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흡입 20여명 병원 치료 받아
100여명 대피...차량 70여대 피해
작년 도입 '이동식 수조' 무용지물
연기탓 불난곳까지 들고 못 들어가
방수차 22대 투입 여러곳서 물살포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로 주민 수십명이 다치는 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가운데,
정작 화재 진압과정에서는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이동식 수조'는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간적 제약이 있는 지하주차장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1일 오전 6시15분께 인천시 서구 청라동 동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전기차가 연기에 휩싸인 뒤
폭발하면서 불이 났다.
이불로 어린이 7명 등 주민 20여명이 연기ㅏ를 흡입해 병우너 치료를 받았다.
또 검은 연기가 지하주차장은 물론 아파트 단지를 뒤덮으며 주민 103명이 대피하고 105명이 계단 등을 통해 구조됐다.
아파트 주민 강형규(40)씨는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방송이 니와서 바로 대피했다.
대피하면서 보니까 불이 난 꼿에서 연기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며 '세벽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까지 연기가 퍼지지 않았는데
점심때 와보니 연기가 많이 퍼졌다'고 말했다.
불이 확산하면서 당시 주차장에 있던 차량 70여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 아파트는 14개 동에 1581가구가 사는 대단지다.
이 불로 아파트 단지 대부분의 전기가 모두 끊겼고, 무더위 속에 주민들은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A(77)씨는 '새벽 대피한 뒤부터 점심때가 지나도록 집에 못 들어갔다.
밥도 약도 못 먹었다'고 말했다.
인천 소방본부는 애초 '1일 오전 11시54분께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지하1층 주차장에서 난 불의 초진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불이 난 지 8시간20분만인 오후 2시35분께에 완전히 불을 꼈다.
소방당국은 이날 소방관 177명과 배연 차량 등 장비 80대를 추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지하주차장 구조상 연기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한번 불이 나면 쉽게 꺼지지 않는 전기차 화재의 특성이 더해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기차는 배터리차 자체 하부에 있어 물을 분사해도 발화점까지 잘 도달하지 않아 진압이 어렵다.
배터리 열폭주에 의한 재발화와 폭발의 위험도 있다.
특히 소방당국은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 지난해 10월 도입한 '이동식 수조'도 투입하지 못했다.
소방대원 여럿이 수조를 직접 불이 난 전기차 근처에 옮겨야 하지만, 자욱한 연기로 불이 난 곳까지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동식 수조는 전기차 주변에 물막이를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진압하는 장비다.
결국, 소방당국은 펌프 차량 14대의 물탱크 차량 8대 등 방수차량 22대를 동원해 여러 지점에서 물을 뿌리는 방법으로
진화 작업을 해야 했다.
안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은 일단 불이 나면 연기가 가득 차고, 층고 문제로 일반 소방차량도 진입이 어렵다'며
'이동식 수조는 야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제를 진입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하주차장에서는 이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폐회로텔레비젼(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제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