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 A팀 포투켓 레드삭스에서 활동하던 조진호가 팀에서 방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투켓 레드삭스는 소속팀 공식 사이트의 선수 이동 코너를 통해 조진호가 팩스턴 크로포드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22일(한국시간)자로 방출됐음을 밝혔다.
지난 9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행 비행기를 탔던 조진호는 당초 몇년의 마이너 훈련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상승세를 거두며, 그 해 7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6이닝 1실점의 짜릿한 데뷔전을 치뤄 팀내 최고 유망주 중 한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박찬호에 이은 한국인 두번째 메이저리거였던 그는 98년에 4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3패만을 기록한 뒤, 이듬해인 99시즌에는 9경기(7선발)에서 2승 3패의 성적을 내어 점차 가능성을 밝혔으나, 결국 빅리그 롱런의 꿈을 이루지는 못한 채 마이너에서 눈물젖은 빵만을 먹어오다 27번째 생일을 20여일 앞둔 지난 22일 방출의 아픔을 겪게됐다.
올 시즌 트리플 A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7경기(8선발)에서 3승 6패 2세이브(방어율 5.63)를 거뒀던 조진호는 빅리그에 올라갔던 김선우가 다시 트리플 A로 내려온 뒤로는 함께 생활하며 같이 빅리그 행을 재도전해왔으나, 공교롭게도 김선우가 선발로 나섰던 지난 21일 경기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그날 경기를 나란히 승리로 이끈 것을 끝으로 결국 보스턴의 유니폼을 벗어야만 했다.
조진호의 향후 계획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몇차례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전례가 있기 때문에 투수력이 부족한 몇몇 팀들로부터 마이너리그 계약과 같은 영입 제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의 이적이 힘들다는 판단이 세워질 경우 한국으로의 컴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원광대 재학 전에 쌍방울 레이더스로부터 드래프트된 경험이 있는 조진호는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쌍방울을 인수한 SK 와이번스의 선수로 뛸 자격을 얻게된다.
가장 많은 한국인 선수를 데리고 있던 팀으로 유명했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번 시즌 스프링캠프 직전에 이상훈을 방출시킨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싱글 A에 있던 외야수 오철희도 내보내며 서서히 정리작업을 시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