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완도전복의 유명세로 다른해산물이 기를 못펴는 전복의 가치 그리고 남도의 해산물 맛기행

[완도섬지기]

남도의 해산물 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완도다. 완도는 예로부터 신지도, 보길도, 노화도, 청산도 등 굵직한 섬에서 생산해 내는 다양한 해산물이 거래되는 곳으로 유명했다. 특히 돔 종류의 어류가 많이 잡혀 완도에서 나는 각종 돔을 으뜸으로 쳐줬다. 완도의 청정 지역에서 자란 돔은 씨알이 굵고 육질이 단단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과거 완도에서 잡은 돔은 다른 지역의 그것에 비해 웃돈을 얹어 거래가 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그 수확량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완도는 여전히 풍성한 해산물의 도시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완도는 각종 해산물로도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전복의 고장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몇 년 전 전복 양식에 대한 선진화 시스템을 일궈내 질 좋은 전복을 대량으로 생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복 거래량의 총 70%가 완도에서 출하된다고 하니 과연 완도는 전복의 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완도가 전복의 고장이라면 목포는 신안과 진도 그리고 멀리 제주도 앞바다의 해산물까지 통틀어 모이는 남도 최대의 해산물 집산지다. 목포는 가장 많은 해산물이 모이는 도시이면서 반대로 직접적으로 어업을 하지 않는 도시라는 점은 눈여겨볼 일이다. 덕분에 목포는 특정한 해산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해산물 음식들이 골고루 발달되어 있다.
흑산도의 홍어, 무안의 세발낙지, 신안의 민어, 완도의 전복, 벌교의 꼬막 등 현지에 비교해서 전혀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는 해산물들이 거래되고 있으며 또한 그것을 주 재료로 한 식당들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때문에 남도 사람들 사이에선 가장 좋은 해산물을 고르려면 목포로 가라는 말이 있다.

완도가 전복의 고장이라면 목포는 신안과 진도 그리고 멀리 제주도 앞바다의 해산물까지 통틀어 모이는 남도 최대의 해산물 집산지다.

1 남도의 젓갈은 충청도의 젓갈과 다르다. 완전히 곰삭힌 맛에서 남도 특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2 40년째 젓갈만을 만들어 팔아 왔다는 대한상회의 주인 아주머니가 자신이 만든 젓갈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3 백사장과 바위가 많은 완도에서는 봄이 되면 양질의 고둥이 등장한다. 현지인들에겐 둘도 없는 제철 별미다.
4 남도에서 자주 만나는 달고기. 이곳에서는 헐값에 거래되지만 유럽에서는 마리당 4만~5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생선이다.
5 개조개의 수확이 한창이다. 씨알이 굵고 맛이 좋아 남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패류다.

간재미찜

간재미는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 일대에서 잡히는 가오리류의 생선을 총칭하는 지방어다. 간재미는 연골류로 뼈째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살집과 함께 오도독 씹히는 연골의 식감이 특별해 별미로 치는 이들이 많다. 간재미는 껍질을 벗겨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각종 채소와 버무려 회무침으로 즐겨 먹는다. 하지만 완도 사람들은 봄이 되면 간재미를 넣고 된장을 풀어 탕으로 끓여 먹거나 통째로 쪄 먹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다른 지역에서는 그늘에 말려 꾸덕꾸덕해진 간재미를 사용하지만 완도 사람들은 날것을 사용한다. 진미횟집(061-553-2008)이 잘한다.
hidden note 홍어류는 회로 썬 다음 막걸리로 씻으면 미끈거림이 없어지고 살이 꼬들꼬들해져 쫄깃한 맛이 더해진다. 막걸리 속에 있는 유기산이 생선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육질이 풀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이란다.

홍어회

홍어는 원래 겨울이 제철이지만 목포에서는 사시사철 맛볼 수 있다. 그만큼 홍어가 점차 대중화되어 가고 있다는 말도 된다. 목포항 맞은편에는 홍어를 전문으로 하는 홍어시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한 마리에 60만~70만원을 호가하는 흑산도산 홍어를 비롯하여, 일본산, 칠레산, 중국산 등 다양한 산지의 홍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시장 주변에는 홍어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즐비한데,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도 기본 이상의 홍어를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 그리고 홍어를 함께 먹는 홍어삼합은 타지인들도 즐기는 별미다.
hidden note 홍어찜은 껍질을 벗기고 꾸덕꾸덕하게 말린 홍어를 사용한다. 김이 오른 찜통에 베보를 깔고 홍어를 펼쳐 놓은 다음 채 썬 파와 마늘, 양파 등을 얹어서 찌는데, 다 익으면 양념초간장을 찍어 먹는다. 홍어찜은 홍어 특유의 삭힌 내가 배가되기 때문에 홍어 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좀처럼 먹기 힘들다.

갑오징어물회

갑오징어는 살이 도톰해 먹을 것이 많고 맛 또한 일품이어서 미식가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갑오징의 매력은 독특한 육질의 식감에서 비롯된다. 부드럽고 쫀득쫀득해서 차진 찹쌀떡 같으며, 비린내도 없고 달착지근한 맛까지 난다. 남도에서는 이 갑오징어를 가지고 회무침, 전골, 불고기, 볶음, 조림, 구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를 해 먹는데 그중 물회는 봄철부터 시작되는 별미다. 특별히 갑오징어 물회만을 취급하는 식당은 없다. 완도 주변의 식당에 주문을 하면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
hidden note 현지에서는 갑오징어를 말려서 판매하기도 한다. 얇은 오징어 포와는 달리 갑오징어는 살집이 많아 말려 놓아도 도톰하고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말린 오징어를 물에 불려 쪄 먹기도 하는데 향미는 강해지고 육질은 더 부드러워진다.

전복백반

각종 해산물이 풍부한 완도는 양식으로 대성공을 거둔 전복이 워낙 유명세를 타 다른 해산물들은 명함도 못 내밀게 되었다. 전복회, 전복죽, 전복구이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는데 몇몇 식당에서는 아예 전복을 통째로 구워주며 인심을 자랑하기도 한다. 단돈 1만원이면 어린아이 주먹만 한 전복이 두 개나 통째로 구워 나오는 전복백반은 부담 없이 전복을 즐길 수 있는 완도의 명물이 되었다. 수협 앞에 있는 흥남식당(061-554-8283)의 인심이 후하다.
hidden note 완도에서도 전복으로 유명한 곳은 노화도다. 드라마 ‘식객’에 등장했던 바다 위에 광활하게 펼쳐진 전복 양식장이 노화도의 전복 양식장이다. 완도에서도 가장 저렴하게 전복을 거래할 수 있는 곳이다.

남도의 전통 홍어 요리

예로부터 홍어를 많이 거래하던 목포에서는 다양한 방법의 홍어 요리가 전해져 내려온다.
홍어어채 토막 낸 홍어에 녹말을 묻힌 다음 끓는 물에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요리.
홍어건작찜 말린 홍어를 토막 내어 물에 불린 다음 건져서 간장, 고춧가루, 다진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양념하여 쪄내는 요리.
홍어어시육 찜통에 짚을 깔고 홍어를 토막 내어 그 위에 올린 다음 채 썬 파와 마늘, 실고추 등을 뿌리고 다시 짚을 덮어서 센 불로 찐 요리. 다 쪄지면 식힌 다음 초고추장이나 간장양념장과 함께 낸다.
홍어구이 홍어 표면의 수분을 마른 수건으로 닦은 후 껍질을 벗긴다. 내장을 빼내고 부위별로 적당히 자른 다음 설탕과 식초를 비슷한 비율로 섞은 물에 넣고 두어 시간 삭힌다. 달궈진 석쇠 위에 삭힌 홍어를 올려 놓고 양념장을 발라가며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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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맛갈스런 글 잘 보았습니다^^
역시 전라남도의 음식은 뭔가 깊은 맛으로 곰삭어 있다는 느낌이 맞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