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에게 있어, 재보선 패배는 재앙이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재앙인 것은 패배를 극복할 방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권에서의 패배는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당원들을 절망에 빠뜨렸다. 믿었던 충청도마저 거부를 하니, 대한민국 하늘아래 몸 가눌 곳이 마땅찮은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있지만,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처럼 보인다.
이렇게 신세가 막막하다보니,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호남 아리랑'이 울려퍼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문희상 당의장이 '민주당과의 합당'을 거론한 것이다. 그에 동조하는 열린우리당 호남출신들의 '합창'도 뒤따르고 있다. 마치 객지에 나와 갖은 고생을 하다가, 앞뒤가 막막할 때 막걸리집에서 신세한탄을 하며 부르는 고향노래 같다.
하지만, 집 나올 때 저지른 패악질 때문에 고향가는 열차를 탈 수도 없는 형편이다. 고향에서 놀던 시절이 그립긴 하지만, 돈 떼먹고, 집마저 불질러버리고 야밤도주했던 지난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거기에 객지에서 사귄 동업자들이 '고향으로 도망가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하고 있으니, 그 신세가 참으로 가련하다. 문희상 당 의장이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하니, 이튿날 영남 출신의 유시민 의원이 '부끄러운 이야기'라며 정면 공격을 한 것이다.
이렇듯 <23 : 0>이라는 참혹한 결과는 열린우리당 내 권력암투를 표면화시키고 있다. 호남파들은 민주당과 결합을 통해 호남출신을 결집시켜 당권을 유지하고, 대권고지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그 반면, 유시민 등 영남파와 김근태 등 재야 개혁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질 태세다. 민주당과 결합을 염두에 둔 호남파와 민노당과 결합을 염두에 둔 영남파 및 재야개혁파의 본격적인 투쟁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사정만이 아니다. 이미 재보선 이전부터 터져나온 이광재의 오일게이트가 청와대와 노무현 측근세력으로 번지고 있다. 이기명 후원회장의 관련설까지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권력형 비리의 전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공수처법, 수사권 분리에 불만이 가득찬 검찰이 칼을 갈고 있다. 즉,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분리로 껍데기만 남게 될 검찰이 이를 갈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노무현 정권의 '개'가 되어 주인에게 봉사한 결과가 '가마솥에 구어삶기는 신세'가 되었으니, 검찰의 분노가 오죽하겠는가? 집단 반발은 물론이고, 권력형 비리에 대해 사정없이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곧곧에서 보인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관계나 남북관계가 좋은 것도 아니다. 미국과 북한은 6자회담 참여를 둘러싸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난타전을 주고받고 있다. 미국은 안보리 회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다.
그렇게 상황이 악화되어 가는데도 노무현 정권은 뒷짐만 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미 노무현 정권의 돈키호테 같은 외교노선으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미아가 되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인기를 위해 외교를 이용하다보니 국제사회의 불신이 누적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니, 느는 건 한숨이고, 나오는 건 신세한탄이다.
민심을 얻는 근간인 경기회복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완전한 경기회복'을 선언했으나, 거꾸로 국민들의 질타만 쏟아진다. '저만 잘 먹고 잘 살면 경기가 회복된거냐'는 비아냥 소리가 골목마다 터져나온다. 그러다보니 청와대는 변명하기 급급하다. 겨우 한다는 변명이 '경기회복이 되어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경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 한 말'이라는 식이다.
이렇듯 지금 노무현 정권은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재보선 전에도 그같은 조짐이 있었는데, 4.30 재보선 참패로 사면초가의 상황이 확인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지자제 선거 전에 완전한 레임덕에 빠지고, 레임덕에 빠진 여당의 이름으로 선거에 나설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패악질 때문에 누구에게 동정을 구걸할 처지도 못된다. 오일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의 불길은 청와대를 향해 맹렬히 번져오고 있다. 그 불길을 검찰이 막아야 하는데, 공수처법과 수사권 분리로 열 받은 검찰이 더 쑤셔대고 있으니, 말 그대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외교와 통일에서도 몰리긴 마찬가지다. 북한과 미국의 싸움은 이미 제어할 수 있는 단계를 뛰어넘어, '새우등'만 터지지 말았으면 하고 기도하는 심정이다. 경기회복도 쉽지 않다. 갈수록 첨예한 갈등이 벌어질 대한민국에서 투자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데, 시간은 정권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갈 길은 먼데 해는 서산에 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재보선 참패는 노무현 정권의 내리막길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된 셈이다. 이렇게 시작된 노무현 정권이 어디까지 곤두박질 칠까?
그동안 노무현 정권의 패악질을 생각할 때, 내리막길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필자도 인간이기에 노무현 정권의 미래가 '걱정스럽기' 그지 없다. '죄는 미워해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자'는 말이 떠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가 그렇게 온정적이진 않을 것 같다.
첫댓글 옳소!!우리 힘내자구요 근혜님을 위해서 박사모 화이팅!!★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입니다.
ㅎㅎ~ 국민이 더 불쌍합니다.
강추..
음..오갈데없는신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