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원배의 뉴스터치 탈원전은 무모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4.07.19 00:10 김원배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가동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1~4호기.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때 고사 위기에 몰렸던 한국 원자력 산업이 해외에서 새 일감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것도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다.
돌이켜 보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무모한 ‘자해 행위’였다.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함으로써 산업 생태계가 크게 위축됐다. 원자력 관련 학과의 지원율도 뚝 떨어졌다.
하지만 원자력은 2022년 2월 EU 택소노미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을 받았다. 인공지능(AI) 시대엔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원전 산업이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체코 원전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추가 수주도 노려볼 수 있다.
공론화를 통해 건설이 재개된 새울원전 3·4호기(옛 신고리원전 5·6호기). [사진 한수원]
17일 밤 체코 원전 수주 소식이 전해졌지만, 1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이 낸 대변인 논평이나 주요 당직자의 모두 발언에 원전 얘기는 없었다. 원전 관련 기업이 있는 창원이 지역구인 허성무 의원이 환영 성명을 낸 정도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등 원전 관련 예산 180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여야의 막판 협상에서 예산이 복원되긴 했지만, 민주당이 여전히 원전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강조하는 신재생에너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한계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원전을 서둘러 포기할 이유는 없다. 대표직 연임을 노리는 이재명 전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을 내세웠다.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원전 기술을 사장하는 것이 이 전 대표가 말하는 먹사니즘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