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봉사활동 갔다가 체포 된 썰
7.이민국에서
-나는 어색하게 담요가 없는 맨 바닥에 앉아있었음(다른 사람들은 담요로 자기 자리같은거 만들어서 그 위에 있었음)
그러자 옆에서 날 보던 터번(이라는 보다는 그냥 천을 뒤집어 쓴거 같은데 이름을 모르니 터번이라 하겠음ㅋㅋㅋ) 인도 아저씨가 말을 걸었음(이후 나올 인도인 아저씨들과 구별하기 위해 터번 아저씨라 하겠음ㅋㅋ)
'...Hey,where are you from?'
'어...한국에서 왔어요'
그러자 터번 아저씨가 자기도 예전에 한국에서 일했었다며 짧은 한국어를 말하며 친한 척을 함.
의심이 없어진건 아니지만 딱히 그 안에서 나한테 뭘 할수 있을거 같지도 않고 굳이 먼저 친한척 하는데 싫어할거 까지는 없으니 반갑게 인사를 했음
덕분에 나도 담요로 된 내자리를 얻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아늑한 내 보금자리(?)에 앉아 시간을 때우며(딱히 할게 없어서ㅋㅋ) 사람들을 관찰했음.
창살 밖에는 커다란 우리(?)같은게 있는데 텅텅비었있다 어느 순간 주황색 옷입은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들어가더니 무언가 외치고 화를 내고 답답해하다가 사라졌음
(아직도 이사람들이 뭘 한건지 잘 모르겠음;;;;추측이라도 되는 사람은 알려주기 바람ㅠㅠ)
창살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가곤 했음.대부분은 동남아 사람이었는데 가끔 백인이나 흑인이 들어왔음. 인상 깊었던건 유난히 장애를 가진 사람이 많아서 소아마비 환자나 팔다리가 없는 사람들을 꽤 가까이서 볼수 있었음(평소에는 가까이서 보면 기분나빠 할까봐 보기 힘들었는데 그냥 눈앞에서 계속 돌아다님)
그러다 어느 순간 '수갑'을 찬 동남아 남자가 한명 들어옴;;;;;(누가 필리핀 사람이라 했는데 확실치는 않음)
뭔가 분위기가 많이 불량스러워 보였는데 잠깐 바닥에 앉아있다가 날 보더니 갑자기 나한테 다가옴;;;;;;
한껏 긴장을 하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 좀 빌려달라고 함
일단 '나 통화비가 부족해서 안된다'고 말하려는데 아까 그 터번 아저씨가 화난 표정으로 욕같은걸 하며 다가오더니 그 동남아 사람을 걷어차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남아 사람이 웅크리고 방어자세를 취하니 발로 막 밟음;;
멍하니 보고 있으니 옆에 있던 다른 인도 아저씨가 나한테 충고를 해줌
'헤이 코리안 보이'
'예?'
'폰 빌려주지마 위험해.쟤가 니 폰으로 마약을 사거나 범죄에 쓸수도 있어'
'아.....고마워요'
그렇게 다시 한번 간담이 서늘해져 있는데 어느순간 터번 아저씨는 자기 자리에 반쯤 걸터누워 있고 동남아 아저씨는 공손히 그앞에 앉음ㅋㅋㅋㅋㅋ
자세히는 못들었는데 터번 아저씨가 동남아 사람한테 무언가 사연들 들어본 후 자기 폰을 보여주며 뭔가 협상을 하고 있었음(대충 터번아저씨가 분당 돈 얼마를 나한테 줘야하고 통화내용을 내 앞에서 들려줘야 빌려줄수 있다는 내용인거 같았음)
빗소리를 들으면서 앉아있는데 정말 더럽게 시간이 안감ㅋㅋ
자연스럽게 폰을 켜서 앵그리 버드를 시작했음.
그 순간 갑자기 모든 아저씨들 시선이 나한테로 쏠림
나는 영문을 몰라 갸우뚱 하고 있었음.그러자 아까 충고해준 아저씨가 다시 설명을 해줌
'헤이 코리아 보이'
'예??'
'여기 안에서는 휴대폰 충전을 할수가 없어.최대한 아끼는게 좋아'
'(둘러보니 정말 콘센트가 없음)아...'
'만약 너 폰 꺼졌는데 너네 나라 영사관이 널 못찾으면 영영 여기 있어야돼'
알고보니 이민국 안에서는 휴대폰 충전을 할수가 없고 충전된 배터리를 구하려면 무언가 '거래'를 해야 하는 거였음(나중에 터번 아저씨가 철창 너머로 어떤 사람이랑 돈같은걸 주고 받으며 받아오는걸 봤음)
아마 철없는 꼬마애가 금쪽같은 배터리를 낭비하고 있으니 자기들 간담이 서늘해졌나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심지어 폰게임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었음ㅠㅠ
근데 나만 그렇게 심심한게 아니었음
옆에 있던 인도 아저씨가 나한테 말을 검
'코리아 보이?'
'예?'
'너 그 손바닥으로 예언 할줄 암?'
'아 손금...조금?'
'나 한번 봐줘'
난 대충 둘러대며 넌 오래 살거고 결혼은 언제 할거고 하며 손금 봐주는 척을 했음
그리고 고개를 드니 방안에 있는 모든 외국인들이 우릴 구경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안해서 끝났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모든 구경꾼들이 자기 손을 내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신히 한명한명 전부 다 봐주고 나서 마지막으로 이건 다 장난으로 하는거니 진지하게 생각하진 말라고 했더니 흥미로워 하는 표정으로 다들 다시 자기 자리로 감
다시 시간과 공간의 방에 앉아있는데 흑인 한명이 또 끌려들어옴
들어오자마자 그 흑인은 구석에 기대 서서 궁시렁 거리기 시작함
그러다 나랑 눈을 마주침;;;;
그러곤 내쪽으로 흑인소울 리듬을 밟으며 걸어옴;;;;;;
'hey,boy!Do you have a i-phon connector?'
'어 있기는 한데 여기 콘세트 꽂을때가 없는데요?
'(둘러보고는)What the xxx !!!Ok......'
그러더니 다시 구석에 가서 궁시렁 댐ㅋㅋㅋㅋㅋㅋ
흑인 리듬은 종특이란걸 새삼 느끼며 신기해 하고 있으니 저녁 시간이 됨
쇠창살 문이 열리더니 철판으로 된 식판이 줄줄이 들어옴
아까 그 터번 아저씨가 지휘해서 배식이 시작됨(알고보니 터번 아저씨가 여기 대장쯤 되는 사람이라 개인 소지품도 엄청 많이 가지고 있고 청소나 식사때 관리도 다 하는 거였음)
식단은 쌀밥에 재료를 정확히 알수없는 새빨간 태국 요리 하나가 다였음
입맛이 돌진 않지만 먹어보려 하는데 모여 앉아있던 인도아저씨 팟 하나가 나를 부름. 난 자연스레 가서 앉음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들이 나한테 배식된거 보단 좋은 쌀밥과 치킨을 줌!!!!
말레이시아의 경험을 비추어 돈이 없다고 말했더니 웃으면서 그런거 필요없다고 그냥 먹으라고 함ㅋㅋㅋㅋ
밥먹으며 대충 알아보니 다들 여기 몇달씩 있었던듯 했음(자기네 나라에서 안찾아 준다고 함.대한민국 만세!!ㅋㅋ)
그러다 도저히 심심해 미칠거 같아서 방안을 뛰어놀던 꼬마애 둘을 붙잡음(아빠가 잡혀오면서 같이 온듯했음)
애들도 아빠 근처(아빠가 시각장애인이라 멀리 못가는듯 했음)에서 오가면서 심심해 하는 같아서 하나빼기랑 푸른하늘 은하수랑 가위바위보를 가르쳐보기로 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재밌어 하면서도 아직 영어를 배우지 못한 나이때인지(누나가 6~7살 남동생이 4~5살쯤 되어 보임) 내 말을 못알아 들어 그냥 서로 박수만 치다 그만 둠ㅋㅋㅋㅋ(그래도 나름 애들은 만족한거 같았음)
이렇게 가지 했는데도 시간이 안가 멍하니 앉아있었음.당연히 배가 아파옴.화장실로 갔음.허리높이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니 쪼그려 앉는 변기와 물이 가득찬 항아리가 있었음.맞음.휴지가 없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터번 아저씨한테 가서 휴지를 빌리려고 시도 했음.날 이상하게 봄;;;;
인도 아저씨들도 난 이상하게 봄.
...........아 맞다 인도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휴지를 안쓰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 어떻게 해결하냐 불어보니 앞에 있던 항아리물이 뒷처리용 물이라고 함ㅋㅋㅋㅋ이후는 상상에 맡기 겠음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시간이 안가던 중 이민국 직원이 날 부름
어리둥절 하며 갔더니 한국 영사관 직원이 도착했다고 함!!!
사무실 같은데를 들어가니 어여쁜 직원분이 앉아있었음(감동ㅠㅠ)
간단히 내 신상을 확인하고는 중간에 누락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적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체포부터 당시까지 간단한 설명을 해달랬음.설명이 끝나자 내가 지불한 금액 영수증(?)같은거를 보여주며 내가 지불한 금액이 모두 정당하게 쓰여졌다는 내용의 확인증에 싸인을 해달랬음.그제서야 난 벌금+뇌물로 준 25000바트 외에도 경찰차 수송비(?)같은거도 경찰들이 추가로 요구했단걸 알았음(택시도 아니고 경찰차 타고 오가는데 돈을 달라니;;;)
좋게 끝마치고 감사하다고 인사하고(사무실 문닫기전에 오려고 폭우속에서 위험감수하고 급하게 왔다고 함 ㅠㅠ영사관 화이팅!)돌아가는 길에 사진(?)도 찍으러 감
(영화에서 보면 뒤에 키높이에 맞춰 줄그어져 있고 그앞에서 죄수번호 들고 찍는거 있지않음?그거임.앞에서 한번 옆에서 두번인가 찍음ㅋㅋㅋㅋㅋ)
돌아오니 곧 다시 날 부름.짐을 챙기라고 함 드디어 집에 간다고 신나서 인도 아저씨들한테 인사도 안하고 나옴ㅋㅋㅋㅋㅋ(잘있죠 아저씨들?ㅎㅎ)
어느새 태국어로 판결문(?)같은거도 찍힌 내 여권도 돌려받음ㅎㅎ
나가는 길에 직원이 같은 차에 한국인이 한명 더 탄다며 가면서 이야기 해보라고 함
호송차에 타니 앞자리에 어린 남자애(일본애임)가 타고 내 옆자리에 한국어로 전화 통화를 하는 아저씨가 앉아있었음
어색하게 옆에 앉아있다 아저씨가 통화 끝나고 사색에 잠겼을때 말을 검
나는 이 순간에 이후 나한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고 아저씨의 이야기에 빠져듬
그렇게 마약과 사기,폭력과 반전이 모두 담긴 아저씨의 이야기가 시작됨
(다음번은 아저씨가 겪은 이야기임ㅋㅋㅋ)
-계속-
출처:내 페북
벌써 다 써가네요ㅠㅠ
첫댓글 와 진짜 무서웠지만 좋은(?) 경험이었겠네요
그래도 사람들을 잘 만나서 다행이에요ㅋㅋ
그나마 운이 좋았던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