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씨 덕분에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늦봄입니다.
망우헌 연당에는 노랑 붓꽃이 한창입니다. 얼마전까지는 백연당 주위에파랑 붓꽃이 활짝 피어 봄을 알리더니 파랑 붓꽃이 시들 즈음에 이렇게 노랑 붓꽃이 피어 오랫동안 붓꽃의 존재를 알려 주는것을 보면 붓꽃도 참 의리있는 녀석들 같습니다.
붓꽃 사이에서 꼬리 녀석이 저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유일한 말 동무이자 망우헌 지킴이인 꼬리 녀석은 종일 심심한지 저만 보면 쫄래 쫄래 따라다니다가 가끔씩 배를 뒤집으며 주인장에게 갖은 애교와 애정을 표시합니다.
야행성인 길고양이 꼬리는 낮에는 저와 놀다가 밤만되면 뒷산 고란산에 올라가 밤새 영역 표시를 하고 다니고 잠은 아랫집 고종사촌 형수님네 집에서 잠을 자 자기 영역을 점점 넓혀 가는것 같습니다.
망우헌에서 보기 드문 겹 작약 !
연당옆 복암바위 주변 반그늘 진곳에는 이제서야 막 피기시작한 작약꽃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고 겹작약 한송이가 꽃 무게를 못이겨 바닥으로 연신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간만에 보는 겹작약 꽃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텃밭 작물심기가 끝이난 토요일인 오늘은 오전에 잠깐 일만하고 종일 그야말로 <리틀 포레스트> 놀이하며 푹 쉬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고란산 올라가는 길 우측편 청화 쑥부쟁이 언덕에 청화 쑥부쟁이와 같이 심어져 있던 <아스타>가 그늘이라 잘 자라지 못하는것 같아 <아스타>를 캐서 주차장 입구 기존 아스타가 심어져 있던 곳으로 옮겼습니다.
마을 주차장에 있는 퇴비를 옮겨와 배밭자리에 길게 심어 놓은 맷돌 호박과 표주박 호박 심은 곳에 넉넉히 퇴비도 뿌려 주었네요 ! 호박이 워낙 거름을 많이 먹고 자라는 식물이라 호박이 자라는 속도를 보아가며 계속 퇴비를 보충해줄 생각입니다.
망우헌 앞마당에 두그루 그리고 배밭에 옴겨심은 두 그루등 모두 네그루의 사과 대추나무 순치기도 오늘 마쳤습니다.
대추나무 순치기 후 아침에 배밭에 호박 모종을 심고 남은 모종이 있어 아랫집 고종사촌 형수님께 심으시라고 드렸더니 고맙게도 고종 사촌 형수님은 마늘쫑과 머위나물 반찬을 손수 해서 갖다 주십니다.
낮에는 동네 맨 아랫집에 혼자 사시는 육촌 형수님이 말동무가 없어 심심하다며 망우헌으로 올라와 한참을 계시다가 내려 갔습니다.
서울에서 평생 사시다가 남편따라 귀향하신지 13년이 되었다며 일흔 다섯 평생 살아오면서 작년에 고인이된 육촌 형님 이야기를 시작으로 본인 건강 이야기 . 돈 잘 버는 둘째 이야기 . 효심 지극한 맏이 이야기등 주로 당신 가족이야기를 넊두리 처럼 쉬지 않고 늘어 놓으십니다.
제 역활은 그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주고 형수님 이야기에 추임새를 넣어주는 역활입니다 만 그런 제가 좋으신지 아주 사소한 일들이 있어도 저를 자주 찾아와 묻곤 하십니다만 이런게 따뜻한 시골인심 아닌가 생각합니다..
휴일에는 빵굽는게 빠질 수가 없지요 !
이번에는 작년에 여행다녀 왔던 튀르키예 생각이나 튀르키예 빵을 구워봤습니다.
<재료>
. 건조 이스트 1팩(10gr)
. 설탕 1테이블스푼 (20gr)
. 우유 반잔(100ml)
. 물 1컵(200ml)
. 밀가루 3.5컵 (420gr)
. 소금 1티스푼 (8g)
. 오일 2테이블스푼(20ml)
<소스용>
. 밀가루 1테이블스푼 (20gr)
. 오일 1테이블스푼(10ml)
. 물 3테이블스푼(30ml)
빵굽는 온도 190 도
바케뜨보다는 부드럽고 겉빠속촉한 터키식빵이 정말 맛있네요 !
지난번 구운 이탈리아의 치아바타 보다 우유가 들어가서 인지 더 고소한게 앞으로 자주 이빵을 구워 먹을것 같습니다.
빵에 시판되는 딸기잼을 발라 먹다가 연당 윗밭의 딸기밭이 생각나 저녁에 대소쿠리를 들고 연당윗밭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양념류가 주로 심어져 있는 연당윗밭 한켠에 조그만 딸기밭이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새빨간 딸기들이 올망졸망 열려있네요 !
제 블로그 이웃중에 항상 제게 큰 울림을 주고 계신 누님분이 얼마전 제게 이런말을 하셨습니다.
심어 가꾸기까지보다
따고 캐고 잘라서 허실없이 밥상에 올려
잘 먹어야 완성입니다
이 글이 항상 머릿속에 맴돌아 요즘은 거의 매일 대소쿠리를 들고 텃밭에 나가 그날 먹을 각종 푸성귀들을 담아와 식탁위에 올립니다 만 오늘은 그동안 주로 먹던 상추류가 아닌 조금 특별한 녀석들을 수확해 왔습니다.
하나 둘씩 줄기를 바닥에 눞히고 있는 주먹만한 양파도 하나 뽑아 보았고 남들이 마늘쫑 반찬을 이야기 할때 제가 심은 마늘은 언제 마늘쫑이 올라오나 노심초사 기다렸는데 드디어 마늘쫑을 올리고 있더군요 .
신기한 마음으로 마늘쫑도 뽑고 전구지도 한주먹 오늘 먹을 만큼만 베어 왔으며 저녁에 먹을 후식용 노지 딸기도 수확해 왔습니다.
아 !
이런게 리틀 포레스트 놀이 아닌가요 ?
저녁에는 건축 선배님이 올린 탕웨이에 관한 아래글이 너무 공감이가 간만에 탕웨이가 주연을 한 오래전 영화인 <시절연인> 영화를 보며 이글을 옮겨 봅니다.
탕웨이(Tāng Wéi)의 상선약수(上善若水)
탕웨이의 영상(SBS Biz 뉴스)을....
“연기자로서 다양한 감정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그 감정들을 다 어떻게 정리하시나요?”라는 질문에...
탕웨이는
“정리하지 않아요. 그저 따를 뿐이에요. 그 배역들의 감정들이잖아요.”라고...
...
“그 감정들에서 나와야 할 때는
어떤 기분이 드나요?”라고 하자,
탕웨이는 “아무런 기분이 안 들고 들고 싶지도 않죠. 그냥 다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끔 그런 감정들에 취해있는 상태를 즐기기도 합니다.
나와 함께 있고 싶으면 제 캐릭터와 커피 한잔하시고 아니면 그냥 보내는 거죠.”
...
“본인이 평화를 찾을 때 어떻게 하나요?”
라는 물음에 탕웨이는
“제가 느끼는 소유욕, 잡념, 불만, 걱정, 화는 다 필요한 것들이 아니니 버려요.그렇게 비우면 평화가 찾아와요.”
...
“가끔 머릿속을 못 비울 때면 어떤 것을 하나요?”라는 물음에
“집안 청소를 합니다. 청소를 하면 머리가 비워지다가 어느 순간 채워져요.”
탕웨이의 “소유욕, 잡념, 불만, 걱정, 화” 버리고 “청소”는 무서운 깊이를
성찰한 사상에 기대있다.
“탕웨이는 무서운 깊이의 사상과 재색을 겸비하고 있다.”는 아내의 말은 사실이었다. “소유욕, 잡념, 불만, 걱정, 화는 다 필요한 것들이 아니니 버려요.”라는 이런 말은... 아무나 업어다 쓸 수 없는 문장이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뜻”이다.
“어떻게 연기자가 되었냐?”는 질문에
“저는 인연을 따라 살아왔습니다. 사실 뭐든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그 자체로 “상선약수”,가장 아름다운 인생은(上善)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란 뜻에 닿아 있다. 자신을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만 깊고 맑은 지성은 보일 듯 말 듯 일렁거린다.
탕웨이는 중국 절강성에서 활동한 화가 아버지와 월극(절강성의 경극) 배우
어머니 사이의 외동딸로 성장했다. 절강성의 깊은 산속에 숨어 있는 명대 고택을 보지 않고서 한국 전통가옥을 논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절강성 고옥의 장대함과 고졸한 디테일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웅장하다. 어릴 때 진흙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던 탕웨이는 도예반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그 과정이 개설되지 않아서 절강성의 성도‘항저우 중국미술학원(예고)에 입학했다. 그녀가 언급하지 않았지만 항저우 예고 출신이 북경 중앙희극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수재여야 한다.
그녀 인생의 화려한 영광은 영화 <색,계>를 변곡점으로 나락으로...
중국 공산당의 자존감을 헤쳤다는 이유로 이안 감독과 양조위 대신 희생양으로 신인이자 여성이었기에... 탕웨이의 연기 인생은 중국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도망치듯 영국(영어, 북경어, 광둥어 능숙)으로 건너간 그녀는 홍콩 시민권을 얻고서 홍콩에서 배우 활동을 이어가다 김태용 감독(부군)의 제의로
<만추>에 개스팅되어 분당댁으로...
탕웨이는
“다시는 중국에서 <색, 계> 같은 영화를 찍고서 지옥으로 걸어가고 싶지 않다.”라고...
40대 여배우에서 쉬 발견할 수 없는 무서운 깊이의 지성은 20대 인생의 지옥을 몸서리쳤기에...연기자로서 재기에 성공한 그녀는 2014년 결혼하고서 딸을 낳고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담대함의 여유는 어디에 머무름이 없이 바람처럼 물처럼 인연 따라 흘러가는 깊은 지성이 조각한 삶인듯하다. “김태용 감독이 장가 잘 든 것”이라는
아내의 말은 사실인듯하다.
존경하는 L선생님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은 대부분 사상가이자 철학가이며 동시에 학자들이다.”라고 했다. “아름다운 표면은 무서운 깊이를 가지고 있다.”
라는 니체의 말은 탕웨이를 두고 하는 말인듯....
꾸밈없는 그녀의 표정에도 자신감이 묻어나고
평범한 듯 자연스러운 그녀의 언어 속에는
무서운 깊이의 내공이 아른거렸다.
한국에서도 무서운 깊이를 가진
지성의 여배우들이 많이 탄생되기를...
무서운 지성은 꾸미고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아우라로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것이다.
https://youtu.be/AGDJAplZOhA?si=XYTwDVPLubKpYZWx
다음주에는 일본 동경으로 떠나는 이가락(離家樂) - 10 여행 계획이 있어 6월초에나 망우헌 소식을 전할것 같습니다.
<망우헌에서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450920627 >
첫댓글 함박꽃을 요즈음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밭에다가 대량으로 심어 판매도 하더군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망우헌의 좋은모습뒤엔 종산님의 수고가 있음을 압니다.
항상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종사님의 글을 읽으며.
1)꽃들도 주인을 닮는다
2)냥이도 주인 닮아 엄청 지적이다.
3)정원의 풀들은 주인이 싫어함을 알아 크게 번성을 삼가고 있다.
4)맷돌호박.ㅡ 가을에 누렇게누렇게 황금빛으로 행복한 뒹글림을 할것이다.
5)탕웨이.ㅡ이글은 복사했으니 몇번은 되색임질 해얄꺼같다.
*****좋은 여행되시기를 일심으로 빕니다.
언제까지나 한없이 행복하십시요.
글을 읽은 돌이 행복해집니다
늘 감사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꽃창포며 작약등 낙원입니다.. 고소한 빵까지요 (주님이 없어 아쉽...)
영화나 만화(특히 무협만화)를 보면 명언이 참 많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똑같이 주어진 하루인데
왜
종산님 하루는 이케 길고 알찬지요?
전 일어나 걷고
씻고 먹고 자고.
별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