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영님, 안녕하세요.
지난 11월 16일에 성동구치소에 다녀가셨나 보네요.
제게 넣어주신 접견물을 받고 무척 고마웠습니다.
마치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요.
아시겠지만 이곳의 생활은 매우 단순하고 변화 없이 반복되다보니 이러한 것이 반갑습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것은 틈틈이 맛있게 먹고, 긴 것은 이송가면 먹으려고 남겨두었습니다.
저야 이송가도 계속 독방에 있게 될 테니 가봐야 인사 선물로 줄 사람도 없겠지만, 생각은 할 수 있으니까요.
배미영님을 잘 모르지만 따뜻한 정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구속노동자후원회를 비롯한 진보연대단체들의 따뜻한 관심과 연대로 이곳 생활을 큰 침체 없이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매일 세상 밖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투쟁하고 싶은 마음만은 변치 않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구노회의 제안으로 진보단체들에서 보내주는 소식지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송을 가면 제일 먼저 바뀐 주소를 각 단체들에 바로 알려주려고 합니다.
지금 밖에서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이 김진태의 조롱처럼 바람이 분다고, 싸움이 길어진다고 꺼지지 않고 꼭 끝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날마다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물론이고 분하고 억울한 제 마음도 진정한 ‘치유’가 될 것 같고, 비로소 새로운 희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ㅇ르 것 같습니다.
저도 마음은 언제나 광장에서, 투쟁의 거리에서 함께 하겠습니다.
늘 건강, 건투하시길 바랍니다.
2016.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