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 다통증 일침요법으로 바꿔서 진료한 지 3일차가 지났습니다.
파동침을 많이 꽂는 것보다 적게 꽂는 게 더 효과가 즉각적이다는 것을 실제 눈으로 확인했지만, 많은 환자들을 짧은 시간에 제대로 진단해 낼 수 있을지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자면서도 강의 동영상을 틀어놓고 잤습니다.
월요일 아침이라 진료의 부담도 컸고, 환자들의 반응도 궁금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제 진심도 전해지고, 환자 수도 더 늘겠지만, 갑자기 바꾼 여파는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여유도 찾고,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틀어놓고 걸어서 한의원으로 출근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생님~ 도와주세요.'
물론 제가 도와달라 하지 않아도, 선생님도 어련히 알아서 도와주시겠지만, 그래도 대 놓고 도와달라고 하긴 싫었습니다. 어떡하든 제 힘으로 일어서고 싶었습니다.
동영상에서 "마음을 내려놓아라. 고치려고 노력하지 마라."는 대목이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 이거다. 하나 건졌네. 환자를 어떡하든 잘 고치려는 마음, 침 갯수가 줄어 환자가 떨어져 나갈 것에 대한 불안감, 어떡하든 잘 진단해 내겠다는 마음이 모두 내 욕심이구나. 이 마음부터 먼저 내려 놓아야 더 잘 진단할 수 있겠네... 걸어서 출근하길, 진료 전에 동영상을 듣길 잘 했구나.'
한의원 근처에서 토요일 초진으로 오셨던 젊은 엄마네 가족을 만났습니다.
"토요일 침 맞고 어깨는 어땠나요?"
"좀 괜찮아졌어요. 그런데, 아직도 불편해서 한의원에 침 맞으러 가는 길이에요."
'아~싸~'
토요일 파킨슨병으로 침을 맞으셨던 할머니네 가족도 만났습니다.
"원장님! 토요일 침을 그렇게 맞고는 어머니가 너무 좋아지셨어요. 손 떠는 빈도도 줄어들었고, 박수를 못 쳤는데, 박수도 쉽게 쳐요. 신기하네요."
제 딴에는 효과를 못 냈다고 생각했던 환자여서 그 말을 듣자 자신감을 회복했습니다.
파동 다통증 일침요법이 효과도 즉각적이고, 설사 당장 효과를 못 내더라도 맞고 나면 분명 좋아진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 길을 걸어가야 할 당위성을 느꼈습니다. 바로 효과를 못 낸다고 조바심 낼 필요도 없겠다 싶었습니다.
한의원 문을 열면서 과연 얼마나 와 계실까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월요일이라 적지않은 분들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제가 감당할 만큼의 환자가 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래도 욕심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 침법을 쓰기 전 요일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 줄었지만 어차피 환자수가 많아 10%는 보험금액이 삭감되기에 즐겁게 감수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를 믿고 내방해주는 단골 환자분들이 고맙네요.
간호사에게 넌지시 환자분들의 반응을 물었더니, "서운해하셔요. 전에 침을 많이 맞을 때에는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는데~"
'제대로 고치려면 침을 적게 꽂아야 하고, 대접(?)하려면 많이 꽂아야 하고.'
'지난 10년동안 열심히 대접했으니, 이제 제대로 된 길을 가야지. 이 길이 옳다면 이 길을 걸어야지.' 스스로 다독여봅니다.
오후엔, 좀 한산한 느낌이 들어 힘이 빠질 찰라, 토요일 아드님 등에 업혀 올라오셨던 어르신을 다시 침 몇 개로 수월하게 걷게 만들어 대기실 환자분들로 부터 "신기하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쉬고 있는데, 여지없이 오늘도 아내가 숙제거리를 던져줍니다.
"신랑! 낮에 재채기 하다가 목이 구부려졌는데, 그 때부터 목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숙이려면 뼈가 팅그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등이 아파 목을 못 놀려."
'이번엔 뭐가 문제지. 흉추 5 번까지 아프다면 목과 심장의 문제인데, 어느 곳이 일침일까~ .'
재채기니까 흉추 1번일까. 효과가 없네요.
심장 자리를 잡아도 역시 별로고요.
경추 3번이나 7번을 잡아도 꽂은 당시에는 덜하다가 몇번 목을 돌리면 여지없이 아파하고.
간을 잡아도 효과가 없습니다.
상하균형으로 보고 치골교정을 해도 그닥 효과를 못봤습니다.
그런 저의 발버둥을 안쓰러워 하며, 아내가 한 마디 하네요.
"하루 종일 수백 명 환자를 보면서 진단을 제대로 해내기가 쉽지 않겠네."
"그럼, 솔직히 침 30~40개 꽂을 때가 마음은 편했지. 그래도 일침으로 침을 놓으니까, 침 맞을 땐 잘 모르겠다는 분들도 다음날 오시면 효과가 좋다고 하니, 당장은 힘들어도 이렇게 침을 놓아야지. 내 실력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색시도 금방 효과를 못 봐도 내일 자고 나면 좋아져 있을거야."
"치료 하면 좋아지다가도, 또 시간이 지나면 원상(나쁜 상태)으로 돌아가는 게 우리 몸인 것 같아."
"맞아. 그래서 좋아져도 꾸준히 맞아야 돼."
포기하려는 순간 불현듯, 아내의 입이 왼쪽으로 쏠린 게 눈에 들어오네요.
'그렇구나. 저기가 문제네.'
오른가운데 손가락 첫째마디에서 뇌하수체 자리(경추 1번)와 왼쪽 턱라인에 침을 꽂았습니다.
아내에게 "왼쪽 입이 원인이야."했더니, "지난 주 부터 신경을 많이 써서 왼쪽 어금니쪽으로 입안이 다 헐었어."한다.
"아니, 진작에 얘기하지."
"그거랑 목 아픈 거랑 상관이 있는 줄 몰랐지. 상관이 있다면 얘기했을텐데.~"
"... ..."
충북 제천 남창규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남창규
첫댓글 소설 같은 실화가 머리에 쏙쏙들어오네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갈수룍 진보하십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살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도 소설책을 읽는 느낌입니다. 예전에 밤을 새우며 소설 동의보감을 보던....^^
정말 소설같네요. 글도 정말 잘쓰십니다.
감사합니다^^
"종부파동원리"
세계로미래로~~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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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 있군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