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리는 여쭈었다.
"나는 또한 마하살의 뜻을 말하고 싶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보살은 위없는 큰 보리심을 일으키므로 마하살이라고 이름합니다. 또 일체지에 들어맞는 마음이므로 번뇌도 없고, 얽매임도 없고 또 이 마음에도 취착하는 일이 없습니다. 물론 범부의 마음도 번뇌와 얽매임이 없는 것이지마는, 보살은 이 마음에도, 또 일체 법에도 취착이 없으므로 마하살이라 합니다.
11 다음에는 부루나가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나도 또한 말씀하고 싶습니다. 보살은 큰 서원을 세워 대승으로 나아가 대승을 타므로 대사라고 부릅니다. 큰 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어떤 한정된 사람을 위해 도를 닦는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을 위해서 큰 서원을 일으켜, 스스로 육바라밀을 닦게 하고, 육바라밀의 하나하나에 육 바라밀을 구족해 있습니다. 그래서 보시는 일체 중생과 같이 보리에 회향하고, 계는 대계로서 작은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일체의 번뇌를 참아 항상 나아가 끊임이 없고, 마음을 고요히 하여 흩어버리지 않으며, 모든 법은 공하다는 것을 알아 어떤 물건에도 구속되지 않습니다. 이 보살의 큰 서원을 가지고 불국토를 장엄하고 중생을 조복하는 것입니다. 대승에 나아간다는 것은, 곧 보살은 우선 선정에 들어 사무량심을 닦습니다. 즉 자심ㆍ 비심ㆍ희심ㆍ사심을 가지고, 일체 중생을 구제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선정에 드는 데나 사무량심을 닦는데도 육바라밀의 하나하나를 구족한다는 것입니다. 대승을 탄다는 것은, 즉 육바라밀을 닦는 데 대해, 반야바라밀에 앉아, 일체 모든 법은 공한 것이며, 얻을 수 없는것임을 아는 것이요, 이 얻을 수 없다는 깨달음을 가지고 모든 세계의 모든 부처를 공양하고 불토를 깨끗이 하여 중생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서도, 불토라는 생각도 없고, 중생이라는 생각도 없이, 가는 곳마다 얼굴을 변해서 중생을 인도하고, 드디어 깨달음을 열어 법을 설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시방의 여러 부처님은 이것을 보고 기뻐하여 보살이 대승을 타고 깨달음을 열어 법의 수레를 굴린다고 찬탄하는 것입니다."
12 수보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대승에 나아가 대승을 탄다고 하는 이 대승의 타는 물건은,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로 가고 어디에 머무르며, 또 누가 타는 것입니까?"
"수보리여, 육바라밀이 곧 대승이다. 즉 일체의 지혜에 계합하는 마음으로서, 안팎의 모든 보시를 중생과 더불어 보리로 회향하는 것은 보시바라밀이다. 스스로 십선을 닦음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행하게 하는 것은 지계바라밀이다. 자기가 일체 번뇌를 참음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참게 하는 것은 인욕바라밀이다. 선정에 들어 그 선정의 과를 받지 않음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선정에 들게 하는 것은 선정바라밀이다. 일체 법에 집착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집착을 떠나게 하는 것은 반야바라밀이다. 이와 같이, 육바라밀을 닦아서, 육바라밀에 걸려 있지도 않고, 구속되지도 않는 것이므로 대승이라 한다.
수보리야, 또 십팔공이 대승이다. (1)내공이다. 이것은 눈ㆍ귀ㆍ혀ㆍ몸ㆍ뜻의 공으로서 이것은 영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 자성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2) 외공이다. 이것은 빛깔 ㆍ소리ㆍ냄새ㆍ맛ㆍ닿음ㆍ법의 공으로서, 이것은 영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 자성 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3) 내외공이다. 이것은 안에 있는 근과 밖에 있는 경의 공으로서, 안팎이 다 영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 자성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4) 공공이다. 이것은 일체 법의 공으로서, 공 그것도 영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 자성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5)대공이다. 이것은 동ㆍ서ㆍ남ㆍ북 사유ㆍ상하의 공으로서, 이러한 방각은 영원한 것도 아니요, 그 자성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6) 제일의 공이다. 이것은 열반 공으로서, 열반은 영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 자성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7) 유위공이다. 이것은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모든 것의 공으로서 삼계는 영 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 자성이 인연으로 생겼으므로 공이다. (8) 무위공이다. 이것은 나는 것ㆍ 머무는 것ㆍ 없어지는 것의 상이 없는 공으로로서, 생ㆍ주ㆍ멸이 없으므로 그 자성이 공이다. (9)필경공이다. 이것은 여러 법의 최후인 필경이 없을 수 없으므로 공이다. (10) 무시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의 최초가 얻을 수 없으므로 공이다. (11) 산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의 멸하지 않는 것을 말한 것으로서, 멸이 없으므로 생도 없고, 그 자성에 의해 공한 것이다. (12)성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의 성품은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성품 자체가 공인 것이다. (13) 자상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의 모양을 얻을 수 있는 공이다. (14) 제법공이다. 이것은 안 법ㆍ 바깥 법이 다같이 법으로서 공한 공이다. (15)불가득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이 본래부터 얻을 수 없는 공이다. (16) 무법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의 자성이 없는 그것의 공이다. (17)유법공이다. 이것은 모든 법의 화합상에서 나는 나, 저것은 저것인 성상은 있으나 그 유위법은 영원한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성으로서 공한 공이다. (18)무법유법공이다. 이것은 그 유법이나 무법과 다 같이 공한 공이다. 이 십팔공은 대승이다. 또 여러 삼매ㆍ사념주ㆍ사정근ㆍ사여의족 ㆍ오근ㆍ 오력ㆍ칠보리분ㆍ팔성도 따위의 수행은 다 그 성을 얻을 수 없으므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대승이 되는 것이다
13 수보리야, 이 대승이 타는 물건은 삼계 가운데서 나와, 일체지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대승과 일체지는 둘이면서 하나인 까닭이다. 나온다 해도 실제 나오는 것도 없고, 또 나오는 물건도 없다. 일체가 다 무상인 까닭이다. 정지한다고 해도, 공은 정지하는 물건이나 정지되는 물건도 아니다. 일체가 다 무상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대승은 삼계 중에서 나와 일체지에 머무른다고 한다.
수보리야, 너는 누가 이 대승이 탈 물건에 타느냐고 물었지마는, 본래 이 탈 물건에 탈 사람은 없다. 타는 물건인 육바라밀이나, 타고 나오는 보살이나, 사용하는 자비 방편의 법이나, 나오는 시간 등, 이러한 법은 다 그 성을 얻을 수 없으며 또 공인 까닭이다. 얻을 수 없다고 하지마는, 지혜가 모자라서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법 그 자체가 포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일체 법은 그 성이 공이므로 필경 청정한 것이다. 필경 청정하기 때문에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일어나는 것도 짓는 것도 없이 필경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수보리야, 일체 모든 법은 얻을 수 없으므로 보살은 대승을 타고 삼계를 나와 일체지에 머무르는 것이다."
그때 부루나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수보리로 하여금 반야바라밀을 말하게 했는데, 그것이 대승의 설명이 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수보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내가 대승을 설명하고 있으나 반야바라밀을 떠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렇다. 대승을 설명해도 반야바라밀을 떠난 것은 아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일체의 착한 법은 다 반야바라밀에 포섭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보리는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보살은 과거를 구할수 없고, 또 미래나 현재를 구할 수 없습니다. 보살은 가이 없어 얻을 수 없습니다. 보살은 어떤 곳에서도
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보살의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나의 이름을 말해도 내가 나오지 않은 것같이, 일체 모든 법의 이름을 설해도 일체 모 든 법은 나지 않는 것입니다. 일체 모든 법이 필경에 나지 않는 것이라면 반야바라밀을 가르칠 수도 없고, 필경에 나지 않는 것을 떠나서 보리를 구하거나 고행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보살이 이 말을 듣고 놀라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으면 그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닦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부처님귀한말씀
잘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도부처님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