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서울 상공 침투 뒤 21개월 만
탐지-전파교란-추락유도 방식
수방사 부대 11월까지 배치 목표
군이 드론 탐지에 특화괸 레이더, 전파방해를 통해 드론의 경로 이탈과 추락을 유도할 수 있는 '재머(jammer)' 등으로
구성된 '대드론(Anti-drone) 통합체계'를 최근 부대에 배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범을 계기로 '방패'를 보강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지
채 2년도 걸리지 않은 속도전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자폭 드론 대량 생산을 지시하는 등
북한의 관련 무기 채계 개발 속도를 무시할 수 없다고 군 당국이 판단한 결과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대드론 통합체계의
부대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총 22개 체계 중 교육용으로 쓰이는 2개를 제외한 20개 체계를 20개 부대에 배치하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공군 주요 기지와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 등 5개 부대에 우선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방사가 관할 하는 서울 주요 시설의 경우처럼 운용으로 검증을 거쳐진 뒤 오는 11월 배치가 목표다.
해당체계는 탐지 레이더, 드론 식별용 전자광학(EO).적외선(IR) 열상감시장비, 표적 무력화용 재머, 통합 콘솔로 구성된다.
남북 드론전쟁
'서울 하늘 지켜라'
방패.창 보강 속도전
드론 전용 통합방호 첫 전력화
주요시설 방어망 배치 11월 완료
공격용 자폭 드론도 연내 도입
군 '북 1대 도발 떈 10대로 대응
고정형으로 일종의 드론 전용 통합 방호 시설을 처음 전력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드론 참투시 국지방공레이더 또는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탐지.식별', 이후 발칸포, 비호복합 등
지상 배치 대공무기로 '타격'에 나서는 등 기존 자산을 활용한 분절적 대응이 이뤄졌다.
순차적,단계별 대응에 시간이 걸리고 헬기 대응 등을 상정한 자산을 비대칭 전력인 드론에 투입할 수밖에 없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배치를 시작한 대드론 통합체계는 말 그대로 드론 대응에 특화된 만큼 효율성이 높아졌다.
여기엔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범이 반면교사로 작용했다.
당시 초기 상황을 장비 운영자의 판단에 의존하면서 적시 대응에 한계를 드러냈고, 상황 전파로 지체됐다.
또 탐지한 뒤에도 민간 피해가 우려돼 공중전력과 지상 방공무기로 격추할 수 없었다.
하지만 향후 대드론 통합체계를 통해 드론 식별용 장비와 표적 무력화용 재머가 '한 몸'처럼 움직이면 얘기가 달라질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짜는 '탐지, 식별, 타격으로 이뤄지는 관련 과정을 드론에 특화된 장비들로 통합 대응하면 신속라면서도
정확한 대응이 가능해진다'며 '소프트킬(비물리적)의 일정인 재밍(jamming.전파 교란) 기법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탐지부터 무력화까지 '원샷 대응'이 가능해진가는 취지다.
특히 재밍은 GPS '신호 또는 드론을 조종하는 주파수 전파를 방해해 무인기를 비행 불능 상태로 만드는 개념이다.
경로를 바꾸거나 원하는 지점으로 추락을 유도해 민간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대드론 통합체계 배치는 지난해 2월 군이 긴급 소요를 결정한 지 불과 약 1년6개월 만에 이뤄졌다.
깉은 해 3월 선행연구 조사.분석, 9~11월 구매시험평가 수행 등을 거쳐 12월 한화시스템과 사업비 290억원 규모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전력화까지 달성한 건 북한 무인기가 서울 비행금지구역 (P-73)에 진입하는 동안
군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걸 큰 충격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그사이 북한의 드론 공격이 실존적 위협으로 떠오른 점도 군의 신속 행보에 영행을 미쳤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열병식에서 '샛별-4형' 전략 무인 정찰기와 '샛별-9형' 무인 공격기를 띄운 데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 현지 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처음으로 자폭 드론을 공개했다.
제북한 매체는 특히 이들 자폭 드론이 한국 전차 K2 모형을 타격하는 장면도 함께 보도했다.
지폭 드론은 방사포, 탄도미사일과 같은 대남 타격용 재래식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군 당국은 드론을 겨냥한 이 같은 방패는 물론 '창'을 갖추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안으로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드론) 수백 대를 도입하려는 게 대표적이다.
약 150억원을 들여 200대를 약간 밑도는 규모로 자폭 드론을 구매할 계획이다.
군은 또 지난해 9월에는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며 '북한의 무인기 도발시 압도적 대응'을 공인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우리 영공으로 무인기 1대를 보내면 10대 이상의 무인기를 북한 핵심 목표로 상공으로 날려 보낸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웠다고 한다. 이근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