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립국어원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사라져가는 우리 방언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이 책을 썼다. 여러 사례를 들어 방언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증명하고, 그동안 우리의 언어생활을 지배했던 경직된 표준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방언 등 다양한 언어 자원들을 끌어안는 공통어 중심의 어문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질적인 남북 언어 현실을 돌아보고 서로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나아가 아시아권에서 불고 있는 한국어 학습 열풍을 소개하고 한국어의 세계 언어로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저자는 우선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어문규범정책은 일방적이고 폐쇄적이며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고 지적한다. 우리 민족의 언어 자산을 서울이라는 지역에 한정하여 지역 방언을 홀대하고 내쳐버린 배타적인 표준어 중심의 어문정책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표준국어대사전'은 일관된 기준이나 원칙 없이 마구잡이로 올림말을 등재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사전이 미비한 탓에 과거와 현재가 단절되고, 문화의 전승과 발전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 국민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국가의 말글살이를종합하는 언어 창고로서의 종합 국어대사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를 보완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 분단 이후 남의 표준어, 북의 문화어로 나뉘어 갈수록 이질화되고 있는 남북의 언어 현실을 생각할 때, 남북 언어 규범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통일 시대를 대비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제시한다. '표준어'라는 기준에서 한 차원 나아가 '한민족 간에 두루 소통되는 공통성이 가장 많은 현대어'라는 개념, 즉 '공통어'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평양말뿐 아니라 평안, 함경, 경기, 충청, 전라, 강원, 경상, 제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공통어 언어 정책'이야말로 정치적·지역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저자는 2004년 6·15민족공동선언 이후 진행되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및 남북 어문 교류 사업의 의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경북대 인문대학 교수인 저자는 국립국어원 남북 지역어 조사 사업의 추진위원장과 겨레말 사전 남측 편찬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회 이사로 있다. 저서로 '국어방언학' '위반의주술, 시와 방언' '언어 지도의 미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