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에, 제 바이크 자가정비의 스승을 뵈러 페이져를 타고 인천에서 전라도 광주로 내려갔다 왔습니다.
프론트페어링이 있으니 확실히 주행풍으로 인한 피곤함은 덜했습니다만. 3시간 이상 주행하니 엉덩이가 아픕니다.
엉덩이에 살이 없어서 그런지, 좌골 주변이 욱신댑니다.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제게 대안은 크게 세가지였습니다.
1. 엉덩이 살 찌우기 -아무리 먹어도 안쪄서 실패
2. 시트 위에 얹는 젤 쿠션 구입 - 10만원 넘는 가격도 비싸고, 보기 좋지도 않고, 도난방지 등 관리도 신경 쓰일 것 같습니다.
3. 야마하 순정 컴포트 시트 - 200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에 엄두가 안났습니다. 이거면 갖고싶은 버큠게이지 살 돈인데...

4....
그냥 직접 기존 순정 시트에 겔패드를 넣기로 결심합니다. 기능은 같을 것 같단 생각!
이베이를 뒤져보니, 이런 DIY용 겔패드 + 메모리폼 세트가 있네요, 가격은 셀러에게 싸바싸바 해서 배송료까지 40달러 미만...

어제 제품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작업 착수합니다.
순정 시트의 가죽을 조심스럽게 벗겨냅니다. 일자드라이버나 전용툴로 타카심을 빼냅니다.

파낼 범위를 정합니다. 시트를 파내고 그 안에 젤 패드를 쏙 넣을 생각입니다.
파 낼 깊이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정확히 파내지 않으면 시트가죽 씌웠을 때 티가 나도 너~무 나고 속상합니다!

시트의 형상을 따라 패드를 가공합니다. 전정가위로도 잘 잘리네요. 굴곡부위 안쪽으로 잘라냅니다.

셀러가 보내온 설명서, 실질적 도움이 되는 팁은 안적혀있네요.

패드 두께와 같은 깊이로 시트를 파 내기 위해, 커터칼의 칼날 길이를 패드 높이와 같도록 고정해서...
참고로 젤 부분은 푸딩처럼 출렁대는 고체입니다. 잘라도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간격 1cm x 1cm 로 가로세로 칼집을 내줍니다. 패드 두께에 맞춘 칼날길이가 균일하게 잘라 들어가도록...
그리고 옆을 살짝 들춰내고 밑면을 잘라냅니다. 그 많던 30도 짜리 NT 커터는 다 어디 갔는지 없어서...급한대로 중국산 커터를 썼더니 예쁘게 안잘리네요 ㅠㅠ

계속 잘라줍니다.

다 잘라내고 높이를 봅니다, 아직 많이 뜨네요, 뜨는 부분의 시트를 더 파냅니다. 청소하느라 멘붕...

젤패드를 넣은 뒤 대강 단차를 맞추고, 시트와 가죽 사이에 두께 5mm 의 스폰지 패드를 덧대줍니다. 시트의 스폰지와 새로 넣은 겔패드 간의 단차가 잘 보이지 않게 하는 역할입니다.
전 머리 굴린다고 미리 옥션으로 이 스폰지 1마를 사뒀는데, 배송 온 내용물을 보니 같은 역할의 스폰지도 세트에 포함되어있네요... 시트에 스폰지 접착할 땐 목업의 동반자, 3M 77을 사용하세요!

그리고 시트가죽의 전 후를 당겨 타카로 찍고, 좌우, 모서리를 당겨가며 박습니다.

완성! 안에 말캉말캉한 젤패드와 메모리폼이 쏙 들어가있는데...
티 많이 나나요?
원래 예전 대학 전공이 제품 디자인이라, 마음만 먹으면 열선 동원해서 완전히 단차 없게 작업도 가능했겠지만
방바닥에 나뒹구는 스폰지 조각과 미세 가루들 보고 있자니 청소 생각에 막막해서 그냥 대충 덮었습니다. ㅠㅠ
간만에 3M 방진 마스크와 77 꺼내 들고 칼질 해보니 재밌네요! 사용 후기는 시즌 오픈 하면 남기겠습니다 ㅠㅠ...

다음번엔 배기 튜닝시 발생되는 '펑펑' 후적 없애는 간단 작업 올려보겠습니다.
첫댓글 오... 깔끔하게 나왔네요... 엉덩이가 좋아하겠어요~ ^^
감사합니다! 지금 책상앞에서도 시트 깔고앉아있습니다. 일반 솜방석보다 편하네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 좌골이 유달리 뾰족해요 ㅠㅠ... 공부할 때도 방석 없으면 1시간마다 일어나서 2시간씩 놀아야 되더라고요 (방석탓이 아닌가;;;)
시즌 되면 같이 장거리 달려주세요! ㅋㅋ 이번에 kfc에 나온 치킨덩어리 햄버거 어떠신가요!
와우! 이런기술도 있으셨군요~ 저는 귀차니즘때문에...마른인간이면서도 그닥 엉덩이는 아프지가 않더라구요~@@
컿 기술까지야 ㅠㅠ... 단순 가내수공업이에유... ㅠㅠ 손재주는 젬병인데 뭐 만지는 걸 좋아해서 바이크가 마루타로 고생중입니다...
감쪽같이 잘 만드셨네요..^^
헉 과찬이십니다;;; 보면 티 많이 나요;;;
저도 한시간 이상타면 엉덩이가 넘 아파서 힘들던데 이렇게 좋은거도 있었군요.
정품 젤시트는 오데서 파나요?
손재주는 없고하니 정품이라도 ㅠㅠ
파츠번호 ABA-3C321-00-00 알려주시고 YSK나 신원 등에 주문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환율로는 약 21만원인데, 우리나라에 들여오면 얼마 부를 지 모르겠습니다. 이베이 잘 찾아보시면...!
감쏴함미돠~~
장거리 투어를 하다 보면 가끔 엉덩이가 절일때가 있었는데..이런 좋은 정보 감사염...^^
감사합니다^♥^ 곰이다님도 만들어보세요! 빨리 테스트 장거리주행 해보고싶은데 봄은 멀고 멀었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