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조병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 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디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 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디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 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한국 대표 명시 2, 빛샘]===
조병화(片雲 趙炳華, 1921~2003)
호는 편운, 경기도 안성 출생. 경성 사범 졸업. 일본 동경 고등사법 이과 졸업.
중앙대, 이화 여대, 경희대, 인하대 학장. 대학원장, 부총장 등 역임.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등단. 아세아 자유문학상, 경희대에서 계관시인으로 피선되었다.
『하루만의 위안』, 『인간 고도』, 『오산 인터체인지』, 『안개로 가는 길』등 다수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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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조병화 시인님은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몇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자리를 비울 준비를 해야 하는 때를 기다립니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기분 좋은 나날 되세요.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