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5.무섭다
글 / 이다솜
2장, 오르막 코스! 감정여행
[해설]
(무섭다)는 순간적으로 온몸을 얼려버릴 만큼 차갑
다. 무서움이 마음에 들어오면 음짝달싹 못하고 몸과
마음이 얼음처럼 얼어버린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한
다. 그렇다면 무서울 땐 항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계
속 무서워만 하면 되는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한 번
에 무서움에 없애려는 방법은 안타깝게도 없다. 무서
움으로 가득해 얼어버린 마음을 녹이고, 마음을 회복
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무서움을 깨기 위
해 계속 무서운 상황에 '정면 돌파'하여 부딪치는 방법
을 추천해본다. 무서움 속에 들어가서 부숴본다. 실패
해도 또 부수러 들어간다. 무서움과 계속 부딪치다 보
면 어느새 무서움은 처음보다 작아져 있을 것이다. 어
떤 방법이든 좋다. 무서움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부
수는 편이 낫다. 무서움을 제때 부숴놓지 않으면, 무서
워했던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찾아왔을 때 마음속은 쉽
게 얼어버리고 모든 일에 멈칫하게 된다.
§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다. 한 번씩 고난도의 동작을
배울 때 늘 무서워했다. 무서워서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잔뜩 얼어있을때, 선생님은 말했다. "지금 무
서워해서 그래요. 제가 다른 건 다 알려드릴 수 있는데,
무서움을 극복하는 건 알려드릴 수 없어요. 할 수 있어
요!" 맞다, 무서움을 극복하는 건 내 몫이었다. 나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 동
작을 배울 수 있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만약에 오
늘 그 동작을 다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 동
작을 할 수 있도록 기초 동작을 탄탄히 다져서 다시 도
전하면 된다.
δ
이건 인생의 새로운 길을 걸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하게 해왔던 길을 멈추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면서
참 무서웠다. 재밌게, 신나게 일하면서도 무서웠다. 어
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이 길이 낭떠러지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스스로 자처해서 낭떠러지로 내려가는 것
같아 무서움이 생겼던 것 같다. 새로운 분야에서 일해
도 능숙하게 살아갔으면 싶은데, 초행자처럼 자꾸 두리
번거리며 이 길이 맞는지 불안해하는 것도 무서웠다.
무섭지만 지금 가는 길이 초행길이라는 건 안 변한다.
무서워서 가지 않을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무서움을
극복하는 건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다. 지금 가는 길이
내리막길이라고 해도 갈 것이고, 가야 한다.
ψ
실제로 오르막길보다 다칠 위험이 많은 내리막길이
기에 내려갈 때 더 잘 내려가야 한다고 어디선가 본 적
있다. 삶이란 길을 걸어갈 때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 내려간 다음, 편평한 평지를 만나면 그때 또 다른 길
로 잘 걸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 먼 길, 더 큰
길로 걸어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이 든다. 마음속(무
섭다)에 정면 돌파했을 때, (무섭다)가 서서히 아주 천
천히 쪼개진 것이 보였다.
Ø.지금은 마음이 어때요? 어떤 감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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