"벨라뎃다야. 니 환자맞나?" 이런 말까지 하십니다.
▲ 본당 교우 자매님이 아침일찍 성 바오로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벨라뎃다를
방문해 자신의 투병생활을 이야기 해 주십니다.
그리고 제가 벨라뎃다에게 쓴 편지글을 잔잔하게 다 읽어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듣고있는 벨라뎃다네요.
걸어서 성 바오로성당 성전까지...
8월 29일! 저 혼자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방어진 본당으로 가서 미사를
드리고 때마침 홍보분과에서 발행한 책자 '어진골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오늘 주보와 '어진골 사람들' 두 권을 챙겨 벨라뎃다에게 보라고 건넸습니다.
주일인지라 병문안 오는 교우도 뜸한 터에 저도 모르게 잠이 살짝 들었나봅니다.
잠결에 슬피 흐느끼는 소리에 깨어나 벨라뎃다를 살펴보니, '어진골 사람들' 책자를 보면서 흐느껴 웁니다.
저희 동네 김춘자 헬레나 자매가 쓴 성모회 자랑거리를 읽으면서 소리내어
우는 게 아닙니까?
아직 자는 척 더 지켜보니 이제 본당 행사 이모저모 사진들을 보더니,
"주님! 벨라뎃다 여기 있네요. 세족례 하던 사진도 있구요.
성체조배 5주년 기념 사진을 보면서 "벨라뎃다 여기도 있네요."
"주님! 왜 저를 데려가려고 하세요? 저는 아직 할 일이 많은데요." 하면서 더욱
슬피 흐느끼는게 아닙니까?
저대로 두면 안되겠다 싶어 "벨라뎃다야! 어디 초상났나? 와 그리 우노?"
하고 달래고는 기분전환을 시켜줘야 겠다 싶었습니다.
병원에서 누워 바라보기만 하고 감히 걸어 가보지못한 성 바오로 성당입니다.
벨라뎃다가 좀 나으면 성 바오로 성당까지 데려가고 싶었던 마음만 간절했습니다.
병원생활 한지도 어언 한 달하고도 8일차
너무 누워있기만 했던 벨라뎃다에게 "암 환자는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면
좋단다. 햇볕도 쬐고 걷기운동할래?" 했더니 기꺼이 좋다고 일어섭니다.
7층 복도만 거닐다가 "1층까지 내려가까?" "그러지요." 흔쾌히 대답하는
벨라뎃다를 데리고 1층까지 와서 바깥으로 나와 햇볕을 쪼였습니다.
"벨라뎃다! 좀 나으면 성 바오로 성당까지 데려갈께." 했더니
"지금 가 보자." 합니다.
계단이 좀 가파르지만 성모님을 뵙고, 성전에 가서 조배도 해야겠다는
생각 탓인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올라갑니다.
마침 벨라뎃다가 성전을 찾아가는 것을 반기기라도 하는양,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덜 흘리고 올라갔습니다.
"성모님! 벨라뎃다가 왔습니다. 저의 병을 고쳐주세요."
"요셉 성인님 저의 가정을 지키게 도와주세요."
벨라뎃다의 간절한 기도는 제 코 긑을 찡--- 하게 만들었습니다.
성전 맞은편에서 잠시 쉬고 있노라니 승용차가 들어오더니, 수녀님과
자매님이 내려 우리쪽으로 오십니다.
수녀님께서 "벨라뎃다 자매님 아니세요?" 하며 반갑게 인사하십니다.
저는 벨라뎃다를 아는 수녀님이시려니 했는데, "수녀님! 저를 아세요?
저는 처음 뵙는데요. 저를 어떻게 아세요?"
그랬더니 수녀님께서 활짝 웃으시며 "형제님이 대리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봤는데 척! 보니 알겠던데요."
그리하여 수녀님과 함께 벨라뎃다를 부축하여 성전에 들어가 조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제대앞에 이르러 깊숙히 조배하는 벨라뎃다 모습을 사진촬영했으면
좋았을 것을....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성 바오로 성당까지 올라오리라 생각을 못했던 탓에 카메라를
안 가져왔거던요.
여하튼 39일만에 스스로 눕지도 앉지도 못하던 벨라뎃다가 마침내 스스로
일어나는가 하면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주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본당 교우 모든 분들과 저희 부부 사연을 읽은 전국의 교우들 격려와
기도 탓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너무 가슴벅찬 기쁨을 지니고 이 밤을 지새웁니다.
첫댓글 베라뎃다 자매님께 치유의 은총이 오시길 갈절히 바래 봅니다,,,벨라뎃다 자매님,형제님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주님께서 두 분을 사랑 하십니다,,,
울산에 살면서도 방어진성당에는 언젠가 한번 가봣습니다. 호스피스봉사를 10년째하고 있으면서 많은 환자를 봐왔지만 벨라뎃다 자매님의 열심히 사셨던 모습이 가슴으로 와 닫습니다 ...자매님께 주님은총내려주시길 바래봅니다.
어쩌면 좋을까 요 눈물이 나네요
무어라 할 말을 못 찾겠습니다. 벨라뎃다 자매님의 고통에 동참하며, 자매님께 주님의 은총을 간구하는 모든이와 함께하겠습니다. 늘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