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퇴근하면서 지나다니는 평발마을 평발고개.
그 고개 양 옆으로 자그마한 두 봉우리가 솟아있다.
북쪽으론 자마왜성이 있는 자마산(子馬山 △243.4m)이고, 남쪽이 밤갓산(200.9m)이다.
이 밤갓산은 남쪽 와성만(臥城灣)과 웅동만(熊東灣) 사이의 툭 튀어나온 돌출부위에서 오르는 게 편리하다.
이곳엔 ‘흰돌메공원’이란 예쁜 이름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흰돌메’라는 이름은 순수한 우리말이지만 어쩐지 생소하게 들린다.
예전엔 한자로 ‘백석산(白石山)’이라 불렀다한다.
이는 흰 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어서고, 나중에 공원을 조성한 뒤 이름을 공모한 게 ‘흰돌메공원’이다.
공원엔 매점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육교와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데크에서 상전벽해를 이룬 신항의 모습이 펼쳐진다.
흰돌메공원은 남파랑길과 연계해야만 되고, ‘밤갓산’을 거쳐 일주하는 코스를 만들어야만 제 값을 다할 것이다.
‘밤갓산(200.9m)’은 우리네 민초들의 친숙한 이름으로 보인다.
밤나무가 많은 산이라서 그렇게 불렸으며, ‘갓’은 ‘산’의 또다른 이름이니 ‘역전앞’처럼 중복된 이름이다.
산이름처럼 밤나무가 많을 거라며 봉지하나 가져가자하였더니 실제로 토실밤을 제법 주웠다.
날등을 타고 능선으로 곧장 내려설 계획이었으나 밤을 줍다 그만 묵밭 잡풀을 헤치며 내려서고 말았다.
여기서 팁 하나.
“어느 곳이든 예전에 밭이 있던 곳(묵밭)은 풀이 우거져 있기 십상이니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궤적.
차를 날머리인 '베르디움아파트' 인근에 세운다면 '남산'을 원점회귀로 함께 탈 수 있어 짧은 코스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남산(南山 184.5m)에는 훼손이 덜 된 '웅천왜성(熊川倭城)'이 있어 일본인들도 자주 찾고 있는 곳.
2번국도 건너엔 ☞웅천읍성'있어 살펴볼 만하다.
5km가 조금 넘었으나 시간은 의미가 없다.
고도표.
밤갓산 표지기.
오후 1시에 흰돌메공원 도착.
남파랑길 '창원6코스' 안내판을 본다.
차를 주차한 뒤 흰돌메공원 육교를 건넌다.
육교와 흰돌메공원 전망대.
당겨본 전망대.
내려다보는 신항.
조감도.
육교를 건너서...
전망데크에 올랐다.
내려다보는 전망.
진해신항 조감도.
남산 정상엔 웅천왜성이 있다.
당겨본 웅천왜성. Gps가 없을 때 이쪽으로 칡넝쿨을 헤치며 오른 적이 있었다.
밤갓산을 오르며 잘 조성된 산책길을 따른다.
게이트를 통과.
바닥에 깔린 '씨티109동 앞으로'라는 코팅지.
추석을 앞두고 깨끗이 벌초한 무덤.
아직 벌초가 이루어지지 않은 무덤.
등산로 안내판.
우측으로 평상이 놓여있고, 희미한 산길이 보인다.
등산로 안내도의 현위치.
등산로는 평이한 산책길 수준.
밤송이가 열렸지만 아직 덜 익은 듯. "아항~ 이 산이 밤갓산이제"
이 열매는 옻나무열매?
덜익은 밤송이를 까는 아내. 아삭아삭 떫떨한 맛.
호젓한 등로.
다시 등산안내도가 있는 갈림길. 우측으로 난 길은 정혜원.
등산로안내도.정혜원은 노인복지시설로 요양원. 흰돌메공원의 에리어는 여기까지인 듯.
말끔히 단장된 묘지를 오르자...
안부에서 풀숲을 만나 길찾는데 애를 먹는다. 옆으로 살짝 내려서니 '신안주씨선산'
풀숲을 헤치며 산길을 더듬는다.
미국자리공이 어지러이 제멋대로 자랐다.
나는 소문난 산또라이라 그렇다 치고, 뒤따르는 애먼 우리 아내가 애를 먹는다. 우리는 그렇게 제일 높은 데에 올랐다.
표지기를 건 곳은...
역시 미국자리공이 터를 잡은 곳.
이제부터 '봉사 코끼리코 만지는 형태'.
묘지를 지나고...
"이 세상을 아름답다 생각하십시요"라는 코팅지가 나무에 걸렸고, 붉은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나는 이 나무에 수목장을 하였다고 확신하였다. 그렇게 아내에게 아는 채를 하였는데...
다시 "이 시간이 참 소중한 순간입니다" 코팅지가 또 걸려있다.누군가 사는 의미를 깊이 새긴 동기가 있었나 보다.
펑퍼짐한 산속에서 애살이 남다른 아내가 밤을 줍기 시작이다.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산 밑에 널따란 묵은 밭이 펼쳐져 있다. 지형도를 확인하니 옛길이 그어져 있어 내려섰더니...
"에구~ 이런 풀밭에~"
밭두렁도 묵었고, 농로도 묵었다. 묵밭으로 가는 것보다 묵밭 제일 위의 산쪽으로 붙어 어렵사리 길을 헤쳤더니...
성묘를 한 무덤.
다시 산쪽으로 붙어 풀길을 헤치다 뒤돌아보는 모습. 뒤따라오는 아내가 애를 먹는다.
농로도 묵었고, 밭도 묵었다.
오른쪽 묵밭 건너에 처음 내가 계획했던 능선이 내려앉고 있다.
묵밭 위로는 내가 내려선 나즈막한 산자락.
농로.
농사를 지을 땐 경운기가 다녔음직한 길.
은행나무 한 그루와 감나무농장의 철문을 돌아보니 아내는 힘겹게 터덜터덜.
계획했던 능선 끄트머리와 아파트단지.아까 차로 이동하면서 내가 내려올 능선을 들여다 보았더니 울타리 쳐진 밭옆으로 산길이 뚫려 있음을 확인하였다.
터덜터덜 아내의 발걸음.
포장농로에 내려서서...
이제는 편하게 걷는다. 우측 비포장길이 우리가 내려온 길.
내려서다 돌아본 모습.
아스팔트 도로에 나왔다.
우측에 대단위 아파트단지.
당겨보니 '베르디움아파트'
나온 곳을 돌아보니...
그 옆이 '풍성농원'이다. "나는 바담풍해도 너거들은 바담풍해라"라는 혀짜른 훈장의 말이 생각난다.
"후답자들은 이 길로 내려오지 마시라."
배고프다는 아내와 함께 와성마을이 보이는 맑은 곳을 찾아 들어간다.
느긋하게 대추담금주를 곁들인 요기를 마친 뒤 바다 한가운데 먹이사냥을 하는 새를 당겨 찍었다.
돌출된 바위는 길모르는 선박의 위험요인.
이제 흰돌매공원으로 회귀한다.
바다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고가도로(남해제3고속지선)가 있고...
해변엔 '와성만매립 결사반대' 현수막이 달려있다. 이 바다를 매립하려나 보다.
고가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해안가를 내려다보니 낚시꾼들이 여럿 보인다.
이 길은 이름도 아름다운 '남파랑길'
해안가로 길이 열려...
내려서면...
아주 호젓한 길. 그러나 찾는 이가 많지 않은 듯 풀이 웃자랐다.
해안길에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그림자 보이지 않아.
바다 건너 웅천왜성이 있는 남산.
돌아보다...
내가 걸어온 길을 당겨보니 시루봉이 잡혔다.
좌로 크게 휘도는 곡각지점에 데크계단이 있다. 흰돌메공원으로 회귀하였나 보다.
시설물은 녹슬어 볼품없고...
언덕 위로 흰돌메공원이 올려다 보인다.
끄트머리 돌계단으로 올랐더니 흰돌메공원.
주차장.
밤갓에서 수확한 밤과 영지.
'흰돌메공원'은 이대로는 미완의 공원이다.
아까도 언급했듯 '밤갓산'을 한바퀴 도는 산책코스를 만들었으면 좋을 것이다.
산이 험하지 않아 제초작업을 하여 길을 낸 뒤 이정표 몇 개만 세우면 될 일.
차를 타고가다 잠깐 세우는 곳으로는 볼꺼리 풍성한 요즘의 추세에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