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철 섬진강에 다녀왔다. 벌써 3년째인데, 매년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모습이다.
참고로 다녀온 건 3/29(금요일)이고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3/31 11시경) 남도대교를 중심으로 교통상황이 아주 씨뻘겋다!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정도인데...어쨌건 운전자분들께 묵념을. 나도 예전에 화개장터 골짜기에서 1시간을 꼼짝 못하던 때가 있었지...
녹두장군님께서 추천하셔서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던 섬진강가 재첩국수집도 드디어 가 보았다. 남해 금산산장
여유부리며 먹을 수 있었던 게...이때가 금요일 9시 반이었다. 오늘(3/31) 같았으면 절대 이런 호사는 못 누리겠지...
이날은 쌍계사 골짜기 초입에 차를 세워놓고, 여유롭게 벚꽃길을 걸어보았다.
경치좋은 곳 딱 앉기 좋은 돌이 있어 거기에서 좀 쉬다가
폭포도 구경하고(위에 물길이 있는 걸로 봐서 인공폭포인 것 같았다)
경치 좋은 카페에 들러
차도 한 잔 마시고(가게 이름은 '꽃피는 산골', 화개중학교 바로 뒤에 있다)...
심심산골 분위기 제대로다. 멀리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남도대교도 보인다.
구례읍내로 돌아가서 맘스터치로 늦은 점심을 먹고(사실은 맑은 내장탕을 먹으려 했지만 갑자기 싸이버거가 땡겼다), 이번에는 곡성이 아닌 구례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문척면에 있는 "월평 김서방"이라는 편의점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는 걸 봐 두었던 것. 팔당역 근처의 자전거 대여점처럼 최상급의 관리 상태는 아니었지만, 적당히 탈 수 있는 정도의 자전거였다. 사실 좋은 자전거를 타려면 개인이 구비해서 갖고 와야겠지만!
아무튼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을 갖춘 섬진강가에 몇 안되는 귀중한 자전거대여소 중 하나이기에 고맙게 빌려서 타고 다녔다.
자전거의 장점을 꼽는다면, 적당한 속도감으로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지만, 의외의 장점이 또 있었으니 내가 원하는 곳에 자전거를 세우고 경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섬진강 벚꽃도 벌써 3년째이니 가급적 예전에 찍었던 곳과 안 겹치는 곳들 위주로다가...
문척교 근방은 이렇게 뚝방길을 자전거도로로 해 놓았는데, 사실 이 뚝방길 정도가 자전거 "전용" 도로고, 대부분은 차량과 공용하는 구간이다. 평소같으면 대부분의 차량들이 강 건너 19번 국도를 이용하기에 이 도로는 비교적 한산해서, 자전거 타기에 나름 쾌적한 환경이다만...벚꽃철은 이쪽도 덩달아 통행량이 많아져서 차량을 좀 많이 신경쓰게 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원래 벚꽃과 개나리 개화시기가 겹치던가...? 개나리와 벚꽃이 어우러져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벚꽃 터널의 모습.
이날은 이 '전망좋은곳'을 찍고 돌아왔다. 좀만 더 가면 남도대교지만 더 가면 지칠 것 같아 이 정도로 하고 돌아오기로.
자전거를 반납하고서 다시 차를 몰고, 이번엔 사성암 근처로 향한다. 이곳도 다른 곳 못지않게 아름다운 곳이라, 구례 벚꽃축제의 주된 장소이기도 하다.
춘분을 약간 지난 시기여서 해가 짧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날은 유난히 해가 짧은 듯이 느껴져 아쉽기만 하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하여 이 때를 기점으로 좀 무리해서 서울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정작 집에 와서 보니 비는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았다고...이럴 줄 알았으면 하루 더 머무를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보너스로 전주 전동성당의...겹벚꽃이던가? 또 여유가 된다면 다른 사진도 좀 더 풀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