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성탄을 맞이하면서...
깊어가는 12월 겨울 시골 어느 한 마을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엄마가 바쁘시다.
나에게 커다란 호박 두 덩이를 주시며
"호박 죽을 끓일 것이니 다 깍아 놓커라"
하시고는 참 기름 병을 여러개 챙겨서 쌀 가마니로 만든 가방에 넣고서는 쫑쫑 걸음으로 밖으로 나가신다.
쌀가마니로 만든 가방은 지금 생각해보니 애코 가방이다.
모든 살림은 어린 나에게 맡기고는 엄마는 늘 바쁘게 사셨다.
교회 종탑에서부터 성탄절이 가까웠음을 알리는 츄리가 교회 십자가로 시작해서 작은 교회를 감싸면서 어두운 시골 교회를 뽐나게 만들어 놓았다.
어린 시절 시골은 어찌 그리 추웠는지?
변변찮은 겨울 잠바 하나 없이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준비를 하기위해 성탄 한 달 전부터
성극에 율동에 성전 꾸미는 일에 정신 없이 보내다 보며 양말이 빵구가 난 것도 모르고 나무로 된 차디찬 교회 바닥을 휩쓸고 다녔다.
성탄이 다가 올 수록 설레고 감동되는 마음은 지금 우리들의 아이들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주일학교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며, 콧물을 훌쩍거리며, 손등은 겨울 바람에 갈라져 보기 흉했어도 성극을 위해서 만든 옷과, 열을 맞춘 율동과 찬양, 그리고 자기의 재능대로 준비한 모든 것을 예수님을 위해서 내 놓을때 그 보다도 재미 있고 신나는 것은 없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메리크리스마스~~
그렇게 예물을 드리고 난 아이들의 발그레한 얼굴은 감동에 차 있었다.
모든 것을 다 마치고 나면 교회식구들이 동그랗게 모여 앉아 선물도 주고 받으면서 맛있는 것도 먹었다.
노오란 호박죽과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동치미가 나왔다.
엄마는 항상 그렇게 준비하셨다.
성탄절이 되며 커다란 냄비에서 끓인 호박죽을 교회식구들을 위해서 따뜻하게 끓여 대접하셨다.
엄마의 손으로 재배한 제일 먼저 나고 제일 좋은 것을 골라서
다라이에 담아 이고서는목사님께 항상 먼저 드렸다.
기도도 못한다. 찬양도 못한다. 하시는 엄마는 엄마가 제일 잘하는 음식으로 성탄 예물을 드렸고, 살을 에는 듯한 겨울 따뜻한 호박죽으로 교회식구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다.
엄마가 주를 위한 삶 자체가 기도요, 찬양이었다.
엄마는 쭉 오랫동안 그렇게 주의 종과 교회를 위해서 섬겼다.
모든 것이 풍부하고 전화 한통이며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것 다 가질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주를 위하여는 우리들의 처음 사랑을 다 버린 것 같다.
예수님을 탄생을 알리며 새벽 집집마다 다니며 불렀던 캐롤송도 없어졌다.
나 자신을 희생해서 어떻게 하며 주님을 기쁘시게 할까?
주님을 위해서 무슨 예물을 드릴까?
우리 교회는 어떻게 해야 예수님께서 찾아 오실까?
목사님의 가정은 불편한 것이 없으신가?
지체들의 가정은 힘든 것이 없는가?
그렇듯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지워가 버렸다.
2022년 예수님의 성탄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가?
우리가 준비한 만큼
우리가 예수님을 생각한 만큼
예수님은 나와 가정과 교회에 찾아 오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것 같다.
마라나타!
첫댓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집사님의 마음이 성탄의 날에 더 간절하네요
그리움의 깊이가 주님의 나라를 위해 수고한 조집사님처럼 또한 교회를 위해 자식들을 위해 열매로 본을 보이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