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도움의 손길
"…내려줘, 무서워-!!!"
눈 깜빡할 사이에 왕궁을 빠져나온 두 사람.
그들은 모를지 모르겠지만 병사들은 그 두 사람이 지나가는 것 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커다란 나무가 잔뜩 우거진 숲 속에 거의 발악에 가까운 영채의 비명소리가 가득 퍼졌다.
"아 거참 드럽게 시끄럽구만…."
"뭐야, 당신 대체 정체가 뭐야!!!"
"이게 구해줘도 난리야? 다시 왕궁으로 돌아갈까?"
"……."
왕궁이란 소리에 꿈뻑 기가 죽은 영채가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숙이자,
영랑은 재밌다는 듯 피식 웃는다. 아마 이게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듯 싶다.
"…그런데 당신… 아까 그 상처들은 다 어디로 간 거야-?"
"난 인간이 아니야. 그깟 상처들은 눈 깜빡할 사이에 없앨 수 있어."
그랬다.
아까만해도 온몸을 가득 채우고있던 붉은 상처들이
마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깨끗하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면… 그 자들이 왜 당신을 죽이려는 이유가 뭐야?"
"이 꼬마숙녀님…궁금한 것도 참 많으시네.
그들이 멸종시킨 늑대인간의 마지막 자손이라고… 말하면 이해가 될까?"
"느… 늑대인간-?!"
"너도 알고 있겠지만, 중동국은 사대나라중에 가장 강대해.
그래서 조금이라도 눈에 가시가 되면 모조리 죽이려 하지….
요즘 너희 당서국도 맘에 안 들어하는 것 같던데…,
근데 니가 이렇게 제발로 찾아왔으니, 그 놈들에겐 절로 굴러들어온 행운인 셈이잖아?"
"……."
영채는 쩍 벌어진 입을 쉽게 다물 수 없었다.
지금 영랑이 하는 말은 모두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기 때문에.
이제야 자신이 처한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 것이다.
"나… 나… 집에 갈래."
"가만 있어. 괜히 움직였다가 또 잡혀가는 수가 있으니까."
"흑… 흑… 으어어어엉…."
다시금 그 악랄한 여왕의 얼굴이 떠오르고, 영채는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그에 조금 당황한 듯 싶더니 이내 영채의 어깨를 어색하게 다독여주는 영랑.
부시럭… 부시럭…
"…!!!"
그 때 풀 숲에서 인기척 소리와 함께 낡은 피리 하나가 영채와 영랑에게 날아오더니,
이내 다시 날아온 곳으로 돌아간다.
영랑은 그 것을 피하며 보호하 듯이 영채를 자신의 품에 안기게 했고,
소리가 난 곳으로 온갖 신경을 집중하였다.
"누구냐-!!!"
되돌아온 피리를 가볍게 받아쥐고는 피식 웃고있는 소년.
영채는 침을 꿀꺽 삼켰고, 심장은 쿵쾅쿵쾅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역시… 영랑다운 걸?"
영랑의 따뜻한 가슴에 얼굴을 푹 묻고 있던 영채가
곧 들려오는 허스키한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너는…."
"변함없이 빠르더군…. 따라오느라 고생 좀 했어."
"천…결환…."
"어이 꼬마. 눈 앞에 이런 꽃미남이 있는데, 계속 그렇게 꿍하게만 있을 꺼야?"
차림새가 당서국에 있는 동생 영천과 비슷하다.
왕궁에서 사는 공주의 직감으로 그는 분명 중동국의 「왕자」였다.
"나도… 우리 집 마귀할멈의 행패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으니까 말이야."
"……."
"당서국의 공주… 서영채라 했지?"
"……."
"안녕, 나는 곧 돌아가신 아버지를 이어 중동국의 황제가 될 천결환이라고 한다."
역시….
붉은 빛의 머리카락에 연갈색 눈을 소유한 그는 영채의 예감대로 였다.
"민망하게시리… 이제 좀 떨어지지 그래, 거기 둘?"
"…아-!"
뭔가를 깨달은 듯 놀라며 영랑에게서 떨어지는 영채.
결환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유롭게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러자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한걸음 뒷걸음질 치는 영랑.
"이리 와. 내가 집으로 보내줄 테니까."
"…정말??!!"
"후에 이 나라의 황제가 될 사람으로써… 더이상 다른 나라한테
미운 감정만 사고 싶지는 않거든. 이래뵈도 엄마완 다르게 평화주의자라서 말이야… 쿡."
"……."
"왜… 싫냐?"
"아… 아니-!!!"
꽉 잡고 있던 영랑의 손을 뿌리치며 결환에게 달려가는 영채.
"그럼, 영랑…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또 보자. 이번처럼 안 좋은 일로 만나는 건 사양할께."
*****
"정말 여기 있으면… 확실히 안전한 거지?"
"너 혹시 의심병 있냐? 지금 그 말 몇번째 한 건지 알아-?"
"며… 몇번째 했는데?"
"스물아홉번째."
"그걸 세고있는 니가 더 이상해-!!!"
"……."
"그건 그렇고… 나 집엔 언제 갈 수 있는 거야?"
이 곳은 결환만의 공간인 왕궁의 다락방.
남에게 간섭받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결환의 성격을 아는 이상,
왕궁의 그 누구도 이 곳에 들어오려 할 자는 없었다. 그의 어머니 여왕까지도-.
"이틀 뒤에 왕궁 앞에 당서국 쪽으로 가는 마차가 올 꺼야.
내가 알아서 보내줄 테니까 넌 아무 걱정 안 해도 돼. 알겠냐?"
"근데 있지… 넌 왜 나한테 이렇게 잘 해줘?"
"…글쎄다. 말 하지 않았나? 난 평화주의자라고."
"……."
그 말이 사실이든 어떻든,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채는 날아갈 듯이 기뻤다.
똑- 똑-.
"누구야-!!!!!"
"…결환아, 엄마다."
결환의 성격을 알리가 없는 영채는 문을 두들긴 것만으로
저렇게 화를 내는 결환을 약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 마귀할멈이 무슨 일이지…. 야, 너 침대 밑에 숨어있어라."
"으응…."
결환의 말대로 침대 밑으로 황급히 몸을 숨기는 영채.
결환은 문을 열며 퉁명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왜?"
"너… 짐승녀석과 머리 긴 여자아이 못봤니?"
"못봤는데? 무슨 일이야?"
"그 짐승같은… 아니 짐승녀석이 또 도망갔어. 다음번에 잡으면 정말 숨통을 끊어 놓아야지…."
"……."
"아직 아침 안 먹었지? 나오너라."
*****
이름: 천결환[千潔煥]
생년월일: 1987년 4월 25일
가족: 엄마
혈액형: B형
키: 180cm
몸무게: 62kg
취미: 칼싸움
능력: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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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꿈꾸는 노벨※※※[3화 도움의 손길]
시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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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13 14: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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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진짜재밌어요+_+결환이랑 영랑이랑 라이벌인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