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와 말복(末伏) ◈
오늘이 말복(末伏)이지요
말복(末伏)은 1년 중 여름의 무더위가 끝나갈 무렵에 오는 속절로
입추로부터 첫 번째 오는 경일(庚日)이지요
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드는데,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이 있어요
즉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넷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였지요
초복과 중복의 사이는 10일 간격이며,
중복과 말복은 10일에서 20일 간격으로
이 사이가 10일이면 평복(平伏)이라 하고
20일이면 월복(越伏)이라 하지요
올해가 바로 월복한 해이지요
월복은 ‘복날이 건너뛰었다’는 말인데
경일이 세 번 들었다 하여 삼경일(三庚日)이라고도 하지요
이 삼복을 경일로 정한 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첫째는 천간(天干: 십간) 중 일곱 번째인 경일(庚日)을 복날로 삼은 것은
경(庚)은 오행으로 볼 때 금(金)이며,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이지요
사계절 중 가을의 금 기운이 내장된 경일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극복하라는 뜻이있어요
둘째는 새로운 시기를 여는 금화교역(金火交易)의 이치 때문이지요
자연이 변해가는 이치는 화(火)와 수(水)가 순환하는 원리인데
오행 중 겨울[冬]에 해당하는 수(水)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에 따라 뜨거운 화(火)의 기운으로 성장하며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으로 저장되지요
이것이 바로 『주역』에 나오는 금화교역인데
화(火)의 에너지를 금(金)에 저장하는 이치에서
삼복을 금 기운인 경일로 정한 것이지요
복날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지요
복(伏)이라는 글자를 본다면
‘사람 인(人)’과 ‘개 견(犬)’을 합쳐 만든 글자로
사람 옆에 개가 엎드려 굴복하는 모습을 형상한 글자이지요
이것은 오행의 상생, 상극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하는데, 가을의 금(金)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 화(火)의 기운이 강렬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굴복(屈伏)한다는 화극금(火克金)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즉,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뜻이있어요
후한(後漢) 말 유희(劉熙)가 지은 『석명(釋名)』에
그것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으며,
조선 광해군 때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이 지은
『지봉유설(芝峰類說)』에도 “복(伏)이라고 한 것은 음기가
장차 일어나고자 하나, 남은 양기에 눌려 상승하지 못하고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으로 복일(伏日)이라고
이름한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지요
옛날에는 복날 풍속으로 먹는 음식은 개장국과 삼계탕이었어요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복달임, 복 놀이라 했지요
화기가 극성을 부리는 복날은 더위에 허한 기를 보충하고
금 기운이 왕성한 개장국을 먹어 부족해진 체력을 보충했어요
또 삼계탕은 왕성한 금(金) 기운이 내장되어 있지요
닭[酉]은 십이 지지에서 10번째,
방향으로는 정서(正西) 쪽에 위치하는 금 기운이지요
우리 조상들은 더운 복날에 열기가 많은 삼계탕을 먹어
영양을 보충하고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방법으로
더위를 물리쳐 몸을 보허(補虛)했어요
또한,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수박, 참외 등의 과일을 먹었지요
복날은 더위를 이겨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한여름의 세시이며,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결실에 앞서 힘을 재구축하는 날이지요
이제 입추(立秋)는 지났고 말복(末伏)은 왔으니
그 살인적인 더위도 서서히 물러 가겠지요
모쪼록 말복을 맞아 영양가 있는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마지막 더위 이겨 내시기 바래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