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디지털화하는 아세안문화원
2017년 9월 백병원과 좌동 신도시시장 사이에 문을 연 이후 5년 반이 지났지만 좌동 그린시티 주민들 중에도 아세안문화원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세안문화원은 2014년 부산에서 개최된 아세안총회를 계기로 아세안 10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부산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외교부가 160억의 예산을 들여 지었지만, 요즘은 여행이나 TV 방송 등을 통해 아세안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전시물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아세안문화원의 접근성도 좋지 않아 방문객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지난 2월 초부터 아세안문화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입구를 들어서자 만나는 정면에서 ‘정보 미디어 월(Info Media Wall)’이 아세안문화원과 아세안 회원국에 대한 주요 정보를 애니메이션으로 전달한다. 아세안문화원의 전시, 행사에 대한 정보는 물론, 아세안의 창설 배경 및 각국의 전통문화와 키워드, 대표 인물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오른쪽 벽면에는 ‘라이브 미디어 월(Live Media Wall)’이 펼쳐져 실시간 디지털 환경 기술로 수마트라의 열대우림, 구눙 르우제르 국립공원 등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 3D 디지털 환경을 실감 나게 재현하여 마치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신비로운 체험을 제공한다.
기획전시실 안쪽에 있는 ‘실감영상관(Immersion Room)’에서는 태국의 전통 서사극 라마끼얀의 이야기가 다면(多面) 영상과 입체음향의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져 불교국가 태국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몰입감 높은 3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주요 랜드마크와 주변 도시의 전경이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도서관이 있었던 자리는 ‘디지털 놀이터(Digital Playground)’로 변신했다. 나만의 캐릭터가 대형 3D 스크린 속 가상체험을 통해 축제 현장 곳곳을 누비며 즐기는 반응형 콘텐츠이다.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필리핀, 캄보디아 5개국의 대표 축제 속으로 들어가 로켓 발사, 풍등과 연날리기, 보트 경주 응원, 자이언트 랜턴 관람 등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아세안의 축제 문화를 알아가게 한다.
전부터 있던 VR(가상현실) 라운지에는 3D 스캐닝, 드론을 이용한 항공촬영, 360도 VR 촬영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사용해 아시안 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한 VR 콘텐츠를 소개한다. 마치 순간이동을 한 듯 아세안 10개국의 유구한 역사가 펼쳐지는 현장으로 생생한 가상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해운대구 주민들이라도 자주 아세안문화원을 방문하여 아세안 10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아세안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아세안문화원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는 그린시티 주민 동아리 모임의 탄생도 제안해 본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