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동네에 명물이 생겼습니다.
인월장터의 후미진 구석에 허름하게 생긴 꽁당보리밥집이에요.
장터의 싸구려 밥집들이 워낙 조미료를 많이 넣는지라
관심도 안두고 살았는데,
날 더운날 밭에서 일하다가 너무 허기가져서
별반 기대없이 들어갔었지요.
실내도 옛집을 개조한것이라 방이 두개, 홀에는 테이블 두개가 고작입니다.
앗, 그러나...여기 뭔가 좀 다른 냄새가 납니다....
이상한 낌새를 차리게 된 것은
사진에서는 빠졌는데요,
입구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작은 세면대를 마련해두셨다는 점이었지요..
웅~~ 센스쟁이...
기대감이 만빵으로 생겨납니다.
이집 꽤~ 괜찮은걸~~~
제가 진짜로 놀란 것은 여기때문입니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각종 야채와 나물들이 부페식으로 갖춰져 있는거에요.
너무 깔끔하죠 ???
준비된 양푼에 보리밥을 담고, 각종 야채와 나물을 각자 먹을만큼 덜어가게
해 놓은거에요...
허걱걱~!~~ 환호성을 내질렀습니다.
도시에는 야채부페들이 제법 있겠지만
이런 시골에서 이런집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랍니다.
게다가 제철에 나는 산나물들, 머위 취나물까지 있으니...
도시의 야채부페하고도 다른 맛이지요...
눈으로 보기만해도
제 몸이 먼저 알아차리고 활짝 깨어나는것 같더라구요..
이제 일하다가 힘들때는 여기와서 점심 먹어야겠다는...
반가움도 크구요..ㅎㅎㅎ
집에서 이것 다 만들어서 비빔밥 해먹으려면
가정주부들 병납니다...
돼지고기 볶음, 강된장 두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서 비빔밥에 얹어 먹을 수 있어요.
팥죽도 한그릇씩 먹을 수 있고요..
갈치속젓에, 김가루와 고추장 된장이 소스로 준비되어 있더라구요...
양푼에 이것저것 넣고 쓱쓱 비벼서 열심히 먹고 있는 신랑을 한컷 찍었습니다.
지금보니 신랑것에는 파란야채가 좀 부족하게 들어갔군요.
담엔 제가 좀 챙겨줘야겠습니다.
이건 제 비빔밥이에요...역쉬..파란것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조미료 들어가지 않아서 속도 편하구요.
담날 아침에 볼일도 시원하게 보구요...
ㅎㅎ 먹는 거 얘기하다 볼일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워낙 둘이 연결되어 있는 일이고보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구마튀김과 김부각과 풋고추를 꼭 준비해주셔서...따로 접시에 담아 놓고 먹습니다.
마지막으로 식혜한그릇을 후식으로 마십니다.
시골 내려와 살면서
제일 불편한 것이 뭐냐고들 많이 물으시는데,
그때마다..
먹을만한 식당이 없다...
라고 말하곤 했었습니다.
죄다 삼겹살집, 백숙집, 추어탕집 뿐이고...
백반집을 가더라도
조미료를 많이 넣는지라
한번 외식이라도 하고나면
속이 불편해서 후회가 마구 밀려오곤 했었지요.
이렇게 세심하고, 깔끔하면서,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인 식당은
시골와서 첨인것 같아요..
물론 제가 자주가는 몇군데 식당도 있는데,
그집들은 나중에 소개해드릴께요..
세면대를 준비해둘만큼 센스있는 사장님이 어떤분일까...궁금해졌습니다.
자그마하시고 부지런하게 생기신 아주머니였어요.
저는 도시에서 오신 분이신가했는데,
원래가 인월분이시라고 하네요.
그말듣고 제가 그랬습니다.
"인월에 이렇게 멋진 분이 사시는줄 몰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맛있는걸 먹게 해주셔서요~~"
감탄사 연발하는 저의 호들갑을
신랑이 그냥 보아넘기는걸로보아
(다른 때 같았으면 눈치를 줘도 몇번은 줬을 상황..)
신랑도 대만족인듯 하더라구요..ㅎㅎㅎ
지리산 둘레길 걸으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인월 장터에 있는
보리밥도 한그릇씩 드셔보셔요...
첫댓글 앙 침이 고이네요 ㅋㅋ
....눈요기만 해드려 죄송~
정말 맛있겠어요
제가 호들갑 떨어도 될만큼 맛좋고 깔끔하더라구요
입에 침이.......
대신에 맛난것 해드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