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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 31:1 야곱은 라반의 아들들이 야곱이 우리 아버지 것을 모조리 가로채고, 우리 아버지 것으로 그 모든 재산을 이루었다. 하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창세 31:2 야곱이 라반의 얼굴을 살펴보니, 자기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았다.
창세 31:3 그때 주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네 조상들의 땅으로, 네 친족에게 돌아가거라.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창세 31:4 그래서 야곱은 라헬과 레아에게 사람을 보내어, 자기 가축 떼가 있는 들로 불러내고는,
창세 31:5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네 아버지의 얼굴을 살펴보니 나를 대하는 것이 예전 같지 않소. 그러나 내 아버지의 하느님께서는 나와 함께 계셔 주셨소.
창세 31:6 내가 힘을 다하여 당신네 아버지의 일을 해 준 것을 당신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창세 31:7 그런데도 당신네 아버지는 나를 속이면서 내 품값을 열 번이나 바꿔 쳤소.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해를 입히지 못하게 하셨소.
창세 31:8 장인이 얼룩진 것들이 자네 품삯이네.' 하면, 양들과 염소들이 모두 얼룩진 새끼들만 낳고, 줄쳐진 것들이 자네 품삯이네.' 하면, 양들과 염소들이 모두 줄쳐진 새끼들만 낳았소.
창세 31:9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당신네 아버지의 가축을 거두어 나에게 주셨소.
창세 31:10 양들과 염소들이 끼리끼리 짝짓기 하는 시기에, 내가 꿈속에서 눈을 들어 보니, 암컷들과 교미하고 있는 수컷들이 줄쳐진 것, 얼룩진 것, 반점이 있는 것뿐이었소.
창세 31:11 그 꿈속에서 하느님의 천사가 야곱아!' 하고 부르시기에, 내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더니,
창세 31:12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눈을 들어 보아라. 암컷들과 교미하고 있는 수컷들이 모두 줄쳐진 것, 얼룩진 것, 반점이 있는 것뿐이다. 라반이 너에게 어떻게 하는지 내가 다 보았다.
창세 31:13 나는 네가 기념 기둥에 기름을 붓고 나에게 서원을 한 베텔의 하느님이다. 이제 일어나서 이 땅을 떠나 네 본고장으로 돌아가거라.' 하셨소.
창세 31:14 그러자 라헬과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아버지의 집에서 우리가 얻을 몫과 유산이 또 있기나 합니까?
창세 31:15 우리는 아버지에게 이방인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아버지는 우리를 팔아넘기시고, 우리에게 올 돈도 다 써 버리셨습니다.
창세 31:16 하느님께서 우리 아버지에게서 거두신 재물은 모두 우리와 우리 아들들의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하느님께서 당신께 분부하신 대로 다 하십시오.
창세 31:17 그리하여 야곱은 일어나 자식들과 아내들을 낙타에 나누어 태우고,
창세 31:18 자기의 모든 가축과 그동안 모은 재산, 곧 파딴 아람에서 모아 자기 소유가 된 가축을 몰고, 가나안 땅에 있는 아버지 이사악에게 돌아가기로 하였다.
창세 31:19 라반이 마침 양털을 깎으러 간 틈을 타서, 라헬은 아버지 집안의 수호신들을 훔쳐 냈다.
창세 31:20 야곱은 아람 사람 라반을 속여, 달아날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창세 31:21 자기의 모든 재산을 거두어 도망쳤다. 그는 길을 떠나 강을 건너 길앗 산악 지방으로 향하였다.
창세 31:22 야곱이 달아났다는 소식이 사흘 만에 라반에게 전해졌다.
창세 31:23 그는 친족을 이끌고 야곱의 뒤를 쫓아 이레 길을 달려가, 길앗 산악 지방에서 그를 따라잡게 되었다.
창세 31:24 그날 밤 꿈에 하느님께서 아람 사람 라반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창세 31:25 라반이 야곱에게 다다랐을 때, 야곱이 산악 지방에 천막을 쳤으므로, 라반도 자기 친족과 함께 길앗 산악 지방에 천막을 쳤다.
창세 31:26 라반이 야곱에게 말하였다. 자네가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전쟁 포로처럼 끌고 가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창세 31:27 어째서 나를 속이고 몰래 달아났는가? 왜 나에게 알리지 않았나? 그랬다면 내가 손북과 비파로 노래 부르며 기쁘게 자네를 떠나보내지 않았겠나?
창세 31:28 왜 내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게 해 주지도 않았는가? 자네가 한 짓은 어리석기만 하네.
창세 31:29 나는 자네들을 해칠 수도 있지만, 어젯밤 자네들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하셨네.
창세 31:30 그런데 자네는 아버지의 집이 그토록 그리워 떠났다고는 하지만, 내 신들은 어째서 훔쳤나?
창세 31:31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였다. 장인 어른께서 제 아내들을 빼앗아 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창세 31:32 그러나 장인 어른께서 저희 가운데 누구에게서든 어른의 신들을 발견하신다면, 그자는 죽어 마땅합니다. 제 짐 속에 장인 어른의 것이 있는지, 저희 친족들이 보는 앞에서 찾아내어 가져가십시오. 야곱은 라헬이 그것들을 훔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창세 31:33 라반은 야곱의 천막과 레아의 천막, 그리고 두 여종의 천막에 들어가 보았지만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는 레아의 천막에서 나와 라헬의 천막으로 들어갔다.
창세 31:34 라헬은 그 수호신들을 가져다 낙타 안장 속에 넣고는 그 위에 앉아 있었다. 라반은 천막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아내지 못하였다.
창세 31:35 라헬이 자기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께서는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지금 몸이 있어, 아버지 앞에서 일어설 수가 없답니다. 라반은 두루 찾아 보았지만 수호신들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창세 31:36 그러자 야곱이 화를 내며 라반에게 따졌다. 야곱이 라반에게 다그쳤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악착스레 쫓아오셨습니까?
창세 31:37 제 물건을 샅샅이 뒤지셨는데, 장인 어른 집안의 기물 가운데 무엇이라도 찾아내셨습니까? 여기 저의 친족과 장인 어른의 친족이 보는 앞에서 그것을 내놓으십시오. 그들이 우리 사이의 시비를 가리게 하십시다.
창세 31:38 저는 이 이십 년을 장인 어른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동안 장인 어른의 암양들과 암염소들은 유산한 일이 없고, 저는 어른의 양 떼에서 숫양들을 잡아먹은 적이 없습니다.
창세 31:39 들짐승에게 찢긴 것은 장인께 가져가지 않고 제가 물어냈습니다. 낮에 도둑을 맞든 밤에 도둑을 맞든 장인께서는 그것을 저에게 물리셨습니다.
창세 31:40 낮에는 더위가, 밤에는 추위가 저를 괴롭혀,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습니다.
창세 31:41 이 이십 년을 저는 장인 어른 댁에서 지냈습니다. 그 가운데 십사 년은 어른의 두 딸을 얻으려고, 그리고 육 년은 어른의 가축을 얻으려고 일을 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장인 어른께서는 저의 품값을 열 번이나 바꿔 치셨습니다.
창세 31:42 제 아버지의 하느님,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두려우신 분께서 제 편이 되어 주지 않으셨다면, 장인 어른께서는 저를 틀림없이 빈손으로 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의 고통과 제 손의 고생을 보시고, 어젯밤에 시비를 가려 주신 것입니다.
창세 31:43 라반이 야곱에게 대답하였다. 이 여자들은 내 딸들이고 이 아이들은 내 손자들이며, 이 가축 떼도 내 가축 떼일세. 자네가 보고 있는 것들이 모두 내 것이네. 그렇지만 오늘에 와서 내가 여기 있는 내 딸들이나 그 애들이 낳은 아이들을 어찌하겠는가?
창세 31:44 그러니 이제 이리 와서 자네와 내가 계약을 맺어, 그것이 나와 자네 사이에 증인이 되게 하세.
창세 31:45 그래서 야곱이 돌 하나를 가져다 기념 기둥으로 세웠다.
창세 31:46 그리고 야곱이 친족들에게 돌을 모아 오십시오. 하자, 그들이 돌들을 가져다 돌무더기를 만들었다. 그들은 그 돌무더기 위에서 음식을 먹었다.
창세 31:47 라반은 그 돌무더기를 여가르 사하두타라 불렀고, 야곱은 갈엣이라 불렀다.
창세 31:48 그런 다음 라반이 말하였다. 오늘 이 돌무더기가 나와 자네 사이의 증인일세. 그리하여 그 이름을 갈엣이라 하였다.
창세 31:49 그곳은 또 미츠파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그가 이렇게 말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볼 수 없는 동안 주님께서 우리를 살피시기를 바라네.
창세 31:50 자네가 내 딸들을 구박하거나 내 딸들을 두고 다른 아내들을 맞아들일 경우, 우리 곁에 아무도 없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나와 자네 사이의 증인이심을 명심하게.
창세 31:51 라반이 야곱에게 다시 말하였다. 이 돌무더기를 보게. 그리고 내가 나와 자네 사이에 세워 놓은 이 기념 기둥을 보게.
창세 31:52 내가 이 돌무더기를 넘어 자네 쪽으로 건너가지 않고, 자네가 나쁜 뜻을 품고 이 돌무더기와 이 기념 기둥을 넘어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이 돌무더기가 증인이고 이 기념 기둥이 증인일세.
창세 31:53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나호르의 하느님께서 우리 사이의 심판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라네. 그래서 야곱은 자기 아버지 이사악의 두려우신 분을 두고 맹세하였다.
창세 31:54 야곱은 그 산악 지방에서 제사를 지내고, 자기 친족들에게 음식을 함께 나누자고 청하였다. 그들은 음식을 함께 나누고 그 산악 지방에서 밤을 지냈다.
창세 31:55 이튿날 아침 라반은 일찍 일어나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고 축복해 주었다. 그런 다음 라반은 길을 떠나 자기 고장으로 돌아갔다.
창세 32:1 야곱도 길을 떠났다. 그는 도중에 하느님의 천사들과 마주쳤다.
창세 32:2 야곱은 그들을 보고 이곳은 하느님의 진영이구나. 하면서, 그곳의 이름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다.
창세 32:3 야곱은 에돔 지방 세이르 땅에 있는 형 에사우에게 자기보다 먼저 심부름꾼들을 보내면서,
창세 32:4 그들에게 지시하였다. 너희는 나의 주인인 에사우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나리의 종인 야곱이 이렇게 아룁니다. ′저는 라반 곁에서 나그네살이하며 이제까지 그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창세 32:5 저는 그동안 소와 나귀, 양과 염소, 남종과 여종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십사고, 이렇게 사람들을 보내어 주인님께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창세 32:6 심부름꾼들이 돌아와서 야곱에게 말하였다. 나리의 형님 에사우에게 다녀왔습니다. 그분은 장정 사백 명을 거느리고 나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창세 32:7 야곱은 몹시 놀라고 걱정이 되어, 자기 일행과 양과 염소, 소와 낙타들을 두 무리로 나누었다.
창세 32:8 그는 에사우가 한 무리에게 달려들어 치더라도, 나머지 한 무리는 살아남을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창세 32:9 그러고 나서 야곱은 기도하였다. 저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저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 너의 고향으로, 너의 친족에게 돌아가거라. 내가 너에게 잘해 주겠다.' 하고 저에게 약속하신 주님!
창세 32:10 당신 종에게 베푸신 그 모든 자애와 신의가 저에게는 과분합니다. 사실 저는 지팡이 하나만 짚고 이 요르단 강을 건넜습니다만, 이제 이렇게 두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창세 32:11 제 형의 손에서, 에사우의 손에서 부디 저를 구해 주십시오. 그가 들이닥쳐서 어미 자식 할 것 없이 저희 모두를 치지나 않을까 저는 두렵습니다.
창세 32:12 당신께서는 내가 너에게 잘해 주고, 네 후손을 너무 많아 셀 수 없는 바다의 모래처럼 만들어 주겠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창세 32:13 그날 밤 야곱은 그곳에서 밤을 지냈다. 그런 다음 그는 자기가 가진 것 가운데에서 자기의 형 에사우에게 줄 선물을 골라내었다.
창세 32:14 암염소 이백 마리와 숫염소 스무 마리, 암양 이백 마리와 숫양 스무 마리,
창세 32:15 어미 낙타 서른 마리와 거기에 딸린 새끼들, 암소 마흔 마리와 황소 열 마리, 암나귀 스무 마리와 수나귀 열 마리였다.
창세 32:16 야곱은 이것들을 종들의 손에 한 떼씩 따로 넘기면서 나보다 앞서 가되,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어라. 하고 종들에게 일렀다.
창세 32:17 그리고 맨 앞에 선 종에게 지시하였다. 나의 형 에사우가 너를 만나, 너는 뉘 집 사람이냐? 어디로 가느냐? 네 앞에 있는 이것들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묻거든,
창세 32:18 이렇게 대답하여라. 이것들은 나리의 종 야곱의 것인데, 주인이신 에사우께 보내는 선물입니다. 야곱도 저희 뒤에 오고 있습니다.'
창세 32:19 야곱은 둘째와 셋째 종에게도, 그리고 가축 떼를 뒤따라가는 자들에게도 지시하였다. 너희도 에사우를 만나거든 그렇게 말해야 한다.
창세 32:20 그리고 나리의 종 야곱도 저희 뒤에 오고 있습니다.' 하고 말해야 한다. 야곱은 선물을 먼저 보내어 형의 마음을 풀어야지. 그런 다음 그를 보게 되면, 그가 나를 좋게 받아들일지도 모르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창세 32:21 이렇게 해서 야곱은 선물을 앞서 보내고, 자신은 그날 밤을 야영지에서 지냈다.
창세 32:22 바로 그 밤에 야곱은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건널목을 건넜다.
창세 32:23 야곱은 이렇게 그들을 이끌어 내를 건네 보낸 다음,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도 건네 보냈다.
창세 32:24 그러나 야곱은 혼자 남아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 동이 틀 때까지 야곱과 씨름을 하였다.
창세 32:25 그는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그래서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 엉덩이뼈를 다치게 되었다.
창세 32:26 그가 동이 트려고 하니 나를 놓아 다오. 하고 말하였지만, 야곱은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창세 32:27 그가 야곱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창세 32:28 그러자 그가 말하였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창세 32:29 야곱이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십시오. 하고 여쭈었지만, 그는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보느냐? 하고는, 그곳에서 야곱에게 복을 내려 주었다.
창세 32:30 야곱은 내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느님을 뵈었는데도 내 목숨을 건졌구나. 하면서, 그곳의 이름을 프니엘이라 하였다.
창세 32:31 야곱이 프니엘을 지날 때 해가 그의 위로 떠올랐다. 그는 엉덩이뼈 때문에 절뚝거렸다.
창세 32:32 그래서 이스라엘 자손들은 오늘날까지도 짐승의 엉덩이뼈에 있는 허벅지 힘줄을 먹지 않는다. 그분께서 야곱의 허벅지 힘줄이 있는 엉덩이뼈를 치셨기 때문이다.
창세 33:1 야곱이 눈을 들어 보니, 에사우가 장정 사백 명과 함께 오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아이들을 나누어 맡긴 다음,
창세 33:2 두 여종과 그들의 아이들을 앞에 세우고, 레아와 그의 아이들을 그 뒤에, 그리고 라헬과 요셉을 맨 뒤에 세웠다.
창세 33:3 야곱 자신은 그들보다 앞장서 가면서, 형에게 다가갈 때까지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
창세 33:4 그러자 에사우가 야곱에게 달려와서 그를 껴안았다. 에사우는 야곱의 목을 끌어안고 입 맞추었다. 그들은 함께 울었다.
창세 33:5 에사우가 눈을 들어 여자들과 아이들을 바라보며, 네 곁에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구냐? 하고 묻자, 야곱이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 종에게 은혜로이 주신 아이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창세 33:6 그러자 두 여종과 그들의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큰절을 하였다.
창세 33:7 레아와 그의 아이들도 앞으로 나와 큰절을 하고, 마지막으로 요셉과 라헬이 앞으로 나와 큰절을 하였다.
창세 33:8 에사우가 물었다. 내가 오다가 만난 그 무리는 모두 무엇하려는 것이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주인께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셨으면 해서 준비한 것입니다.
창세 33:9 에사우가 내 아우야, 나에게도 많다. 네 것은 네가 가져라. 하고 말하였지만,
창세 33:10 야곱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신다면, 이 선물을 제 손에서 받아 주십시오. 정녕 제가 하느님의 얼굴을 뵙는 듯 주인의 얼굴을 뵙게 되었고, 주인께서는 저를 기꺼이 받아 주셨습니다.
창세 33:11 제발 주인께 드리는 이 선물을 받아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저에게 은혜를 베푸시어, 저는 모든 것이 넉넉합니다. 이렇게 야곱이 간곡히 권하자 에사우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창세 33:12 에사우가 말하였다. 자, 일어나 가자. 내가 앞장서마.
창세 33:13 그러자 야곱이 그에게 말하였다. 주인께서도 아시다시피 아이들은 약하고, 저는 또 새끼 딸린 양들과 소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하루만 몰아쳐도 짐승들이 모두 죽습니다.
창세 33:14 그러니 주인께서는 이 종보다 앞서서 떠나시기 바랍니다. 저는 세이르에 계시는 주인께 다다를 때까지, 앞에 가는 가축 떼의 걸음에 맞추고 아이들의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창세 33:15 에사우가 나와 동행한 사람들 가운데 몇을 너에게 남겨 주어야 하겠구나. 하고 말하였지만, 야곱은 그러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주인께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시기만 하면 저는 충분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창세 33:16 그날로 에사우는 길을 떠나 세이르로 돌아가고,
창세 33:17 야곱은 수콧으로 가서 자기가 살 집을 짓고 가축들을 위한 초막들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곳의 이름을 수콧이라 하였다.
창세 33:18 야곱은 파딴 아람을 떠나 가나안 땅에 있는 스켐 성읍에 무사히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천막을 쳤다.
창세 33:19 그리고 자기가 천막을 친 땅을 스켐의 아버지 하모르의 아들들에게서 돈 백 닢을 주고 샀다.
창세 33:20 그는 그곳에 제단을 세우고, 그 이름을 엘 엘로헤 이스라엘이라 하였다.
창세 34:1 레아가 야곱에게 낳아 준 딸 디나가 그 고장 여자들을 보러 나갔다.
창세 34:2 그런데 그 고장의 족장인 히위 사람 하모르의 아들 스켐이 디나를 보고, 그를 데리고 가서 겁탈하였다.
창세 34:3 그는 야곱의 딸 디나에게 반하여 그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그 소녀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하였다.
창세 34:4 스켐은 자기 아버지 하모르에게 이 처녀를 제 아내로 얻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창세 34:5 야곱은 스켐이 자기 딸 디나를 더럽혔다는 말을 들었지만, 아들들이 가축과 함께 들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세 34:6 스켐의 아버지 하모르가 야곱에게 이야기하려고 왔다.
창세 34:7 마침 야곱의 아들들이 들에서 돌아와 있었는데, 이 남자들은 소식을 듣고 분개하여 화가 치밀어 있었다. 스켐이 야곱의 딸과 동침하여 이스라엘에서 추잡한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런 짓은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창세 34:8 그러나 하모르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들 스켐이 여러분의 따님에게 반해 있습니다. 따님을 그의 아내로 주십시오.
창세 34:9 우리와 인척 관계를 맺읍시다. 여러분의 딸들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 딸들을 데려가십시오.
창세 34:10 우리와 어울려 삽시다. 이 땅은 여러분 앞에 펼쳐져 있으니, 여기 사시면서 두루 돌아다니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 정착하십시오.
창세 34:11 스켐도 디나의 아버지와 오빠들에게 말하였다.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저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다 드리겠습니다.
창세 34:12 신부 몸값과 선물을 아주 많이 요구하십시오. 여러분이 저에게 말씀하시는 대로 다 드리겠습니다. 다만 그 소녀를 저에게 아내로 주시기만 하십시오.
창세 34:13 야곱의 아들들은 스켐이 자기들의 누이 디나를 더럽혔기 때문에, 스켐과 그의 아버지 하모르에게 거짓으로 대답하였다.
창세 34:14 그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할례 받지 않은 남자에게 우리 누이를 주는 그러한 일을 우리는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창세 34:15 다만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아 우리처럼 된다는 조건이라면, 여러분의 청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창세 34:16 그렇게 하면, 우리 딸들을 여러분에게 주고 여러분의 딸들을 우리에게 데려오고 하면서, 서로 어울려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겨레가 되는 것입니다.
창세 34:17 그러나 여러분이 우리 말대로 할례를 받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누이를 데리고 떠나가겠습니다.
창세 34:18 하모르와 하모르의 아들 스켐은 야곱 아들들의 제안을 좋게 여겼다.
창세 34:19 그래서 그 젊은이는 지체하지 않고 그 제안을 실행에 옮겼다. 그가 야곱의 딸을 좋아하였기 때문이다. 이 젊은이는 자기 아버지의 온 집안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창세 34:20 하모르와 그의 아들 스켐은 성문으로 가서 자기네 성읍 남자들에게 말하였다.
창세 34:21 이 사람들은 우리에게 호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이 땅에 살면서 두루 돌아다닐 수 있게 해 줍시다. 이 땅은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넓습니다. 그들의 딸들을 아내로 데려오고 우리 딸들을 그들에게 줍시다.
창세 34:22 그러나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할례를 받은 것처럼 우리 가운데에 있는 남자들도 모두 할례를 받는다는 조건이어야, 우리와 어울려 살면서 한 겨레가 되겠다고 합니다.
창세 34:23 결국은 그들의 가축 떼와 그들의 재산과 그들의 짐승들이 모두 우리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들의 조건을 받아들여서 그들이 우리와 어울려 살게만 합시다.
창세 34:24 성문에 나온 사람들이 모두 하모르와 그의 아들 스켐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모든 남자들이, 성문에 나온 모든 이들이 할례를 받았다.
창세 34:25 사흘 뒤, 그들이 아직 아파하고 있을 때, 야곱의 두 아들 곧 디나의 오빠인 시메온과 레위가 각자 칼을 들고, 거침없이 성읍으로 들어가 남자들을 모조리 죽였다.
창세 34:26 하모르와 그의 아들 스켐도 칼로 쳐 죽이고, 스켐의 집에서 디나를 데리고 나왔다.
창세 34:27 야곱의 아들들은 칼에 맞아 쓰러진 자들에게 달려들어 성읍을 약탈하였다. 그들이 자기들의 누이를 더럽혔기 때문이다.
창세 34:28 그들은 양과 염소, 소와 당나귀, 성안에 있는 것과 바깥 들에 있는 것들을 가져갔다.
창세 34:29 재산을 모두 빼앗고 모든 어린아이들과 아낙네들을 잡아가고, 집 안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약탈하였다.
창세 34:30 그러자 야곱이 시메온과 레위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이 땅에 사는 가나안족과 프리즈족에게 나를 흉측한 인간으로 만들어, 나를 불행에 빠뜨리는구나. 나에게는 사람들이 얼마 없는데, 그들이 합세하여 나를 치면, 나도 내 집안도 몰살당할 수밖에 없다.
창세 34:31 그러나 그들은 우리 누이가 창녀처럼 다루어져도 좋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창세 35:1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베텔로 올라가 그 곳에서 살아라. 그곳에 제단을 만들어, 네가 너의 형 에사우를 피해 달아날 때 너에게 나타난 그 하느님에게 바쳐라.
창세 35:2 야곱은 가족들과 자기에게 딸린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희에게 있는 낯선 신들을 내버려라. 몸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어라.
창세 35:3 일어나 베텔로 올라가자. 그곳에 제단을 만들어,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 나에게 응답해 주시고 내가 어디를 가든 나와 함께 계셔 주신 하느님께 바치고자 한다.
창세 35:4 그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낯선 신들과 귀에 걸고 있던 귀걸이들을 내놓았다. 야곱은 스켐 근처에 있는 향엽나무 밑에 그것들을 묻어 버렸다.
창세 35:5 그들이 길을 가는 동안 하느님께서 내리신 공포가 그들 주위의 성읍들을 휘감아, 아무도 야곱의 아들들을 뒤쫓지 못하였다.
창세 35:6 야곱은 자기에게 딸린 모든 사람과 함께 가나안 땅에 있는 루즈 곧 베텔에 다다랐다.
창세 35:7 야곱은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곳의 이름을 엘 베텔이라 하였다. 그가 자기 형을 피해 달아날 때,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바로 그곳에서 그에게 드러내 보이셨기 때문이다.
창세 35:8 그때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베텔 아래에 있는 참나무 밑에 묻혔다. 그래서 그곳의 이름을 알론 바쿳이라 하였다.
창세 35:9 야곱이 파딴 아람에서 돌아오자, 하느님께서 다시 그에게 나타나 복을 내려 주셨다.
창세 35:10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이름은 야곱이다. 그러나 더 이상 야곱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제 너의 이름이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셨다.
창세 35:11 하느님께서 그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라. 너에게서 한 민족이, 아니 민족들의 무리가 생겨날 것이다. 네 몸에서 임금들이 나올 것이다.
창세 35:12 내가 아브라함과 이사악에게 준 땅을 너에게 준다. 또한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도 그 땅을 주겠다.
창세 35:13 그런 다음 하느님께서는 야곱과 말씀을 나누시던 그곳에서 그를 떠나 올라가셨다.
창세 35:14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신 곳에 기념 기둥, 곧 돌로 된 기념 기둥을 세운 다음, 그 위에 제주를 따르고 또 기름을 부었다.
창세 35:15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신 그곳의 이름을 베텔이라 하였다.
창세 35:16 그들이 베텔을 떠나 에프라타까지는 아직 얼마 더 가야 하는 곳에서 라헬이 해산하게 되었는데, 산고가 심하였다.
창세 35:17 이렇게 라헬의 산고가 심하자 산파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셔요. 이번에도 아들이에요.
창세 35:18 라헬은 마침내 죽게 되어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아기의 이름을 벤 오니라 하였다. 그러나 아기의 아버지는 벤야민이라 불렀다.
창세 35:19 라헬은 이렇게 죽어, 에프라타 곧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 가에 묻혔다.
창세 35:20 야곱은 라헬의 무덤에 비석을 세웠다. 그것이 오늘날까지도 서 있는 라헬의 묘비이다.
창세 35:21 이스라엘은 다시 길을 떠나 믹달 에데르 건너편에 천막을 쳤다.
창세 35:22 이스라엘이 그 땅에서 살고 있을 때, 르우벤이 자기 아버지의 소실 빌하에게 가서 그와 동침하였다. 이스라엘이 이를 듣고 알게 되었다. 야곱의 아들은 열둘이다.
창세 35:23 레아의 아들은 야곱의 맏아들 르우벤, 시메온, 레위, 유다, 이사카르, 즈불룬이고,
창세 35:24 라헬의 아들은 요셉과 벤야민이다.
창세 35:25 라헬의 몸종 빌하의 아들은 단과 납탈리이고,
창세 35:26 레아의 몸종 질파의 아들은 가드와 아세르이다. 이들은 야곱이 파딴 아람에 있을 때 태어난 아들들이다.
창세 35:27 마침내 야곱은 마므레 곧 키르얏 아르바에 있는 자기 아버지 이사악에게 다다랐다. 그곳은 아브라함과 이사악이 나그네살이하던 헤브론이다.
창세 35:28 이사악의 나이는 백여든 살이었다.
창세 35:29 이사악은 노인으로, 한껏 살다가 숨을 거두고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갔다. 아들 에사우와 야곱이 그를 안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