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주주와 애널리스트들이 단기 실적을 내라며 압박을 강화함에 따라 CEO 권한은 축소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 내에서 CEO나 최고재무 책임자(CFO)등 'C'자가 붙은 고위 임원이 아니라 하부조직의 책임자가 리더십을 갖고 변화를 주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윌스트리트저널은 부장이나 팀장, 일반 임원 등 하부 조직의 관리자가 변화를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리더십'이 기업성공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ERM의 제임스 켈리와 스콧 내들러 이사의 기고문을 실었다. 켈리와 내들러 이사는 수백 개 기업의 사례 연구를 통해 하부 조직의 책임자가 리더십을 갖기 위한 방법 5가지와 아래로부터의 리더십을 촉진하기 위한 CEO의 행동지침 7가지를 소개했다.
<하부조직 관리자의 리더십 갖기>
하부조직 관리자들은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느라 리더십을 발휘할 시간과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리더가 되겠다는 결심부터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적인 업무에서 탈피해야 하며 경쟁자와 고객등 외부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 부하를 통제하려 하기 보다는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야 한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지시나 통제를 받기 싫어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관리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고객의 불만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군대식 상명하달 체계에서는 동료들 간 정보 전달이나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수직적 조직을 타파하고 수평적 조직구조를 만들어 동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듣고 피드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함께 관리자들은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받는 조언자가 돼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말을 많이 들어야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를 밝히기보다 직원들이 스스로 시각을 넓힐 수 있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회사사정이 너무 좋으면 변화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고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면 직원들이 너무 바빠 변화를 추진하기 어렵다. 따라서 변화를 추구할 완벽한 시점을 찾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사 이동이 일어나는 시점등 적당히 좋은 시점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리더십 촉진하기>
CEO는 하급 관리자가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전략적 의사결정이 어떤 결정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폭 넓은 질문을 던져 이들의 시각을 넓혀줘야 한다. 또 여러 계층의 직원들과 만나 그들의 견해를 듣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하며 직원들과 만날 때 자신의 생각이나 해결책을 강요하지 말고 공백(vacuums)을 만들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CEO는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을 던져야 하며 '만약 그렇다면 어떤 일이 생길 지'도 자주 물어야 한다. 조직의 비전이나 미션등과 관련한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토론해야하며 기업 현안을 정기적으로 조망해야 한다.
켈리와 내들러 이사는 "하부 관리자의 리더십을 위협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파악하고 이를 촉진시킬 경우 유연성이 확대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등 엄청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아래로부터의 리더십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