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 토요일
곰배령으로 떠나보는 유유자적한 여행 ~!!
강원도 곰배령
곰이 하늘을 향해 배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라 지어진 이름.
천상의 화원
우리나라 야생화의 보고(보물창고)로 유명해 얻은 별명.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까?
아, 곰배령을 안고있는 "점봉산" 얘기를 빠트릴순 없겠지?
점봉산은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마주하고 있는 산인데~
설악산이 화려한 산세로 이름을 날리는 반면, 점봉산은 그저 시골 아낙네처럼 수수하다.
그러나~! 이 산의 품은 한없이 깊고 깊어서
그 깊은 품에서 나무가 자라 숲이 되고, 다시 다른 나무에게 자리를 내주는 천이가 이뤄지거든...
이 때문에 점봉산은 ‘활엽수가 이룬 극상의 원시림’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 원시림 끝, 점봉산을 넘는 부드러운 고개가 바로 곰배령이다.
이 고개에서 봄부터 여름까지 야생 들꽃이 아름드리 어울려
그들만의 조용한 꽃 축제를 벌이는데
극상의 원시림 속을 거닐며 만나는 꽃 세상이 사람 마음을 꽈악 붙잡는다.
그렇기에~
살면서 한번은 꼭 봐야하는 행복한 추억여행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거.
궁금해지지 않을쏘냐? 그지이... ㅎㅎ
그 멋진 곳을 담아보려 떠난 여행이 이번 유유자적 컨셉이다.
자, 얼마나 이쁜지 한번 감상해 보까나?
아... 너무 설레어 그러나?
계속 어설프게 누워있긴 있는데 잠을 못이루고 헤맨다.
허걱~
눕자마자 천둥같은 알람이 울려 깨보니 허얼~ 전화벨이네?
원래 3시40분에 맞춰놨는데 3시 반도 안되어 누군가의 전화로 깼는데
엄청난 피곤함이 몰려온다.
마음은 설렜는데 몸은 못따라 주네... 쯧쯧
이런게 늙었다는건가?
곰배령 오르는 방법은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귀둔리주차장에서 오르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코스"와 강선리를 통해 오르는 "산림청 코스"가 있다.
오늘 우리가 오르는 코스는 산림청코스~!
가는데 야아... 인제란 동네가 진짜 멀기는 멀다.
이런거보면 우리나라 결코 조그마한 나라가 아니다.
새벽부터 서두르는데 몇몇 회원이 제 시간에 나오지않아 아쉬운 마음이다.
이 좋은거 이때 아니면 잘 못볼낀데 좀 안타깝다.
그런데~!
대구은행본점에서 안오는줄 알고 지나친 회원이
자기는 3분 늦게 왔는데 버스가 없다며 억울해하며 전화가 왔네... 워쩌겠나
다시 현대백화점 앞에서 기다려 태우고 간다. 그나마 내 입장에선 태워갈 수 있어 다행인데
차례차례로 밀릴걸 생각하면 진행하는 입장에서 미안함이 있다.
그래도 뭐, 이 정도야 이해해 주겠지?
아니나 다를까
칠곡에서 타는 회원들은 늦게왔다고 불만이 치솟는다 .
우짜겠어, 정중히 양해를 바랄 뿐. 쏘리쏘리...
늦게온 그 회원은 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했고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서편제 국악 한판을 불러주면서 슬쩍 넘어갔다. ㅋㅋ
그 와중에~ 첨 왔는데도 불구 부끄러워 않고 당당하게 노래까지 하는거보니
물건이네. 뜻밖의 좋은 인재를 확보한 거 같아 신나더라.ㅎㅎ
알고보면 이 모든게 너무 먼곳을 일찍 가려다 발생한 사건이라~
앞으론 가까운 곳을 잡아야겠다는 결심을 단단히 굳힌체...
한참을 걸려 10시10분쯤에 곰배령 생태탐방로 도착~!
앗...
입구에서 난리났네?
예약을 개별로 해서 맨투맨으로 다른 사람 예약을 서로 대신 해주고 다 끝냈는줄 알았는데
아리랑을 부르며 늦었던 이분이 사고를 친다.
아무것도 모르고 예약도 안한 자기신분증을 제시한 것이다. ㅠㅠ
5월초에 전 회원이 예약하면서 동반자 예약까지 확대해 친한사람끼리
연락해서 미리미리 해뒀는데~ 그 와중에 빠진 사람이 있었나보다.
당연히 이 사람은 예약이 된줄알고 내민 것이다.
산림청 측은 예약이 안됐다고 난리를 치며 밖으로 몰아낸다.
어휴... 나한테 한번만 물어줘봤다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클났다.
아침에 버스 안에서 신분증 다 챙겼냐고 물어봤을때
자기예약은 다 확인했느냐고 한번만 더 ~! 물어봤어야 했는데... 내 불찰이다.
이건 운영하는 내 잘못이 크다.
실제~ 내 입장 또한 답답했다.
개인예약제라 그만큼 홍보했고 서로가 연결해서 예약 잘 하라 했는데
설사~ 본인은 예약도 안했지만 예약이 되어있다 한다면
어떻게 예약 되었나 개인 스스로가 한번쯤 확인해줄줄 알았는데 ...
결국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우째...
조져놨다.
산림청 측은 절대 안된다고 하고 우리는 새벽 3시부터 왔는데 좀 봐달라고 애원만 해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우리보다 뒤늦게 도착한 다른 팀들이 입구를 통해 마구 올라간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마음은 더더욱 조급해지고~
일찍 왔지만 회원 하나가 못들어가니 우리는 계속 대기하고 버틴다. ㅠㅠ
머리가 깨질거 같다. 갑갑해서~
세상은 왜~ 테스형!!
내게는 늘 이런 시련을 주는거야?
날씨가 비온다고 오는 내내 날씨에만 신경썼지
이렇게 예약문제로 펑크날줄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겠나?
모든게 무너진다.
내 정신이 내정신이겠는가?
그때~!
리더의 능력, 의무감, 사명감, 집요함 등이 나타나는 계기가 만들어진다.
급한 성격에 나는 그저 큰소리로 (나는 포기하는 마음으로 불만섞인 말투였음)
원칙도 중요하지만, 살다보면 뭐가 올바른 것인지 생각해 보자며
계속 따지면서 화만 내고 있고~ 반면에 리더는
차분하고 지겹도록 우리의 힘든 입장을 계속 반복해서 읍소만 하고 있다.
리더의 진정성이 결국 ~!
그 책임자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번의 예외를 인정하면 본인 양심이 계속 걸려 그 자리에서 일을 못한다는
책임자의 말이 크게 명분으로 와닿아 공감되는 가운데
이건 누가봐도 안되는거였다.
안되는거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어쩔수 없어서 억지를 부리는 우리였다.
우리 입장도 실제 그럴 수밖에 없잖은가~
뭐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득시킬 수가 .... 방법이 없었다.
그 힘든 와중에 결국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내 회원은 꼭 데리고 가야겠다는 리더의 강인한 의지가 결국 안되는 원칙을 깨게 만든 것이다.
생각할수록 대단한 일이었다.
기적이 바로 이런거 아니겠는가?
리더의 그 간절함... 그 크기는 상상을 초월해 결국 어거지라도 뭔가를 만들었다..!!!
결국 예외를 인정받아 통과하는데...
하늘을 얻은듯 기뻤다.
내 얼마나 고마웠는지 내려올때 직접~ 또 인사드리고 왔다는거 아니가.
갑자기 기억나는 상황이 떠오르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눈을 부릅뜨며 외치니 코웃음치면서
당신이 뭔데 까부느냐며 혹시나 곰한테 깨물리기라도 하면 그 모든 책임은 누구 책임이겠냐며
모든건 그사람. 책임자의 몫이라는 말.
맞다, 어떻게 반박은 하고픈데 뭐 하나 틀린 말이 없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예를 들어 내 입장에서는...
혹시나 곰이 나타나면 내가 대신 깨물려야하는 상황이다. 이해가 가는가? ㅎㅎ
암튼 그렇게 힘들게힘들게 곰배령에 입성한다. 휴우~~ 이 뭐시라꼬.
그런데 ~
그렇게 어렵게 구경하는데 예전의 그 곰배령을 못따라가네?
생각보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원시림 산을 보러왔는지 사람을 보러왔는지...
에후~ 너무 싫더라.
예전 가슴 떨릴때의 그 곰배령이 그리웠을 뿐~!
효율도 낮고 만족도도 떨어졌지만 그래도 멋진 원시림 자연을 맛볼 수 있었다니
그걸로도 만족해야 되겠지. 감지덕지의 마음. 이해하지?
그런 아픔들 뒤로 이날 내가 진정으로 기뻤던 건
비 온다는 팩트에서 벗어나 멋진 날씨에 곰배령 누렸다는 거~
하이고~ 사건 기술에 너무 힘주다보니 결국 곰배령의 멋진 경치 얘기는 한마디도 못하고
그냥 힘이 다빠져 버렸네
그렇다면 이제 나두 요까지만 해야쥐. 죄송~!
낼 또 새벽부터 약속이 있어 나가야하니 그만 마치께용
읽어주시는 분들 꾸웁벅~
고개숙여 고맙다는 인사드리며 "사랑합니다...진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