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에 접어 들어 매미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주말이라 친구들과 뒤산인 장산에 오르기로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등산장구와 점심때 먹거리를 이것 저것 챙기랴 바빴다.
먼저 배낭을 챙겼더니 안에서 역한 냄새가 나고 하룻살이 같은 벌레가 날아나와 뭔가 심상찮은 일이 일어났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속에 들어있던 물품을 하나 하나 꺼내 살펴 보니 예전에 먹다 남아서 넣어두었던 삶은 계란이 부패해 행패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일단 다른 배낭으로 교체하였다.
점심때 먹거리로는 며칠전 서울갔다 내려오는 길에 산 안동소주가 한병 남아 있었고 안주로는 막내동생이 목포서 보낸
홍어를 덜어서 가지고 가기로 했다. 김치도 작은 PVC통이 담아 잠시 동안이라도 시원하게 냉장고 속에다 넣어놓고 집을 나설
때는 잊어먹고 그냥 나섰다. 생마늘도 썰어서 막장까지 챙겼는데 정작 필요한 김치는 빠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여러가지 일을 수행할 때는 첵크 리스트가 필요한 것이다.
열시에 센텀역1번 출구에서 모여 155번 버스를 타고 재송동 수협정류장에서 내려서 산중턱에 자리 잡았다가 폐교한 반여
초교 옆으로 난 등산로로 올랐다. 주변에는 생태숲이 조성돼 있어 나무들이 울창했다. 며칠전에 비가 와서 계곡에도 물이 졸졸
흘러 내리고 너들바위 주변에 있는 약수터에서도 물줄기가 제법 굵게 흘러 나왔다. 땀이 많은 친구는 윗통을 벗고 물을 받아
등물을 치기도 하였다. 예전 어릴 때 시골에선 새미(샘)에서 갓 길러온 물로 등물을 치면 피부에 볼록볼록하게 솟았던 땀띠까지
죽을 정도로 차가웠다. 도중에 식사를 하고 정상에 올랐다가 벡스코역으로 하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