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묘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앞서 보도를 들으신 것처럼 봉안당이나 화장장 같은 장묘시설에 대한 지역 이기주의는 여전한 실정입니다.
장묘문화 개선을 위한 평화방송의 특별기획 ‘새로운 장묘문화를 위하여’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현재의 묘지난과 봉안당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최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을 선택한 사람은 10명 가운데 6명.
10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묘지난 때문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화장인구를 생각한다면 봉안소 설치는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신승섭 천주교 안성공원묘원 관리소장입니다.
[인터뷰 : 신승섭 소장]
“지금 서울쪽이나 인천교구, 대전교구 등등해서 현재 만장돼있기 때문에 옛날에 예매하신 분들만 현재 매장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부활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가톨릭교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천주교 수원교구가 관리하고 있는 안성공원묘원의 경우 지난 2005년 4만9천기 규모의 봉안당과 유해봉안소를 설치했습니다.
계속해서 신승섭 관리소장입니다.
[인터뷰 : 신승섭 소장]“묘지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매장한 지 20년이 지나면 유해를 다시 관에 정중히 모셔서 유해 봉안소에 안치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그 땅을 다시 후손들이 쓸 수 있게끔 유해봉안소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봉안소 설치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이른바 님비 현상으로 불리는 ‘지역 이기주의’입니다.
서울대교구 태릉성당 역시 지난 2005년, 성당 내에 봉안당을 설치하려 했지만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금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학습권 보호를 명분으로 학교 주변에는 그 어떠한 납골시설도 설치할 수 없도록 한 학교보건법 조항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혐오시설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습니다.
전기성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 교수입니다.
[인터뷰 : 전기성 교수]“국가가 종교시설 안에서의 납골당을 설치하는 것은 여러가지 종교적인 의미, 신앙적인 의미, 특수한 의미가 있고 이것은 일반적으로 혐오나 공해가 아니라는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죠.”
우리 모두와 우리의 후손이 사용하게 될 봉안당이 더 이상 혐오시설로 여겨지지 않도록 추모 문화에 대한 홍보와 교육은 물론 범 정부 차원의 법과 제도 개선 노력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
PBC 뉴스 최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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