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퇴근길에 회사 팀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더군요.
"신당동에 맛있는 떡볶이 집이 어디야?"
"음..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요?"
늘 근처를 가면 황학동에서 막창을 먹는지라 기억이 가물가물 ;;
그래서 오랜만에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가보기로 했답니다. 고고!
신당역에서 떡볶이 골목으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가게가 바로 마복림 떡볶이 집이랍니다.
오랜만에 왔지만 가게는 여전히 원조 떡볶이 맛에 심취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낮에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찾는 저녁에는 늘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마복림 떡볶이 가게의 주문은 제법 간단한 편이예요.
5인분 까지는 공식대로 주문하시면 되구요. 그 이상은 추가 사리로 조절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억하시면 도움이 되는건 선불이라는 사실 뿐이죠.
길거리에서 먹는건 이제 나름대로 익숙한데, 가게에 들어가서 혼자 뭘 먹는건 아직 어색해요.
그래서 지난번 창신아파트 포스트에 출연하신 그 분을 다시 모셨답니다. 최다 출연인가? ㅋㅋ
지금은 떡볶이에 춘장이 들어가지만 마복림 할머니가 떡볶이를 팔기 시작한 1950년엔 그렇지 않았답니다.
빨간 고추장과 굵은 떡을 야채도 없이 버무려 연탄불에 만든 심심한 떡볶이를 10원에 2개로 파셨다는군요.
당시엔 개천이었던 이 곳에 길이 생겼고, 1970년대에 떡볶이 집이 7개로 늘어나면서 골목이 특화 됐답니다.
춘장이 들어가서 그런지 살짝 검은 빛깔이 돌죠? 맛은 맵지는 않은데 좀 짜다는 ;;
내용물은 한 가지에 치중되지 않은 골고루 적당하게 들어 있으니 싸우지 마시구요.
신당동 떡볶이 골목의 가게들은 모두 황학동 중앙시장의 대화방앗간에서 주문한다고 해요.
방앗간을 직접 운영할 수도 없고, 다른 동네와 차이점을 주려고 가래떡을 통일했다는군요.
떡볶이 떡은 100% 쌀이 아닌, 쌀과 밀가루를 7:3 내지는 6:4 비율로 배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는데, 이 부분은 떡 좀 드셔본 분이라면 아시는 내용이죠.
팩에 포장된 단무지를 주는게 나름 신기한 부분이 될 것 같네요.
접시와 포크가 추억의 맛을 한껏 살려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떡볶이 축제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군요.
꽤 많은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요.
어머니의 손맛을 앞세워 마복림 할머니의 아들들이 분점을 운영하고 계시죠.
그 중 막내아들네는 이색적인 인테리어로 젊은 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랍니다.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 가 아니라
며느리는 몰라! 아들은 알아! 로 바꿔야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서 마복림 떡볶이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아이러브신당동 떡볶이 집.
"그녀는 좋아하는 떡볶이는 제쳐두고 쳐다본 것은 뮤직박스 안에 디제이라네~"
DJ D.O.C의 노래 '허리케인 박'에 나오듯이 DJ와 뮤직박스로 붐을 일으킨 또 다른 원조랍니다.
당시엔 미팅 장소 1순위 일 정도로 진짜 인기 최고였다고 해요.
지금도 DJ와 뮤직박스를 운영하고 있어서 여전히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당동에서 떡볶이를 드셨다면 후식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빼놓을 수 없죠.
입안에 남은 떡볶이 맛을 없애는 데는 달콤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단연 최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확~ 땡기지 않거나, 앉아서 편안하게 후식을 드시고 싶다면
베스킨라빈스 31의 아이스 크림이나 레드망고의 요거트 아이스크림도 고려해 보시구요.
그나저나 저거 신메뉴인가요?
요즘 레드망고 매장도 많이 없어졌던데 ;;
현재 신당동 떡볶이 골목엔 10여개의 떡볶이 가게가 각각의 특색을 앞세워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제가 어렸을 때, 동네 시장에서 먹었던 그 떡볶이 맛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엄마 지갑에 손을 댈 정도로 훌륭했던 그 맛은 기억하는데 도통 만들거나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학창시절에 먹었던 동인천의 냉면사발 떡볶이도 잊을 수 없구요. 싸고 좋았었는데.. ㅠㅠ
아무나 만들 수 있지만, 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게 바로 떡볶이의 맛이고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최근엔 동대입구역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먹은 떡볶이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네요.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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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림 떡볶이를 평가하자면
좋다!
대리 주차, 포장 가능, 팩 단무지가 주는 청결함, 원조에서 나오는 기대감
(거의 서비스 위주군요.)
아쉽다!
원조라는 기대감에 못미치는 아쉬운 맛
(제 입맛엔 조금 짜고 뭔가 2% 부족하더군요. 특별한 맛을 원하신다면 모험이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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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마복림 떡볶이 냉동 식품도 있더군요!
첫댓글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 집은 떡이 가늘어요.. 쫀뜩하고.. 마주보고 있는 두 집다 맛있어요..(61)
212. 전 솔직히.. 그냥.. ㅡㅡ; , 동네 포장마차가 더 푸짐하고 맛있더라구요..
234좋은 정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