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매니아포럼(네이트)에 연재되었던 박경래님(metol)의 글을 복사한것입니다.
재즈의 역사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 보다가 밴드의 구성과 사용악기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초기재즈는 주로 지금의 브라스밴드 형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00년대 초에부터 나타난 정제된 형태의 랙타임 등에서는 피아노가 주요 악기로 쓰였습니다. 더불어 트럼펫, 드럼 등의 악기가 사용되는 5인조나 7인조등의 캄보밴드(Combo band,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밴드)였습니다.
잠깐 악기에 대해서 먼저 말해보면, 재즈에서의 악기는 크게 리듬악기와 리드악기로 나눕니다. 리듬악기는 드럼, 베이스, 피아노(피아노가 리듬악기라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요?) 등이 있고 리드악기는 모든 관악기와 그 외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악기들을 말합니다. 뭐 어느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듬악기가 더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재즈의 분위기, 특히 전에 말한 스윙하는 느낌은 특유의 리듬감에서 50점은 먹고 들어가거든요. 그러니까... 리듬악기는 음악의 기초를 깔아주고 리드악기는 음악을 화려하게 한다고 할까요... 아, 기타역시 리듬악기로 취급되는데요, 피아노나 기타가 리듬악기로 취급되는 이유는 코드진행을 통해서 리듬감을 줄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좀 어렵지요?) 그러니까… 피아노에서 왼손으로 코드를 눌러주는데, 이것을 어떤 박자로 눌러주는가 하는 것에서 리듬감이 나타나고요, 기타역시 코드를 잡고 여러줄을 치는 가운데에서 어떤 박자로 치느냐에 따라서 리듬감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이걸 직접 들으면서 설명하면 쉬운데… 글재주가 없어서 더 이상 설명이 안되네요. 죄송…^_^;;; 보통 처음 음악을 들으면 화려한 트럼펫이나 색소폰에 끌리게 되는데 자꾸 들을수록 리듬섹션에 관심이 가게 될겁니다.
다시 밴드로 넘어가서... 이런 구성은 30년대 빅밴드 - 스윙시대로 넘어오면서 20인조 내외의 많은 인원이 연주하는 형태로 바뀝니다. 이때 밴드의 구성은 피아노, 드럼, 베이스를 기본으로 해서 트럼펫, 알토 색소폰, 테너 색소폰, 바리톤 색소폰, 트럼본, 클라리넷 등의 악기에 각각 2-4명정도의 인원이 배치된 형태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런 빅밴드를 일반적인 클래식의 오케스트라와 구별하는 것은... 현악기가 없다는 것이지요. 재즈 빅밴드에는 현악기가 없어서 부드러운 맛이 덜한 대신에 관악기 특유의 화려함과 다이나믹한 느낌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빅밴드 시대가 지나서 비밥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재즈밴드는 다시 캄보밴드 형태로 변합니다. 보통 4-6인조 정도의 형태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형태를 쿼텟(quartet, 4인조 : 피아노 + 베이스 + 드럼 + 관악기 1개), 퀸텟(quintet, 5인조 : 피아노 + 베이스 + 드럼 + 관악기 2개), 섹스텟(sextet, 6인조 : 피아노 + 베이스 + 드럼 + 관악기 3개)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꼭 정해진 것은 아니고, 때에 따라서 피아노 트리오(trio, 3인조 : 피아노 + 베이스 + 드럼 )와 같이 다른 포맷을 이룰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한 것은 연주에 대한 이야기고, 보컬이 들어가면 조금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보컬곡을 잘 안 듣기 때문에 보컬에 대해서는 잠시 언급을 회피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한가지 설명. 각 연주의 악기는 다음과 같이 약자로 표기하니까 알아두세요 !
piano : p / trumpet : tp / tenor saxophone : ts / alto saxophone : as /
soprano saxophone : ss / baritone saxophone : bs / trombone : tr / drum : ds /
bass : b / clarinet : cl / flute ; fl / vibraphone : vib / guitar : g 또는 gt / ....
여기서 Vibraphone은 실로폰처럼 생긴 악기입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지요.
처음 감상 하실 때는, 드럼의 박자를 느껴 보시는 것이 제일 편할 겁니다. 리듬감이 어는 정도 생기면, 관악기 위주로 감상하시면서 재즈에 대한 폭을 넓히고, 다음 각각의 연주자별로 감상하시는 방법으로 진행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런데 그 리듬감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나 어색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평소에 듣던 음악들과는 리듬이 좀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보통 4박자 음악이라고 하면 강-약-중강-약 하는 식으로 국민학교때부터 배웠지요? 이게 뭔소리냐하면, 리듬의 강세가 네개의 박자중에 첫번째와 세번째에 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즈는 반대에요. 약-강-약-강의 형태로 둘째 넷째에 강세가 붙지요.
그뿐 아니라 당김음이라고 하는 것이 있지요? (영어로 싱커페이션이라고 하는 것…스펠은… 넘어가고…^_^;; ) 박자를 딱딱 끊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박자의 연결을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을 말하는데… 말로하긴 좀 어렵네요… 하여튼 이렇게 박자가 기존 음악하고는 좀 달라서 첨에는 어색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재즈를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니까, 다름 음악과는 다른 재즈의 리듬감을 느껴보세요. 이것이 감상의 첫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직접 들어보는 것이겠지요? 만약에 재즈 음반을 어떤 것을 들을까 생각하신다면... 조금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보통 초심자들은 옵니버스 앨범들을 주로 사려고 합니다. 레코드가게에 가면 '재즈파일'이니 '재즈트레인'이니 '올댓재즈'니 하는 대 여섯장씩 들은 편집음반들이 있습니다. 거기 들어있는 음악들은 거의 명곡중의 명곡을 최고의 연주자가 연주를 해서 정말 좋은 음악이기는 하지만... 저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잠깐 듣고 말거라면 모르지만... 나중에는 거기에 들어있는 한 곡의 노래 때문에 그 연주자의 음반을 사기가 아까와지는 일이 생기거든요. 가급적이면 편집음반 말고 연주자의 원래 음반을 사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뭐가 좋은지 모르잖냐...하신다면... 제일 좋은 방법은 재즈를 잘 아는 사람(저 같은...^o^;)의 음반을 빌리거나 녹음을 해달라고 해서 들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서는 MP3가 있으니까 여러 사람이 올리는 것을 들으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 더불어서 매번 글을 올릴 때 마다 하나 정도 좋은 앨범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역시 음악은 직접 들어야 느껴지는 것이니까... 비교적 듣기 쉽고, 쉽게 구할 수 있고, 싼(?) 것으로 선정해보지요. 사실 재즈 CD한장 값이 요즘엔 보통 13,000원에서 17,000원 정도 하거든요... 물론 싸게 사는 기회나 싼 음반도 있긴 하지만... 여하튼, 오늘의 음반은... John Coltrane의 'Ballard' 앨범입니다. 이 사람은 테너색소폰을 연주했던 거장 중의 거장인데, 원래 굉장히 어려운 음악을 하는 사람에 속합니다. 재즈 좀 들었다 하시면 이 사람을 들어보신적이 있으시겠지요? 전에 재시럽에서 콜트레인 특집을 하기도 했으니까 아래 게시물을 잘 찾아보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제가 들어본 발라드 앨범중에 가장 아름다운 음반중에 하나입니다. 원래 헤비메틀 연주하던 그룹이 발라드를 연주하면 죽이는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평소에 어려운 음악 하던 사람이 발라드를 연주하니까 정말 감동적인 음악이 나오더군요.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연주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John Coltrane : Tenor Saxophone
McCoy Tyner - Piano
Reggie Workman - Bass
Elvin Jones - Drums
이 연주자들은 모두 그 시대 최고의 연주자들입니다. 그래서 이 쿼탯은 역대 최고의 쿼탯중의 하나로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개개 연주자에 대해서는 차후에 차근차근 말씀드리기로 하면서, 이만 재미 없는 글 마칩니다. 그럼 다음에!
첫댓글 오우 당산...멋진 글들을 스크랩 하셨넹..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