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봉사활동 갔다가 체포된 썰
8.아저씨 이야기+귀국(완결)
-한국 아저씨(이후에는 그냥 아저씨로 하겠음)은 원래 태국에 사업을 하러 왔다고 함
사업은 잘 되는 듯 했으며 태국에서 집도 사고 꽤 튼튼한 기반을 닦았다고 함
아저씨는 사업이 안정되면 가족들도 불러서 다같이 살면서 탈북자들을 도우며 살아가겠다고 맘먹었다고 했음(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오는 루트중 하나가 태국으로 들어오는 건데 중간에 중국같은 곳에서 걸리면 도망 못가게 손에 구멍을 뚫어 쇠사슬로 묶어놨다가 북한으로 보낸다고 했음)
나름 꿈이 컸는지 꽤 구체적으로 나한테 설명했지만 내 멘탈이 좋지 못해 거의 흘려 들었음ㅋㅋㅋ(대충 기억하자면 탈북자 애들이 남한으로 가겠다고 하면 내가 있던 곳과 같은 이민국 수용소에서 몇년동안 있으면서 여러 절차를 밟는다고 했음;;;)
그런데 잘나가는 줄 알았던 아저씨에게 태국인 한명이 뒷통수를 제대로 침;;;
원래 이 아저씨가 사업을 할때 외국인이라 절차가 복잡하고 세금도 많이 물어야 된다고 했었다고 했음.
아저씨는 나름 꼼수를 써서 태국인 친구 명의로 사업도 하고 집도 사고 이것저것 했다고 함.
근데 이 태국인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이 사업체도 내 명의고 집도 내 명의니 너는 내 사업에서 손때고 내집에서도 나가라'고 통보함;;;;
경찰까지 불러서 내쫓는 바람에 멀쩡히 집에 있다가 몸뚱이만 나오고 집이랑 그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까지 모두 뺏겼다고 했음;;;;(심지어 집안에 금고가 하나 있는데 금고 안에 집문서,땅문서,사업 관련 문서까지 있는데 하나도 못건졌다고 했음)
억울한 마음에 변호사를 고용해 고소를 준비했음
그런데 아저씨가 몰랐던게 있었음.태국 변호사는 우리나라 변호사처럼 사법고시같은걸 통과한 엘리트들이 아니고 동네 경찰이 정년퇴직하고 하거나 할 정도로 전문성이 없음
...그렇게 아저씨는 변호사한테 사기당해서 또 돈을 잃었다고 했음ㅋㅋㅋㅋㅋㅋㅋ
(돈만 받고 먹튀했댔음ㅋㅋㅋㅋㅋㅋ그나마 자기는 양호한게 캐나다 어떤 남자는 억단위로 먹튀 당했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
이후 몇차례 노력을 했지만 거꾸로 아저씨가 경찰한테 잡혀가거나 했다고 했음
(그리고 잡혀갈때마다 뇌물을 요구했다고 함ㅋㅋㅋㅋㅋㅋ내 담당 경찰들만 썩은게 아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잡혀올때는 너무 화가 나서 경찰이랑 싸웠다고 했음
이때 경찰 한명을 두들겨 팼는데 맞은 경찰이 지원 병력을 요청해서 열댓명의 경찰들이 자기를 잡으로 왔다고 함(아저씨가 덩치가 좀 크셨음.힘도 세보임ㅋㅋㅋ)
그렇게 우르르 오는 경찰들 상대로 잡혀가면서도 아저씨는 반항을 했다고 함
이 과정에서 경찰이 아저씨를 제압한다면서 쇠꼬챙이로 다리를 찌름;;;(18번인가 찔렀다고 함;;;)
아저씨가 경찰서에 도착할때는 이미 과다 출혈로 위독해졌다고 함.
때문에 아저씨는 원래 갔었어야 하는 교도소 대신 병원으로 갔음
(참고로 병원비는 아저씨 부담임ㅋㅋㅋ절대 경찰이 보상해 주지 않음ㅋㅋㅋ)
그 병원이 치앙마이 교도소에 딸려있던 병원이어서 매일 병실로 시체들이 들어오는데 대부분 마약관련 범죄자라고 했음.(거기 교도소에서는 간수가 죄수한테 마약을 판다고 함;;;;마약 중독자는 마약을 사서 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간수에게 찍히게 됨.간수는 마약 조직원 일부를 찍은 죄수가 있는 방안에 넣고 조직원이 중독자를 죽인다고함)
그 시체들은 그냥 구덩이 같은데 쌓아두었다가 묻어버리다고 함;;;
아저씨는 그 안에서 나름 태국어도 공부하고 다른 한국인 수감자(불법 카드 복제.1장 복제 할때마다 3년인데 50장 복제해서 150년형 나왔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30대인데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고 했음;;;)랑도 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 한국으로 추방되러 가는 길이라고 했음(깨알같이 경찰이 뇌물주면 잠시 말레이시아 찍고 와 다시 사업할수 있게 해줄다고 딜을 했는데 딸 생각이 너무 나서 그냥 한국 간다고 했댔음)
아저씨가 하도 태국 욕을 하기에 나는 어지간히 태국이 진절머리 난다 싶었음ㅋㅋㅋ
그렇게 우리는 공항에 도착했음
일본애는 부모님이 태국까지 와서 기다린다고 했음
그런데 우리 3명을 담당하는 경찰은 1명이어서 아저씨와 나만 남기고 경찰이 잠깐 일본애 추방절차 밟고 온다고 여기 잘 있으라고 했음.
아저씨와 나는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담배 좀 피고 온다고 가방만 좀 맡아 달랬음.
난 아무 꺼리낌 없이 잘 다녀오시라고 했음.
20~30분쯤 뒤에 경찰이 돌아옴.아저씨의 행방을 물음.
담배 피러 갔다고 했음(그때까지 난 그냥 아저씨가 심란해서 줄담배 핀다고 생각했음ㅋㅋㅋㅋㅋ)
경찰이 어이없어 하면서 도망갔을거라고 했음
난 고개를 저으며 그 아저씨 딸을 그리워 하는 아저씨라고 아버지는 도망가지 않는다고 했음ㅋㅋㅋㅋㅋㅋ
경찰이 그럼 둘이 찾아보자고 했음
...1시간이 지났는데 안보임;;;;;
당황해서 경찰아저씨 눈치를 보고 있는데 아저씨 가방 좀 열어보자고 함
한국어로 쓰여진 편지 여러장과 속옷이 들어있었음
경찰이 편지 몇개를 골라주며 해석 좀 해달라고 했음
'작은 형님께.형님 못난 동생 XXX입니다......'
편지 내용은 작은 형한테 보내는 내용이었는데
..........형님 제가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
집간다고 간신히 묶어놓은 정신줄이 다시 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저씨 마약 사범이었음;;;;;
난 그것도 모르고 아저씨 변호 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
당황해서 변명하는 나한테 경찰아저씨가 웃으면서 넌 착한 아이인거 같으니 안심하라며 덕분에 내일 아침이면 잡을수 있을거라고 했음
이후 내 비행기가 올때까지 경찰 아저씨와 어색한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눔
(알고있는 태국 스타 있냐길래 닉쿤 말했는데 마침 음주운전으로 잡혀갔을때라 더 분위기가 안좋아짐ㅋㅋㅋㅋㅋ)
시간이 되어 난 다른 경찰한테 인계되어 갔음(나중에 연락하라고 경찰아저씨가 연락처 줬는데 코너 돌자마자 구겨서 버림ㅋㅋㅋㅋㅋ)
난 공항 뒷길(직원용 통로인데 일반 이용객들 머리위나 벽뒤 같은데, 철제 구조물 사이사이에 있음.첩보영화 찍는 느낌남ㅋㅋㅋㅋㅋ)을 지나 승무원용 공항 검색대(전 세계 비행사 유니폼을 골고루 볼수있는 기회였음ㅋㅋㅋ)를 통과해 어떤 사무실 같은곳으로 갔음(아까 이민국에서 아이폰 충전기 물어본 흑인도 거기 있었음ㅋㅋㅋ나보고 인사함ㅋㅋㅋㅋ)
거기서 여권 검사를 하고 비행기 시간에 딱 맞춰서 보내주는 것 같았음(난 '추방'되어서 가는 거라 쇼핑따윈 할수 없었음ㅋㅋㅋㅋㅋ)
순서대로 나가다 드디어 내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나도 내보내짐.
공항 경찰이 정확하게 비행기 게이트 앞까지 나를 데려다 주고 내가 비행기에 타는걸 확인하고 갔음(중간에 도망칠까봐 그런듯;;;;)
꿈만같은 기분으로 내 자리를 찾아감
...비즈니스석이었음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물어보니 엄마가 '가격은 신경쓰지 말고 가장 빠른 대한항공으로 태워서 보내주세요'라고 해서 '가장 빠른 대한항공'을 찾아보니 비즈니스석 밖에 없었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며칠간 못씻은 비주얼로 비즈니스 석에 앉아 (옆자리 아저씨가 말걸길래 썰을 살짝 풀었더니 솔직히 비즈니스석에 꾸질꾸질한 애가 앉아 있길래 잘못 태운줄 알았다고 함ㅋㅋㅋ) 한국으로 옴ㅎㅎ
-完-
출처:내 페북
나름 길고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문제 생기면 다시 태국으로ㅋㅋ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파란만장 하네여 ㅋㅋㅋㅋ
와 진짜 잘읽었어요 ㅋㅋㅋㅋ 태국 다시는 가기 싫으시겠네요
저도몇년전에 태국다녀왔는데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바가지 씌운게 생각남;;
신기한게 한국 돌아온 직후에는 죽어도 다시 가기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안좋았던거는 까먹게 되고 좋은거만 남더라고요ㅋㅋ저도 엄청 바가지 쓰고 돌아다녔는데 그래도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어요ㅎㅎ
진짜재밌게 잘읽었어욬ㅋㅋㅋㅋ 힘들고 무서웠을텐데 밝게 이겨내셨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좋게 좋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줘서 그나마 긍정적이었던거 같네요ㅋㅋㅋㅋ
첫편부터다읽었어요!!!!!!!!!완전재밌어욬ㅋㄱㅋㅋㅋㅋ필력짱짱맨이신듯ㅋㅋㄱㅋㄱㅋㅋㄱ더듣고싶음ㅠㅠㅋㅋ썰을위해태국한번더다녀오세옄ㅋㄱㅋㄱㅋㅋㅋㅋㅋㅋㄱㅋ
안그래도 집행유예도 끝났는데 한번 더 가보고 싶긴해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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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런 일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어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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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ㅋㅋㅋ복받으실거예요ㅋㅋㅋㅋ
실시간으로 기다리면서 읽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읽었슴다ㅋㅋㅋㅋㅋㅋㅋ 영상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탐나는 스토리네요ㅋㅋㅋㅋㅋㅋ
수고하셨어요 올리는데 쓸데없이 오래 걸린거 같아 죄송하네요ㅋㅋㅋㅋㅋ
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ㅋㅋㅋ처음에 잘못 산 티켓이 이렇게 되었을 줄이야..ㅠㅠ 고생하셨어요! 저는 태국에 여행으로만 잘 다녀와서 태국의 이런 면은 전혀 몰랐네요!
저도 태국 돌아다니는 동안에는 진짜 좋았어요ㅎㅎ사람들도 다 친절하고 과일도 맛있고ㅎㅎ
진짜 너무 고생하셨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웃고있지만 막상 제가 당했으면 엄마 보고싶다고 막 울었을 것 같은데 되게 잘 이겨내셨네요 긍정킹이신 것 같아요!!bb 수고 많으셨습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이겨냈다기보다는 제 상태따윈 신경안쓰고 끌고다녀줘서...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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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더 고생 하셨네요;;;우리나라가 진짜 안전한 곳인거 같아요ㅎㅎ
필력진짜 좋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겁나서 어허허허허흑흑흑흑흐그그그그 하다가 영사관이고 나발이고 연락도 못하고 쭈그리 됐을듯ㅋㅋ
쉬지않고 완결까지 읽었어요. 침착하게 대응 잘하신듯. 저라면. . . 어흑.
태국 쳐다도보기 싫을텐데, 좋은추억도있다니. 평생 한 번 겪을까말까한 일이라 신기하게 읽었어요.
에고 고생많이 하셨네요 ㅠㅠㅠㅠ 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ㅋㅋㅋㅋㅋ
소설 한 권 읽은 기분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재밌게 잘봤어요ㅠㅠ 동남아 공권력은 ㄹㅇ다썩은거같음. 필리핀여행도 가보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살아봤지만 동남아 경찰들 진짜 날강도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