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빛의 신입회원 김천 입니다. 감명 깊었던 이번 등반여행을 오래 기억 하고자 첫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둔산과 천등산을 가보지 않은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등반을 신청했습니다. 얼마 후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각 조가 편성 되었습니다.
순간 속으로 헉! 하며 설악산 비너스길에서 태환 선배님이 만들어 주신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잠깐 카톡방 나가기를 누르고 고민을 했지만 아무래도 가지 않으면 후회 할 것 같아 카톡방을 나가겠냐는 물음에 취소를 눌렀습니다.
대둔산에 도착하고 보니 비가 조금씩 왔습니다. 비가 오는 날 등반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 비에도 등반은 하는 건가?’ 속으로 걱정이 됐지만, 일단 다들 올라가시니 따라가 봅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임성누나팀이 올라갈 바위를 보니 이미 바위가 다 젖었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카페랑 맛집투어 좀 하면서 푹 쉬고 내일 열심히 등반해야겠다.
‘생각하며 급하게 카페를 검색해봅니다. 그런데 계속 올라가시는 태환형님.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아 점점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그래도 일단 모지리는 상태가 어떤지를 확인해보고 판단하기로 합니다.
모지리에 도착을 하고 보니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루트옆에는 작은 폭포도 흐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하산을 하는건가 싶었지만, 태환형님이 가방을 내려 놓았습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쉬었다 내려가는 건가? 저도 일단 가방을 벗어 놓습니다. 태환형님이 모두에게 등반의사를 물었습니다. 뭔가 다들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는 분위기. 물바위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고, 억지로 갈 필요는 없다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물바위는 당연히 안하는 것인 줄 알았던 저는 이게 가능한 등반인지 물어봤습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설악산 비너스길 앞에서도 비슷한 대화를 했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이 스쳤습니다. .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저는 빌레이를 보고 있었습니다. 태환형님이 첫 피치를 오르시는데 발이 너무 미끄러워 초반 구간을 어렵게 돌파했습니다. 멀티에서는 아직 빌레이 경험이 많지 않은 저는 더욱 더 긴장이 됐습니다.
세컨인 저는 매도 먼저 맞는게 낫지 않나 생각하며 스타트홀드를 잡아 봅니다. 역시나 같은 구간에서 발이 주르륵 미끄러지며 로프에 대롱대롱 메달렸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퀵을 잡고 올라갔습니다. 그 이후로는 좋은 홀드들이 많다보니 점점 물바위에 적응이 됐습니다.
비가 그치는가 싶더니 다시 오기 시작했고 등반이 끝나갈 때 쯤에서야 그쳤습니다. 안개때문에 대둔산의 풍경도 볼 수 없었지만, 비 오는 날씨를 좋아하는 저는 그 나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럭스인 4피치에서는 몸이 좀 풀려서 자유등반을 해보려고 욕심을 조금 내봤습니다.
무사히 하강을 마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설마 했지만 얼떨결에 처음 경험해본 물바위. 평소에는 경험해보기 힘든 등반일 것 같은데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즐겁고 안전한 등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멋진등반후기~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