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 먼 곳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을 정취와 먹을거리, 가족여행의 기본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고 서울에서 차로 1시간이 안 걸리는 접근성. 바로 경기도 안성이다. "여행은 무조건 먼 곳, 산ㆍ바다가 최고"라는 편견을 버린다면 초가을 안성은 가족여행에 단연 '안성맞춤'이다.
◆ 점심ㆍ저녁메뉴 '정해놓고' 출발
= 안성에 당일이나 1박2일 여행을 결정했다면 점심과 저녁메뉴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점심은 서일농원에서 된장ㆍ청국장정식을 맛보고, 저녁은 안성 한우를 즐기면 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오전 10~11시쯤 넉넉히 출발한다고 가정하면 중부고속도로 죽암IC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서일농원은 안성여행의 시작이자 점심식사 장소가 된다. 된장ㆍ고추장ㆍ간장ㆍ청국장 등 전통 장류를 계승해 연구ㆍ개발 및 생산ㆍ판매하는 서일농원은 2000여 개의 장단지가 장관이다. 농원 내 식당 솔리에서 나오는 된장과 청국장정식은 정갈한 나물무침과 장아찌 반찬으로 8000원 가격이 아깝지 않다.
안성 일대 관광지를 들르면서 오후 시간을 보낸 뒤 저녁으로는 안성 한우고기가 제격이다. 진입로가 복잡하고, 가격(등심 1인분 3만2000원)이 비싼 게 부담이지만 안성맞춤 한우촌의 고기는 일품이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안성 환경대학교 후문 쪽엔 손님이 직접 쇠고기를 사서 채소와 자리값만 추가로 내는 식당가가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 허브농원, 남사당 공연 놓치지 말아야
= 안성 일대 관광명소는 일반적으로 안성유기공방, 안성향교, 죽주산성, 칠장사, 고삼호수 등이 꼽힌다.
모두 고즈넉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굳이 낚시에 취미가 없더라도 맑은 가을햇살을 받으며 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을 바라보는 고삼호수의 가을은 꽤 운치가 있다.
호수 초입에 위치한 대한민국 술박물관은 박영국 관장이 개인 소장품을 모아놓은 아늑한 공간이다. 개인박물관이기 때문에 박물관에 미리 전화(031-671-3903)로 개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직 일반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작년 5월 개장한 3만㎡ 규모의 안성 허브랜드와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 저녁 '안성 남사당 전수관'에서 열리는 남사당패 공연은 안성의 새 명물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안성 허브랜드는 낮은 산자락에 각종 허브를 재배ㆍ전시하는 데다 허브농원으로는 상당히 규모가 큰 자체매장도 함께 운영 중이다. 또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개인 기호에 맞는 화장품을 골라주는 코너도 구비돼 있다.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남사당패 공연은 영화 '왕의 남자'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서커스를 넘어서는 토종 볼거리를 선사한다. 매년 5만명이 다녀가는 인기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특히 영화에 대역 출연했던 권원태 씨가 지상 2m 줄 위에서 펼치는 묘기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 운치 있는 잠자리도 많아
= 배꽃향기펜션, 너리굴 문화마을, 안성 허브랜드 부속 펜션 등은 모두 숙박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조성상태가 훌륭하다.
배꽃향기펜션은 너른 잔디밭(정비상태가 훌륭하다)과 수영장을 갖춘 데다 새벽이면 계곡 밑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사장님이 직접 마련해주는 아침 백반도 수준급. 직접 재배하는 배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다.
너리굴 문화마을은 사슴목장과 각종 체험시설, 산책로와 전시공간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숙소로 꼽힌다. 허브랜드 부속 펜션은 숙박료가 다소 비싸지만 허브랜드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안성 찾아가는 길
▷서울(강남권에서 약 1시간 10분): 경부고속도로(하행)~신갈IC~영동고속도로~호법JC~중부고속도로~일죽IC(일죽IC로 나와 좌회전, 일죽휴게소 맞은편 음성 가는 도로로 가면 왼쪽에 서일농원)
▷대전: 중부고속도로~일죽IC
▷광주: 서해안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서안성IC
▷부산: 중부고속도로~일죽IC
[안성 = 김태근 기자 / 사진제공=안성시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