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에서 야외활동(outdoor activity)이 가장 활발한 도시로 손꼽히는 포틀랜드. 산과 호 수 강이 흐르는 이곳에서 인근 비버톤으로 이동하면 일본식 정원과 호수, 육상 트랙을 갖 춘 나이키 본사 캠퍼스가 나타난다. 마치 공원을 연상케 하는 나이키 본사에서는 양복을 갖 춰 입은 사원들을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 셔츠바람에 운동화를 신고 근무하는가 하면 호 숫가 파라솔 아래에서 음료수를 앞에 두고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근무시간에도 조깅을 즐기는 사원들을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그러나 실내외 어느 곳에 서도 담배를 피울 수는 없다. 건강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나이키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세기 핵심전략은 기술력
육상선수 출신으로 나이키를 창업한 필 나이트 회장은 스스로 본사 캠퍼스 주변을 자주 뛴 다. 뛰다가 종업원이나 고객들을 마주치면 끊임없이 "나이키 제품이 어떠냐"고 묻는다. 나이트 회장은 "제품개발이 연구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 있지만, 이제 시장 과 소비자가 모든 것을 바꾼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키의 경영모토는 `고객'과 `품질'이다. 고객요구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고품질 상품을 개 발하기 위해 기술력을 집중시킨다는 전략.
한국인 부사장인 하만경 박사는 "건강과 스포츠에 관련된 고객들의 수요를 끊임없이 개발하 는 것이 미래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미래사회가 다가올수록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그만큼 스포츠에 대한 고객 들의 욕구(needs)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것. 이를 위해 나이키는 21세기에도 최고의 제품력을 끊임없이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념 을 갖고 있다. 톰 클라크 사장은 "신발과 의류 용품 3개 분야에서 동종업계 최다수의 디자 이너를 확보하고 제품개발에 동종업계 최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본사 스포츠 연구소에는 14명의 연구원이 운동선수들의 신기록 경신을 위한 제반 연 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원의 40% 가량이 생체공학분야에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신체운 동기능을 연구할 수 있는 첨단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마리오 라포튜네 연구개발부장은 "발에 가장 편안하며 부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경기력 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발을 개발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말한다.
나이키는 전세계적인 스포츠연구를 위해 일본과 유럽에도 스포츠 리서치랩(연구소)을 설치 했다. 디자인 개발을 위해서는 본사 제품혁신팀 내에 73명의 디자이너를 확보하고 연간 700 여종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전직원이 스포츠정신으로 무장하기 위해 본사 캠퍼스 곳곳에 스포츠 환경이 두루 조성돼있 다. 본사 건물들이 조깅트랙으로 둘러 싸여져 있고 직원들을 위한 스포츠센터는 농구장과 테니스장 축구장 등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어 항상 스포츠와 가깝게 지낼 수 있다.
현지 생산·판매는 실천방안
나이키는 철저한 기술력으로 첨단디자인과 고품질상품을 개발해내는 데 사력을 집중시키고 나머지는 외주에 맡긴다는 독특한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 창업 당시부터 제조는 기존의 제조업체들이 잘 할 것이라는 생각에 각 현지별로 OEM(주문 자 상표부착) 생산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각 국가별 유통업체들과 파트너쉽(제휴관계)을 맺 고 유통관리를 맡긴다.
이로 인해 전세계 110개국의 영업망과 50개국 400개의 생산공장을 손쉽게 구축했다. 톰 클 라크 사장은 "기회비용을 줄이고 생산의 유동성을 원활하게 하는 데는 지역별 분업체계가 적격"이라며 "21세기에는 보다 효과적인 아웃소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나이키는 생산을 외주에 맡기는 대신 철저한 품질관리를 중시한다. 이른바 `추방자 프로그 램'을 이용해 본사의 스탭진들을 해외공장에 상주시키며 제품의 질을 감시·감독한다. 첨단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청공장과 본사간의 각종 정보교환을 활발히 진행한다. 품질관리 못지 않게 현지 생산공장들과의 원활한 관계도 강조한다. 우선 생산공장의 업무환 경을 주변의 토착기업들보다 월등히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다. 하청계약서에 국제표준보다 유리한 근무환경과 근무 조건을 명확히 규정해놓는다.
나이키는 현지 생산·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1세기에는 인터넷 마케팅을 보강하겠다는 전 략이다. 톰 클라크 사장은 "21세기 정보통신시대에 전자상거래에 의한 스포츠 용품 판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전자쇼핑몰을 관리하는 부사장을 새로 두고 쇼핑몰 개발에 많 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세기를 이겨나가는 나이키의 또 다른 영업전략은 스포츠 마케팅이다. 테니스의 존 메켄로 와 안드레 아가시, 농구의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펜, 골프의 타이거 우즈, 축구의 호나우 도, 육상의 칼 루이스, 야구의 박찬호 등이 모두 나이키 제품을 사용한다. 본사 건물 가운데 마이클 조던빌딩과 타이거 우즈빌딩도 있다. 우즈와 조던은 제품 브랜드 명으로도 쓰인다.
홍보담당자인 안드레아 코르소 양은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미국팀을 초청해 최고경영진과 파티를 열고 미아햄 빌딩을 새로 만들었다"며 "이미지제고와 시장확대에 스포츠 마케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소개한다.
창의성 발휘한 조직관리
톰 클락 사장은 다른 임원들과 똑같이 2평 남짓의 좁은 방에서 근무하면서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언제든지 평직원이나 고객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다. 사원들은 복장뿐만 아니라 근무시간에서도 자유롭다. 근무시간에 한 시간 조깅을 즐기면 한 시간 늦게 퇴근하면 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는 기업이념이 담 겨져 있다.
나이키의 아태지역본부 인사담당자인 이덕성 이사는 "나이키가 30여 년만에 세계적인 기업 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성을 존중했기 때문"이 라고 설명한다.
나이키는 직원들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유도해 회사발전을 도모하는 CFE(우등생 지도)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영어가 부족한 사람은 학교에 보내고 본사 경영방식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본사로 1주일 씩 출장을 보낸다. 또 나이키의 전세계 경영슬로건인 「정직성」 과 「경쟁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
첫댓글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디자인이나 상품의 기능이 회사내 연구소나 일부 엔지니어에의해 창출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않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형태를 미리 검토후 제작해야 하죠. 결국 제품은 연구소 직원이 아닌 소비자가 사용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