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 빼고 유럽팀 초청 대항전 성격 매치업 구성
K리거들 과거 팬서비스 차원 억지 참여 아니라 한 여름밤의 축제로 인식 전환
친선 경기지만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로 K리그 알리고 한국 축구 경쟁력 강화도
한때 '운동회'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프타임에는 '운동회의 백미'인 이어달리기를 했다.
우리끼리 편을 갈라서 경기를 하다보니 설렁설렁, 그저 재미있는 상황만 연출하려는 폐단이 있었다.
스포츠의 본질은 잊혀지고 엔터테인먼트 요소만 난무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밴투스의 방한 때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로 큰 낭패를 봤다.
어느덧 추억의 이야기가 됐다.
이제 '환골탈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스타전 자체가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꿈꿨다.
결국 유럽 정상급 팀들을 불러 대항전 성격의 메치업을 구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수준급 팁들이 아니면 펜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하지만 호주머니 사정상 정상급 팁들을 부르기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유밴투스 떄처럼 투자를 하겠다는 매치 프로모터에 의존하는 것도 리스크가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통제 권오갑)의 선택은 '쿠팡'이었다.
2022년 쿠팡이라는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았다.
쿠팡플레이시리즈로 발전한 올스타전은 먕실상부한 여름밤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팀 K리그는 202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지난해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이어
31일 또 한번 손흥민의 토트넘과 격돌했다.
'6만 관중'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기승을 부리는 '열대야'에도 '매진'은 일상이 됐다.
K리그도, 토트넘도, 6만 관중도 황홀한 밤을 보냈다.
쿠팡은 올해 토트넘과 김민재의 바이에른 뭔휀을 초대했다.
토트넘과 바이에른 뭰휀은 3일 오후 8시 서울올림픽걍기장에서 쿠팡플레이시리즈 두번째 경기를 갖는다.
사실 이 팀들을 초청하는 데 수백억원이 든다.
TV 중계권과 외부 후원 광고를 판매하지 않아 부가 수입도 없다.
사업적으로는 적자다.
그러나 쿠팡은 메가 콘텐츠의 독점 중계를 통해 쿠팡플레이를 홍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회원 증가를 목적으로 하기에
긴 안목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K리그와 쿠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K리그는 물론 한국 축구의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했다.
해외 유명팀들과의 경기가 전 세계로 중계되면서 K리그도 '핫 리그'가 됐다.
팀 K리그는 유럽 진출의 등용문으로 떠올랐다.
2022년에는 강원FC의 양현준과 성남FC 김지수가 빛났다.
김지수는 지난 해 여름 브렌트포드, 양현준은 셀틱으로 이적했다.
2023년의 주인공은 배준호였다.
그는 스토크시티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는 토트넘으로 이적한 2006년생 '고증윙어' 양민혁 목에 동갑내기 윤도경(대전) 등이 주목받았다.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류 감독도 팀 K리그를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로 인정했다.
자연스럽게 K리거들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단지 펜서비스 차원에서 억지로 참가하는 올스타전에서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다.
토트넘과 팀 K리그 대결에서 무려 7골(토트넘 4대3 승)이 터진 것이 방증한다.
경기 지체의 매력도가 상승하면서 친선경기에도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가 이어진다.
다만 미래는 또 다른 갈림길에 설 수 있다.
동아시아 프리시즌 투어의 대세는 한국과 일본을 폐키지로 묶는 것이다.
올해 토트넘이 그랬다.
그러나 J리그 2026년부터 추춘제로 저놓나한다.
7월 새 시즌을 앞두고 이벤트 매치를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K리그도 추춘제를 검토하는 단계지만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국제축구리그 시계 등을 고려했을 때 추춘제의 필요성은 늘어가고 있다.
추춘제로 전환하면 이런 형태의 올스타전은 또 한번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K리그의 변화는 박수받을 만 하다.
이번 쿠팡플레이시리즈 첫 경기에는 '특별한 연출'도 돋보였다.
K리그 경기 도중 심장이 멈춘 신영록과 음주운전 차량에 하반신이 마비된 유연수가 등장했다.
스트라이커 신영록은 PK 시축을 했고, 휠체어를 탐 골기퍼 유연수가 골문을 지켰다.
K리그는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 OTT 독점중계, 파니니 카드 성공, aK리그 출범에 이어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의 경우 일 매출 1억원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스타전이 바로 성공적 변화의 씨앗이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