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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은정입니다.
추석연휴 다음날 백신맞고 생각 이상의 근육통과 신열로 10일넘게 끙끙앓다가 좀 괜찮아지려 했더니요.
저번에 맡은편집 담벼락에서 구출했던 까칠이가 출산 후 저희집 창고옥상 바로옆 건물 구석에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 한마리가 하수도용 파이프에 갇혀 5일넘게 울고있는 걸 구조하다가 파이프더미에 깔릴뻔 했습니다;
아가냥은 계속 울고불고 하는데 파이프 안에 있는지, 파이프더미 사이에 끼인건지 어두워서 분간이 안되,
구멍이 작은 덜 무거운 파이프 서너개를 살살 꺼내보다가 사진의 긴 철제판이 미끄러지며 제 등을 쳐서
순간 별이 왔다갔다 했지만, 혹여 아가냥이 파이프 사이에 있다가 끼일까봐 계속 등으로 버티며
파이프들 안을 한참 들여다보니 겨우 제 주먹 들어갈만한 크기의 긴 파이프 안에 있는걸 찾았습니다.
파이프들 사이에 끼일 염려는 없어보여서 일단 몸을 빼며 저절로 미끄러진 무거운 파이프들을 몇개 걷어내고서야
겨우 아가냥있는 파이프를 조금 뺄 수 있었어요.
다행였던 건 이 파이프가 맨아래 있어서 겨우 1미터정도만 꺼낼 수 있고 팔이 다 안들어갔는데,
아가냥이 스스로 조금씩 제 쪽으로 기어와서 파이프 밖까지 나와줬습니다.
며칠째 계속 아가냥이 울어대길래 마실나간 엄마찾는가보다했고 백신 후유증으로 고개들기도 힘들만큼 아파서
4,5일간 아무것도 못한채, 까칠이는 왜 자꾸 마실다니지? 하고 속상했었지만 알고보니
파이프가 까칠이 얼굴만 겨우 들어갈 크기라, 어쩔 수 없었던 상황였었네요.
그나마 넘 늦지않게 구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였습니다.
한손으로 들만큼 작고 이빨만 겨우 2밀리 가까이 난 정도이고 1주일가까이 엄마젖 못먹어선지 뼈만 남았기에,
급한대로 까만지미님께서 예전에 보내주셨던 물기많은 습식캔을 따주니 허겁지겁 너무 잘 먹네요.
마침 마실 나갔던 까칠이가 돌아와 하악질하더니 담넘어 딴 곳으로 물고 갔지만,
며칠있다 아가냥 꽁알꽁알 소리에 다시가서 보니 두 아가냥이 있고 까칠이가 뚫어질 듯 쏘아봅니다.;ㅎ
(현재 2달령 되가는 아가냥들은 왼쪽에 세워진 스티로폼 있는 구석쪽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날씨가 추워지는데 위치문제로 숨집마련 못해주는 대신
어미 까칠이에게 메일 아침저녁 각 반캔씩 하루 1캔 주니
그시간만 되면 창고옥상계단 꼭대기서 내려다보며 절 기다립니다.
두달령 넘어가는 아가냥들이 언제까지 엄마젖만 먹을 수도 없어 걱정이지만,
그래서 더 캔을 아껴두길 잘했다 싶습니다.
엄마냥이 배불리 잘먹고 건강해야 젖도 오래 잘 나올테니까요.
아가냥은 구했지만 그나마 나아가고 있던 백신 후유증 대신
저 무거운 파이프들과 철판에 맞은 통증때문인지 척추협착증이 다시 도져서 또 끙끙...ㅠㅠ
그러던 중 저희집 덤덤브라더스가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창가쪽의 책장 꼭대기 오른쪽 끝 생리대 밑에 까만 좌식의자가 깔려있었는데, 덤덤쓰가 저길 미친듯이 우다다하다
박스며 좌식의자를 전부 떨어뜨려 8년된 폰이 박살났습니다.
첫째 포동이 키우면서 최대한 지출 줄이려 알뜰폰으로 바꾸며 8년쨰 버텨온 폰이었는데..ㅠㅠ
저도모르게 "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순간 멈칫하다 또 우다다하는 덤덤쓰들을 붙잡아
두분 부릅뜨고 뚫어질듯 쳐다보니 두놈 다 잠오는척 눈감고 고개돌리고...어흐흐~~
그저 저기에 좌식의자 올려둔 제 잘못이져 머...ㅡㅡ;
그래도 이번달 끝으로 약정만료라, 번호이동하려 생각중입니다. 그나마 다행이죠?ㅎ
추석후 이런저런 일들로 몸도 아프고 정신없었지만 한가지 기쁜 소식 전합니다.
추석연휴 다음날, 순동이가 3차접종 후의 항체가 테스트 받았는데요.
결과가 너무 좋습니다~!!ㅎㅎ
형인 아끙이의 항체 미생성 경험도 있고 순동이가 복막염을 앓았던 아이인지라,
결과기다리는 동안 솔직히 너무 많이 떨리고 긴장됐었지만..
의사쌤 말씀이 복막염치료과정도 "탑 오브 더 탑"이더니 항체가결과도 참 좋다고 5.5짜리 하나도 6에 가깝다 합니다.
(폰사진으로 안찍고 메일로 받아놔서 정말 다행였어요~!ㅎㅎ)
복막염 치료 후 추적검사는 어찌해야 하냐 물었더니, 현재 순동이 상태가 양호하고 먹성이나 활기도 넘 좋으니
지금은 안해도 될 거 같다 하셔서 몇개월 좀더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겨우 1살인데 비만기가 벌써 보인다고 다욧뜨 시키라 해서 난생처음 제한급식 중입니다.
공간 분리가 안되니 식탐대마왕 순동이가 누나들이나 형아 밥들을 다 뺏어먹어서 할 수 없이 제한급식하니
위의 아이들 허리가 홀쭉해지고 순동이는 그나마 응가 크기가 전의 80%정도로 작아지긴 했지만,
항상 호시탐탐 형제들 밥을 노리고 며칠전부턴 밥그릇도 엎고 난리도 아니에요.ㅎ
순동이 예방접종과 항체가 테스트 영수증은 핸폰 바꾼 후 사진 복원시켜서 후원내역방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반동방 여러분~
순동이가 이렇게 활기차고 잘 지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찬바람에 건강조심하시고 좋은 한 주 시작하셔요~
첫댓글 바람잘날이 없으셨군요, 안오셔서 걱정됐는데 또 사연사연들이...은정씨 착한 마음에 항상 감동입니다, 기회가 될때 한국에 가게되면 꼭 인사하고 싶습니다 :)
위 사진은 까칠이가 마실 나가선지 아가냥들만 있었는데, 눈마주치자마자 파이프들 밑으로 쏙 들어가 숨어버려 아가냥들은 못찍었습니다. 까칠이가 잘 가르친 것 같아요. 아가냥 구조할 때, 저 건물주민분들이나 동네사람들에게 안들킨게 더 신기할 정도로 맞아서 아픈 것보다 파이프 무너지는 소리에 더 심장이 벌렁벌렁했어요;;
폰은 명을 다했지만, 집아이들이 털끝도 안다친게 어디겠어요. 진짜 운좋았다 생각하는게, 저번에도 아끙이와 순동이 우다다하면서 올려둔 생리대 뭉치들을 떨어뜨려 누워있던 제 얼굴에 맞았는데, 생각보다 진짜 많이 아팠거든요. 저 무거운 좌식의자에 아이들이 맞았을 수도 있다 생각하면...어후.....;;
항상 저희집 아이들 이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ㅎ
밥주는 아이들, 집아이들 한테 항상 미안하고, 반동방 여러분들께도 감사함과 함께 늘 면목없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편안한 오후 되셔요~~^^
다사다냥이시군요^^; 와중에 순동이 소식이 기쁘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둘째딸냥이 꼬띠의 트라우마성 악쓰는 것만 빼면 딸냥이 셋은 정말 문제없는데, 요 두 아들넘들이 문젭니다.ㅠ
큰아들 아끙이 혼자일땐 누나들 기에 눌려선지 다크고 나서도 의외로 차분했는데, 남동생 순동이가 딱 오자마자..엄마, 누나들이 동시에 고래고래 고함지르는데도 두 아들넘들은 들은척만척;;
백신맞고 몸이 힘드니 퍼뜩 일어나 잡을 수가 없어 "이것들이~~!!"하는 고함소리만 지르다보니 요즘 편도까지 붓더라능..ㅠ
사람이나 동물이나 아들 키우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란걸 실감하는 요즘입니다.ㅋ
순동이 다행이다~~
은정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
형인 아끙이때 아예 항체형성이 적다가 아닌 아예 안됐다쪽으로 생각하는게 맘편하겠단 말듣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생생한지라, 너무 조마조마했더만큼 순동이 항체가 결과에 싱글벙글~~ㅎㅎ 백신접종과 항체가 검사가 같은날의 오전, 오후였어서 후유증 염려에 순동이 검사일 미룰까 하다 강행하길 참 잘한게 순동이 병원다녀온 3시간 후부터 제가 후유증으로 뻗었거든요,ㅋ
요키님도 환절기 건강조심하시고 옷 따숩게 입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